9호선 종점 개화역에 왔습니다.
서울 외곽에 위치한데다 바로 옆이 차량기지라
주변에 갈만한 곳은 개화산 말고는 딱히 안보이네요.
그래서 버스를 타고 김포로 이동합니다.
원래는 1002번을 타려고 했는데 69번이 먼저 오길래 이 버스를 탔습니다.
그 결과 의도치 않게
아라뱃길 구경을 하게 됐네요.
어쨌든 장릉입구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장릉'입구'라는 명칭에 걸맞게 골목길을 따라 쭉 걸어
장릉(章陵)에 도착했습니다.
장릉은 인조의 아버지인 정원군(원종)과 인헌왕후의 무덤인데,
정원군은 생전에 왕위에 오르지 못했지만
인조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가 아버지를 왕으로 추존해 무덤이 왕릉으로 격상됐습니다.
그래서 조선왕릉의 일부로서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됐죠.
파주에 있는 인조 무덤도 장릉(長陵)이라 구분을 위해 김포 장릉이라 부릅니다.
입장료를 낸 뒤 장릉을 둘러봅니다.
장릉은 여느 왕릉과 마찬가지로 무덤과 무덤 주변 건물, 재례를 준비하는 재실로 구성되는데
특이하게 다른 무덤에서는 못보던 저수지가 있습니다.
왕족 무덤 주변에서 농사를 짓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갈래길에서 어디로 가볼까 잠시 고민하다
일단 재실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재실 내부가 궁금하긴 한데
내부를 공개한 곳은 못 본 것 같네요.
여기도 재실 건물은 닫혀 있고 재실을 둘러싼 방만 열려 있습니다.
재실을 나와 왕릉으로 걸어갑니다.
가다보니 연못이 나오는데, 여기를 방문한 때가 3월이라 날이 풀리고는 있지만 연못에는 아직 살얼음이 녹지 않았네요.
연못을 지나 무덤에 도착했습니다.
특이하게 무덤으로 향하는 참도가 경사져 있고 끝에는 계단도 있네요.
우선 비각을 보러 왔는데,
비각 옆에 비석 받침돌이 놓여 있습니다.
무덤이 원에서 릉으로 격상되는 과정에서 쓸모없어져 땅에 파묻어진 돌이
세월이 지나면서 지상에 드러나 여기에 전시하게 됐다고 합니다.
비각 안에는 왕으로 추존되면서 새로 새겨진 비석을 받치는 돌이 따로 있습니다.
무덤을 바라보니 봉분 두 기가 나란히 놓여 있네요.
무덤 관람을 마치고 장릉 매표소 옆 역사문화관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동안 방문했던 왕릉마다 전시관이 있길래 모든 왕릉에 전시관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전국에 9곳밖에 없었네요.
전시관에는 정원군과 연주부부인의 생애와
부인의 무덤 육경원이 정원군의 무덤 흥경원과 합쳐진 뒤 장릉으로 바뀌는 과정,
이곳에서 열리는 제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조는 생물학적으로는 선조의 손자이지만 왕위에 오를 때에는 선조의 양자로 입적해 왕이 됐는데
왕위의 정통성을 보다 확고하게 하기 위해 대신들의 반대를 꺾고 아버지를 왕으로 추존했다고 하네요.
장릉 관람을 마치고 다시 장릉입구 정류장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1002번을 타고 서울로 돌아갑니다.
김포시와 서울특별시 경계를 지나
다시 개화역에 왔습니다.
개화역은 특이하게 선로 끝이 둘 다 막혀 있는데요.
찾아보니 대놓고 노선 연장은 없다는 의지를 드러낸다는 시각도 있네요.
일반열차를 타고 개화역을 출발한 뒤
바로 다음 역인 김포공항역에서 급행열차로 갈아타 사당역을 향해 갑니다.
사당역에서 집으로 가는 7780번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요.
3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2층버스를 타게 됐습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왔는데
천장이 낮지만 좌석이 크게 기울어져서 생각보다 편합니다.
맞은 편에 2층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니 7780번에 2층버스가 두 대 들어갔나 봅니다.
버스가 저상버스라서 1층에는 좌석이 별로 없네요.
(종착역) |
901. 개화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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