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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인천 1~2호선

I219. 시민공원역 - 시민공원 뒤 국제성서박물관

 

 

인천 2호선 시민공원역 근처에는

 

 

 

 

역명대로 시민공원이라는 공원이 있습니다.

 

 

 

 

원래는 시민회관이라는 문화시설이 있던 곳인데

 

 

 

 

건물이 지어진 지 오래된 데다 1994년 관교동에 인천문화예술회관이 지어져 대체 시설이 있기에

 

2000년 시민회관을 철거하고 공원을 마련했습니다.

 

 

 

 

시민회관이 있던 시절에도 광장이 있었는지

 

이곳에서 민주항쟁이 일어났다고 하네요.

 

 

 

 

시민공원 옆에 '틈 문화창작지대'라는 시설이 있긴 한데

 

여기는 전시를 하기보다는 실습이나 교육 등을 여는 곳 같아서

 

 

 

 

그 뒤 주안감리교회에서 지은 국제성서박물관에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교육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가

 

국제성서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원이고 카드 결제도 됩니다.

 

 

 

 

이곳은 이름대로 각종 성서를 모아 전시 중인 박물관인데

 

 

 

 

박물관 소개에 적힌 안내문에 의하면 보유 중인 성경만 5천여 점에 이른다고 합니다.

 

 

 

 

성경과 관련된 주요 사건을 정리한 연대표를 읽어보고 전시를 둘러봅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건 1947년 이스라엘 사해 근처 동굴에서 발굴된 사해문서(사해사본)입니다.

 

 

사해에서 발굴된 이사야서 두루마리 사본

 

 

기원전 408년부터 기원후 318년까지 제작됐다는 사해문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경인데,

 

성경이 제작된 당시의 시대상과 유대인들의 신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다만 제작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데다 워낙 만들어진 지 오래됐고,

 

발굴 과정 도중에도 도굴꾼이나 수집가 등이 끼어들어 모든 문서를 모으는데 어려움이 많았기에

 

온전하게 보존되지 못한 문서도 있습니다.

 

 

 

 

구약성경은 히브리어, 신약성경은 헬라어라고도 부르는 코이네 그리스어로 쓰였는데

 

로마 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정한 뒤 라틴어 성경이 퍼졌습니다.

 

특히 성 예로니모가 번역한 이른바 불가타 성경은 천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표준 성경으로서의 지위를 누렸고

 

지금도 천주교에서는 불가타 성경을 수정한 노바 불가타를 표준 성경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는 일일이 필사를 해서 성경을 만들었기에 성경을 제작하는 것 자체가 까다로워 비쌌고,

 

라틴어를 이해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기에

 

최고위층을 제외하면 성경 보급이 널리 된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하면서 성경 보급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비록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로는 돈을 벌지 못하고 오히려 빚만 얻어 불우한 인생을 살았다지만

 

그가 만든 인쇄기 덕분에 대량 인쇄가 가능해졌고

 

성경 역시 많은 부수를 찍어낼 수 있게 됐습니다.

 

 

구텐베르크 성경과 겉표지. 겉표지는 원본이라고 합니다.

 

 

인쇄술 덕에 지식이 대중에게 널리 퍼지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마르틴 루터가 교황청에 반발해 쓴 95개조 반박문과

 

그가 번역한 독일어 성경이 널리 퍼져 종교개혁이 일어나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마르틴 루터가 번역한 독일어 성경 자체의 특징은

 

라틴어 성경을 중역하지 않고 원본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성경과 그리스어 성경을 기초로 번역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교황청의 교리에서 벗어나 성경 구절 그 자체를 중시하는 복음주의의 탄생에 기여했고,

 

민중이 이해하기 쉬운 독일어로 번역을 해 보다 쉽게 독일어권에 그의 성경이 퍼졌습니다.

 

물론 비판할 점도 있는데,

 

마르틴 루터 개인의 취향이나 믿음이 번역에 반영돼서 원문과 조금 달라진 구절이 있다고 하네요.

 

 

 

 

세계사 교과에서는 그다지 다뤄지지 않지만

 

성경 번역에 있어서 마르틴 루터 성경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성경이 킹 제임스 성경(KJV)입니다.

 

영국 왕 제임스 1세가 번역을 지시했다고 해서 한자로는 흠정역(欽定譯)이라고도 하는데

 

왕의 지원으로 성경을 제작했기에 보급이 쉬웠고

 

영국이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두면서 킹 제임스 성경도 널리 퍼져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인쇄술 덕에 성경 대량 인쇄가 가능하게 되고,

 

라틴어 성경 외에도 여러 언어로 번역된 성경이 등장하면서

 

성경을 읽는 방식이 과거와 달라지게 됩니다.

 

휴대하기 편하도록 크기가 작아진 성경이 등장하는가 하면

 

교회 예배와는 별도로 가정예배 때 쓸 용도로 커다란 가족 성경이 등장하기도 했고

 

이런 추세는 지금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한국에서 출간된 성경이 나옵니다.

 

병자호란 이후 조선에서 천주교가 자생하면서 성경도 등장했을 텐데

 

여기는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이니 개항 후 선교사들로부터 들어온 성경부터 소개하고 있네요.

 

 

 

 

1900년에 신약전서가, 1911년에 구약전서가 한국어로 완역된 이후로

 

여러 번의 개역판 성경이 나왔습니다.

 

천주교와 개신교가 교회 일치 운동의 일환으로 1977년에 공동번역 성서를 출간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개신교 교파가 이 성경을 외면하고 1961년 출간한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을 그대로 썼고,

 

천주교에서도 2005년에 새번역 성경을 채택해서

 

1977년판 성경은 성공회나 정교회가 아니면 보기 어렵습니다.

 

개신교는 오랫동안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을 사용하다 1998년에 출판한 개역개정판을 도입해 쓰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종교활동을 통제하고 있지만

 

일단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라는 개신교 단체가 있고 봉수교회나 칠골교회와 같은 예배당도 있기에

 

북한에서 자체적으로 출판한 성경도 있습니다.

 

찾아보니 1977년 한국에서 출판한 공동번역 성서를 북한 문화어에 맞게 교정해 출판했다고 하네요.

 

천주교의 경우 조선가톨릭교협회라는 단체가 있긴 한데

 

개신교에 비해 규모가 작고,

 

무엇보다 여기는 개신교 교회에서 세운 박물관이니

 

북한 천주교에서 쓰는 성경에 대해서는 소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넥크레이 리포크 성경

 

 

성경에 대한 역사를 알아보는 코너에 이어

 

다양한 판본으로 제작된 성경이 전시됩니다.

 

 

 

 

다양한 그림으로 꾸민 성경이 있는가 하면

 

 

 

 

성경 1,245 페이지 773,746 단어를 빽빽이 적은 초소형 성경도 있고,

 

 

 

 

성경을 번역할 때 쓴 원고가 있는가 하면,

 

 

 

 

여러 신도들이 필사해서 제본한 성경도 있습니다.

 

 

 

 

기독교 세가 약한 나라에서 선교 활동을 위해 출간한 성경도 여럿 보이는데

 

 

 

 

아랍어 성경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위험하지 않을지...

 

 

 

 

성경을 전시한 공간 이외의 다른 공간에는

 

 

 

 

고대 유대인들의 풍습을 알려주는 전시물이 놓여 있고,

 

 

 

 

마르틴 루터가 성경을 번역하던 방을 재현한 공간도 있습니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인 만큼 타 종교인이나 무신론자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 있겠지만

 

성경 내용보다는 성경 제작에 초점을 맞춰 전시를 하고 있고

 

성경 제작의 역사가 유럽 역사의 일부이기도 하니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가볍게 둘러볼만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관람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

 

 

 

 

1900년대 초 바티칸 도서관이 소장하던 책을 관리하기 위해 촬영한 필름 원본 일부를 관람하다

 

박물관을 나왔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I218. 주안역
분짜 대신 분넴
I219. 시민공원역 I220. 석바위시장역
시장 구경은 안 하고 바로 카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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