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14일부터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
수도권 전철 여행을 다니면서 쓸데없이 고민했던 것이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를 타는가 마는가입니다.
전동차 내에 있는 수도권 전철 노선도에는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노선이 빠져 있지만
지하철 역사 내에 있는 지도형 노선도에는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가 포함돼서 그려졌기에
이 노선을 수도권 전철로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쓸데없이 진지한 고민을 한 것이죠.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 지도에서도 노선도에 이 노선을 포함해서 보여주고 있으니
고민 끝에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를 타기로 하고
날을 잡아 영종도로 와서 자기부상철도 여행을 시작합니다.
종착역 용유역에 내린 뒤
길을 거너 버스정류장에서 무의도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4월 말에 무의대교가 개통하면서 무의도로 가는 교통편도 이것저것 바뀌었는데
인천공항에서 무의도로 가는 무난한 방법은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용유역에 내린 뒤 1번 마을버스나 중구6-1번 공영버스를 타는 것입니다.
중구6-1번은 하루에 5번만 운행해서 보통은 1번 마을버스를 타게 될 텐데
용유역 열차 시간표와 연계가 되는 시간대가 있고 되지 않는 시간대가 있네요.
버스가 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드디어 버스에 탔습니다.
무의대교를 건너 무의도에 도착했는데
무의도는 예전에 배가 다닐 때 한 번 와본 적이 있으니
바로 버스 종점 광명항으로 가서 소무의도로 갑니다.
다리를 건너 소무의도에 도착한 뒤
지난번에 돌지 않은 무의바다누리길을 따라 걸으며 섬을 한 바퀴 돌아보겠습니다.
안산 봉우리로 가는 계단을 올라
아까 건너온 다리를 찍어보기도 하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산책로 옆 나무를 찍어보기도 합니다.
소무의도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는 안산 정상에 놓인 하도정에 도착해
인천대교를 바라보기도 하고
인천공항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안산을 내려가는 길에는 푸른 침엽수가 가득해
푸른 바다와 대비를 이루고 있네요.
바다 구경 실컷 하며 아래로 내려와
명사의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사유지인데
소무의도가 외국 자본에 넘어가는 것을 염려해서 가족끼리 합심해서 돈을 모아 샀다고 합니다.
이런 사연과 함께 매점에 들러보라는 안내문이 바다 곳곳에 보이네요.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갑니다.
쌍여로 나가는 길목이라는 뜻의 목여가 발음이 변해 전해져 온다는 몽려를 지나
(쌍여는 물 밑에 있는 두 개의 바윗돌이라는 뜻이라네요.)
몽여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이런저런 카페 사이에 놓인 섬 이야기 박물관에 들어가
간단하게 전시물을 둘러본 뒤
이번에는 당산을 올라 전망대로 변한 부처깨미라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오래전에는 여기서 소무의도 사람들의 만선과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소를 제물로 잡아 풍어제를 지냈다고 합니다.
남은 산책로를 마저 걸어
서쪽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데에 대략 40분쯤 걸렸네요.
짧은 소무의도 나들이를 마치고 다시 다리를 건너
다시 1번 버스에 탑승,
다시 무의대교를 건넙니다.
배가 끊기고 낚시터로 변한 잠진도 선착장을 보며 다리를 건너
용유역에 도착.
이제 열차를 타고 다른 역으로 가봅니다.
용유역 다음 역인 워터파크역은 원래 워터파크가 있었지만 문을 닫았고
지금은 국민체육공단 산하 경정훈련원이 있습니다.
경정 선수후보생을 선발해 교육시키는 곳이니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아
멀리서 경정 훈련을 받는 모습만 바라보다
파라다이스시티가 있는 다음 역으로 넘어갑니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가 개통하던 당시에는 국제업무단지역이라는 역명을 썼는데
2017년에 바로 옆에 있는 파라다이스시티 이름을 따서 파라다이스시티역으로 역명을 바꿔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호텔에 볼일은 없지만 일단은 복합 리조트로 건설된 곳이니 구경할 거리가 있긴 있는데요.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라는 전시 공간에 도착했습니다.
호텔 투숙객이나 파라다이스시티 멤버십 회원이라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여기로 오기 전에 미리 가입을 했습니다.
이날 본 전시는 랜덤 인터내셔널 : 피지컬 알고리즘.
한네스 코흐와 플로리안 오트크라스라는 작가가 결성한
랜덤 인터내셔널이라는 그룹이 만든 상당히 실험적인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인간의 대화를 다룬다고 해서 관람객의 행동에 반응하는 작품이 여럿 있는데,
의미를 모른 채 축 늘어져 있는 선 다발 앞을 걸으면
반대편에서 조명으로 빛나는 내 모습이 나타납니다.
명확한 형태는 아니지만 작품이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해서 형태를 보여주기에
관람객은 본능적으로 눈 앞의 이미지를 친근한 자신의 모습으로 인식하게 된다며
작품과 관람객 사이에 독특한 관계를 맺게 된다고 작품 의도를 설명하고 있네요.
얼핏 보면 텅 빈 벽에 불과한 이 작품은
관람객이 작품 앞을 지나가면 위에 달린 카메라가 관람객을 인식해
관람객 얼굴 사진을 특수 잉크로 바로 인쇄합니다.
거대한 캔버스 위에 현상된 사진은 1분 간 남아있다 자연스레 사라지네요.
작품이 관람객에 반응하는 모습이 신기한데
감시카메라 영상의 낮은 해상도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니 괜히 무서워지기도 합니다.
안내문을 인용하자면
고해상도 초상사진의 미학과 대조되는 저해상도의 인화과정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자동 얼굴인식과 기계적 화면의 물리적인 영향을 강조하고 있고,
오늘날 확산되고 있는 인지적, 정서적 불협화음뿐만 아니라
감시의 본질에 대한 보다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제법 재미있던 현대미술 전시를 관람하고 나서
호텔 안으로 들어와
호텔 곳곳에 설치된
설치미술을 둘러보고
파라다이스시티를 떠났습니다.
다음 역인 합동청사역 근처에는
출입국 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부와 관세를 담당하는 관세청 등의 정부 기관이 모인 합동청사가 있는데요.
저기에 볼일은 없으니 합동청사를 비롯해 인근에 있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 식당으로 들어가
늦은 점심이나 먹기로 했습니다.
뷔페식당이라 해서 들어왔는데 어째 배식대에는 풀만 가득하네요.
그나마 국이 감자탕이라서 밥 먹을 맛이 납니다.
식후 커피는 간단하게 자판기 커피로 해결하고
여기를 봐도 주차장,
저기를 봐도 주차장,
역 주변에 있는 거라곤 주차장뿐인 장기주차장역을 거쳐
인천공항1터미널역에 도착,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여행을 마쳤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 ||
M01. 인천공항1터미널역 | M02. 장기주차장역 | M03. 합동청사역 |
M04. 파라다이스시티역 | M05. 워터파크역 | M06. 용유역 |
ps. 다른 노선은 개별 역 방문기와 여행 지도를 나눠서 썼는데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는 역 개수가 적기도 하고, 얘기할 거리가 정말 없는 역도 있으니
한 글에 모든 역 방문기를 몰아서 작성했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 경전철' 카테고리의 다른 글
S407. 당곡역 - 떡볶이가 더 유명한 햄버거집 (0) | 2022.05.29 |
---|---|
차량기지임시승강장 - 개발 중인 동네를 지나 도착한 신숙주선생묘 (2) | 2021.11.07 |
U119. 새말역 - 카페, 새말 (0) | 2019.11.26 |
U113. 경전철의정부역 - 국밥 먹고 성당 구경 (0) | 2019.11.26 |
S118. 북한산보국문역 - 북한산 입구만 찍고 유턴 (2) | 2019.11.16 |
S117. 솔샘역 - 동산에 물레방아 (0) | 2019.11.15 |
S116. 삼양사거리역 - 곰탕도 팔고 설렁탕도 파는 국밥집 (0) | 2019.11.14 |
S115. 삼양역 - 콜드 브루 카페 느림의 미학 (0) | 2019.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