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대에서 JR 전철을 타고 돌아다니다 보면
위 사진처럼 보통열차 중간에 2층열차가 연결돼 운행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칸과는 달리 좌석이 특급열차에 있는 그런 좌석이고
등받이가 기울여지는데다 앞뒤로 돌릴 수도 있죠.
특급열차나 신칸센 특실을 JR에서는 그린샤(グリーン車)라고 부르는데
JR 동일본에서는 보통열차에 연결된 2층열차 역시 다른 칸보다 좋은 특실이라 해서 그린샤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린샤에 붙는 네잎클로버 마크도 똑같이 붙어있습니다.
JR 동일본에서 운행하는 모든 보통열차에 그린샤가 붙은 것은 아닌데요.
아무래도 그린샤에 앉아가려는 수요는 장거리를 운행하는 열차 이용객이 많으니
야마노테선과 같은 단거리 노선이나 수요가 적은 지방 재래선에는 그린샤가 없습니다.
장거리를 운행하면서 급행운전을 하는 노선에 그린샤를 운행하고 있는데
토카이도선, 우츠노미야선, 타카사키선, 쇼난신주쿠라인, 소부쾌속-요코스카선, 조반선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노선도에 그려진 역은 해당 노선 역 중 일부만 표시한 것이니
이케부쿠로역이나 시부야역, 요코하마역처럼 노선도에 없다고 해서 그린샤를 못 타는 것은 아닙니다.
특실인만큼 요금이 만만치 않은데,
열차 이동에 대한 대가인 승차권 운임과는 별개로
특실 이용에 대한 대가인 그린권(グリーン券)이라고 부르는 표 요금을 따로 냅니다.
예전에는 주중, 주말에 따라서도 그린권 요금이 달랐는데
2024년에 그린샤 제도를 개편하면서 주중 주말 구분을 없앤 대신 거리를 세분화해
실질적으로는 그린샤 요금이 인상되는 효과가 생겨 아쉽네요.
열차를 타기 전에 그린권을 살 때와 차내에서 승무원에게 요금을 낼 때 요금이 다르니
그린샤를 이용하려면 미리 그린권을 사는게 좋을텐데,
금전 부담이 만만치 않으니 일본 여행할 때 그린샤를 타는 것을 권하지는 않지만
장거리 여행을 하느라 지쳤을 때,
게다가 하필이면 지금 있는 역이 특급열차나 신칸센이 서지 않거나 거의 오지 않는 역이라면 선택지로 고려해볼 만합니다.
JR패스 그린샤판을 구매한 여행객이라면 그린권을 살 필요 없이 바로 그린샤에 탄 뒤
승무원이 검표할 때 JR패스를 보여주면 되니 그린샤를 이용하는게 좋습니다.
그린샤를 타는 방법 중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법이 있습니다.
그린샤가 달린 보통열차가 서는 역 승강장에는 요렇게 생긴 스이카 그린권 발매기가 있는데요.
여기에 스이카와 같은 교통카드를 넣고 위의 과정을 거쳐 그린권을 사면
종이로 된 티켓이 나오지 않고 그린권 정보가 스이카에 담깁니다.
그린권 요금은 교통카드 잔액에서 빠져나갑니다.
그린권을 구매한 뒤 그린샤에 타면
천장에 불빛이 나는 스이카 단말기가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빨간불이 들어온 자리는 빈 자리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빨간불이 들어온 아무 자리나 앉은 뒤
교통카드를 찍으면 불이 파란불로 바뀝니다.
자리를 바꾸고 싶을 때에는 다른 자리에 앉아 다시 카드를 찍으면
이전 자리는 알아서 빨간불로 바뀌고 새로 앉은 자리에 파란불이 뜹니다.
중간에 환승이 필요할 때도 자리를 옮길 때와 비슷하게 카드를 찍으면 되지만
환승 전 열차에서 내릴 때 카드를 꼭 찍고 다음 열차에 카드를 찍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치바역에서 소부쾌속선 열차를 탄 뒤 오후나역에서 토카이도선 열차로 갈아타 오다와라역까지 간다면
치바역에서 그린샤에 카드를 찍고 환승역인 오후나역에 내리기 전 카드를 찍고
오후나역에서 토카이도선 보통열차로 환승해 다시 카드를 찍으면 됩니다.
아무 교통카드나 이 기능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닌데요.
JR 동일본에서 발행하는 스이카(Suica)와 도쿄 일대 사철에서 발행하는 파스모(PASMO),
JR 토카이에서 발행하는 토이카(TOICA), JR 홋카이도에서 발행하는 키타카(Kitaca)
이렇게 4개 교통카드와 스이카와 제휴를 맺은 지역 협력 교통카드만 쓸 수 있습니다.
이코카나 니모카 등 일본 전국 상호 호환 교통카드라도
위의 4개 카드가 아니면 그린권 기능은 쓰지 못합니다.
스이카 등 카드가 아닌 다른 카드를 가진 승객이나 교통카드가 없는 승객은
개찰구를 통과하기 전 미리 승차권 발매기나 매표소에서 그린권을 사면 됩니다.
승차권 발매기에서는 현금 외에 이코카 등 전국 호환 교통카드로도 그린권을 살 수 있고
매표소에서는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그린권을 살 수 있습니다.
대신 이 방법을 쓸 경우 Suica 그린 요금이 아닌 통상 요금을 받으니
더 비싸다는 것은 감안하고 구입하세요.
그린권을 산 뒤 그린샤에 타서 빨간불이 들어온 자리에 앉으면 승무원이 검표를 하는데요.
미리 사둔 그린권을 보여주면 검표를 한 뒤 PDA를 조작해 불을 파란불로 바꿔줍니다.
열차에서 내린 뒤에는 개찰구에 승차권을 집어넣거나 교통카드를 찍은 뒤 빠져나오면 됩니다.
그린권을 개찰구에 집어넣지 않아도 되니 여행 기념으로 챙기면 됩니다.
특급열차나 신칸센 그린샤는 좌석 지정을 해주지만
보통열차 그린샤는 위의 종이 그린권에서 볼 수 있듯이 좌석 지정을 해주지 않습니다.
선착순 착석으로 운영하고 있죠.
그러니 그린권을 샀는데 그린샤가 만석이라면
승무원이 검표할 때 그린권을 담은 교통카드나 종이 그린권을 보여준 뒤
자리가 날 때까지 그린샤에서 입석으로 가거나
그린권을 환불하고 보통칸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습니다.
출퇴근시간에는 그린샤가 다른 칸보다 여유로워서 입석으로 가는 승객이 제법 있다고 하네요.
다른 구간은 위의 설명대로만 하면 되는데
토카이도선을 이용할 때에 주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토카이도선을 운행하는 일부 열차는 JR 동일본 관할 범위인 아타미역을 넘어
JR 토카이에서 관할하는 누마즈역까지 운행하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스이카 등 교통카드로 그린권을 구매할 때에는 저 역까지 가는 그린권을 못 사서
예전에는 아타미역까지 가는 그린권을 산 뒤
차내에서 승무원에게 칸나미/미시마/누마즈역까지 간다고 말하면 해당 구간까지 가는 그린권으로 바꿔줬는데
2024년에 그린샤 요금을 개정하면서
스이카 그린권 발매기에 칸나미역, 미시마역, 누마즈역 그린권 발매 메뉴가 생겼네요.
반대로 누마즈/미시마/칸나미에서 JR 동일본 관할 역으로 이동할 때에는
스이카 그린권 발매기가 없는데
JR 동일본에서는 모바일 스이카 앱이 있는 스마트폰을 지참하고 차내에서 따로 검표받으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주의사항이 있다면 칸나미역에서 아타미역 사이는 교통카드 사용 구간이 달라져서
교통카드를 찍고 한 번에 이동을 못하니 되도록이면 교통카드 대신 승차권을 사세요.
모바일 스이카로도 그린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때는 그린권을 스이카 앱에서 직접 구매해야 합니다.
스이카 카드로 그린권을 살 때와는 달리
모바일 스이카로 그린권을 살 때에는 스이카 잔액이 아니라
스이카에 연동된 신용카드에서 요금이 결제되니 주의하세요.
또 JR 토카이 역까지 가는 그린권은 모바일 스이카로 살 수 없어서
JR 동일본과 JR 토카이의 경계역인 아타미역까지 가는 그린권을 산 뒤
차내 검표 시 어느 역까지 간다고 말하고 따로 안내를 받아야 합니다.
구체적인 사용 방법은 일본어 안내 페이지가 있으니 번역기를 돌려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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