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2일 안산에서 화성을 거쳐 수원으로 가는 수인선 3단계 구간이 개통하고
이 구간이 분당선과 이어지면서 인천에서 경기도 곳곳을 돌아 서울로 가는 수인분당선이라는 노선이 되었습니다.
개통 첫날 수인선 3단계 개통 기념 교통카드를 판다는 소식을 듣고 새벽부터 집을 나서
버스 첫차를 타고 고색역에 도착한 뒤
고객지원실에 들러 교통카드를 사려고 했는데
고색역에는 2가지 카드 중 하나만 팔고 있네요.
어쨌거나 일단 교통카드를 샀으니 고객지원실에서 나와
사전에 공개된 시간표를 보고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직접 눈으로 보니 입이 떡 벌어지는 빌어먹을 열차 배차간격에 감탄하며 열차 타는 곳으로 내려간 뒤
6시 1분 고색역을 출발하는 인천행 열차를 타고 수인분당선 나들이를 시작합니다.
6시 1분에 고색역을 출발한 열차는
오목천역, 어천역, 야목역을 거쳐 6시 16분에 사리역에 도착했습니다.
수원역 기준으로는 안산까지 전철로 20분쯤 걸린다는 건데
그놈의 배차간격만 어떻게 해결한다면 참 좋겠네요.
사리역 고객지원실에서 아까 못 산 교통카드를 마저 사고
사리역을 나와 수도권 전철 여행을 다시 시작...했는데 이래저래 여행이 꼬였거든요.
꼬인 여행기는 아래에 접어뒀습니다.
사리역 주변은 사동과 본오동에 들어선 아파트로 가득합니다.
안 그래도 이른 아침인 데다 주변이 주거지구이고
아직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 중이기에 어디를 갈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사리역 길 건너 현대2차 버스 정류장에서 52번 버스를 타고
좁은 골목을 빙빙 돌다 사동정비단지 정류장에 내린 뒤
남쪽으로 쭉 내려가
장화체육관에 도착했습니다.
지도상에는 여기서 안산갈대습지 방향으로 쭉 뻗은 길이 있어
이 길을 따라 안산갈대습지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실제 길을 보니... 여기는 사람이 걸을만한 길은 아니네요.
아무래도 저 멀리 보이는 그랑시티자이로 이동해서 공원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날씨가 괜찮으면 저기까지 걸어갈 텐데
6시면 그친다던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서
해안로에 있는 정비단지사거리 정류장에서 88번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가뜩이나 안 오는 버스인데 주말이라 더 안 오는 버스를 기다리다
7시 12분에 88번 버스에 탑승.
이래저래 시작부터 여행이 꼬이고는 있지만 그래도 안산갈대습지라는 글자를 보니 마음이 조금은 풀어집니다.
그랑시티자이2차 정류장에 내려 길을 건너면
화성시 새솔동 송산그린시티와의 경계에 있던 시화호 일대에 만든 수변공원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왼쪽으로 걸어가면 안산갈대습지가 나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괜히 빨리 흐르는 것 같은 물을 거슬러 걸어
안산갈대습지로 가려는데...
도로를 차단봉으로 막고 있는 것이 불길합니다.
알고 보니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라며 갈대습지를 상시 개방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만 개장하고 있네요.
그래도 인도 쪽은 딱히 막지 않고 있고 드물긴 하지만 안에서 나오는 사람도 있어서
혹시나 하고 걸어가 봤지만
눈에 들어온 것은 굳게 닫힌 문뿐.
시작부터 여행이 꼬여도 좀 많이 꼬였습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사리역으로 돌아와 다음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날이 밝은 날 다시 사리역을 찾아 똑같은 일정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사리역 길 건너 현대2차 버스 정류장에서 52번 버스를 타고
사동주유소에서 내려
이번에는 날씨가 좋으니 해안로를 따라 갈대습지공원까지 걸어갑니다.
지난번에는 버스에서 바라본 표지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안산갈대습지 진입로에 도착했습니다.
사동주유소에서 여기까지 걸어서 20분쯤 걸리는데
88번 버스 배차간격이 평소에 이 정도 하니 걷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요?
개장시간에 맞게 와서 문이 열린 다리 옆
가을을 맞아 보랏빛으로 핀 꽃을 보고 나서
조그맣게 흐르는 개울을 건너
안산갈대습지공원에 들어왔습니다.
2002년에 시화호 수질개선을 위해 한국수자원공사가 이곳에 습지를 만들었고
10년 뒤인 2012년에 안산시가 공원을 인수해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죽음의 호수라고 불리던 시화호의 수질개선을 위해 습지를 만들었으니 규모 자체가 상당히 크네요.
코로나로 인해 굳게 닫힌 환경생태관을 뒤로하고
길을 따라 가볍게 산책을 시작합니다.
갈대습지공원이라는 이름답게
어딜 봐도 갈대가 보이네요.
중간중간 쉼터에 들러
눈에 띄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이곳에 산다는 동식물을 알아가기도 하고
태양광 패널이 달린 쉼터에 들러
안내문에 적힌 대로
발판을 밟아
분수대와
오줌싸개 동상이 작동하는 모습을 보고 가기도 합니다.
걷다 보니 구멍이 뚫린 문이 나오는데
문 건너편에 지어진 수중보에 물고기를 위한 어도가 있나 보네요.
그래서 구멍에 얼굴 대신 핸드폰을 들이밀어
대충 수중보 주변을 둘러봅니다.
아직 가볼 곳은 한참 남았지만
문 닫는 시간과 집으로 돌아갈 시간을 생각하면 여기까지 보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발걸음을 북쪽으로 돌려
출구 쪽으로 돌아가다 특이한 시설이 보이길래 잠시 들렀습니다.
동물구난시설이라고 해서
철새 같은 야생동물이 다치면 여기서 잠시 보호하나 봅니다.
특이하게 생긴 새들이 여럿 보이는데
대체 왜 야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닭과
염소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이런저런 구경을 마치고
다리를 건너
요즘 들어 많이 늘어난 전기버스를 보며 공원에서 나왔습니다.
공원에서 오래 걸으니 다리가 슬슬 아파오기 시작해서
그랑시티자이2차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88번을 타고
사동에서 52번으로 갈아타 전철역으로 돌아갔습니다.
K249. 야목역 차 없이 찾아간 고속도로 휴게소 |
K250. 사리역 | K251. 한대앞역 성호기념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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