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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전자기기

흐릿한 기억을 되살려보고자 구한 PDA폰 LG KC8000

 

 

거의 모두가 피처폰을 쓰던 시절

 

제 학교 친구는 일반적인 폰의 2배는 되는 커다란 PDA폰을 썼습니다.

 

윈도우 모바일이 탑재된 핸드폰에 영상도 넣고 소설도 넣어 보는 게 얼마나 부럽던지

 

맘 같아선 당장이라도 부모님을 모시고 통신사 대리점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체감상으로는 지금 쓰는 스마트폰보다도 더 비싼 가격을 자랑했기에

 

가끔 친구에게 부탁해 몇 번 만져보는 걸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

 

그렇게 귀하던 PDA폰이 이제는 스마트폰 시대가 되어 온 세상에 널렸네요.

 

 

 

 

학교 친구가 쓰던 PDA폰이 어느 제조사의 어떤 모델이었는지는 알 방법이 없지만

 

과거의 흐릿한 기억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자

 

구닥다리 PDA폰을 구해보려고 나름대로 발품을 팔아봤습니다.

 

 

 

 

출시 당시의 풀박스 구성품 그대로를, 그것도 당근에서 구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죠.

 

 

 

 

아무튼 이번에 구한 핸드폰은

 

LG전자에서 2004년 초에 출시한 윈도우 모바일 탑재 PDA폰입니다.

 

SKT 모델은 SC8000, KTF 모델은 KC8000, LGT 모델은 LC8000인데

 

이건 KTF를 통해 출시한 KC8000입니다.

 

HP한테 ODM 계약을 받아 RW6100라는 이름으로 출시하기도 했네요.

 

 

 

 

2006년 2월 제조됐다는 핸드폰 치고는 생각보다 흠집이 많지 않고

 

1,400mAh 배터리는 아직도 부풀지 않고 멀쩡합니다.

 

 

 

 

전원을 켜보니 초기 설정 화면이 나오는데

 

어째 이건 전원을 껐다 켤 때마다 나오네요.

 

나중에 찾아보니 이시절 윈도우 모바일(윈도우 CE)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로

 

각종 프로그램을 플래시 메모리가 아닌 램에 저장해서

 

전원을 껐다 켜면 모든 데이터가 날아가버리는

 

지금에 와서 보면 어이없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합니다.

 

 

 

 

감압식 터치스크린 특유의 스타일러스 펜 설정 화면을 거쳐 메인 화면으로 진입하니

 

PC용 윈도우와 닮은 듯하면서도 핸드폰에 맞게 달라진 화면이 익숙하면서도 낯섭니다.

 

 

 

 

시작 메뉴는 아래가 아닌 위에 달려 있고

 

 

 

 

화면 아래에 있는 것은 PDA에서 쓰는 주요 기능을 모아둔 '신규' 버튼인데

 

 

 

 

엑셀을 열어보니 PC에서 쓰는 엑셀과 비슷하면서도

 

실제로 쓰기엔 좀 많이 불편해 보입니다.

 

 

 

 

프로그램 메뉴로 들어가서 나오는 아이콘을 보면

 

윈도우 3.1 시절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PDA 모드에서 폰 모드로 전환하면 피처폰 시절 본 익숙한 UI가 나옵니다.

 

 

 

 

그 시절 악명 높던 매직엔 메뉴도 있네요.

 

 

 

 

또 다른 서비스인 fimm은 아예 물리 버튼이 따로 있고

 

 

 

 

fimm용 UI도 별도로 갖추고 있습니다.

 

 

 

 

무선 인터넷의 경우 KTF에서 나온 PDA폰은 넷스팟 지원을 위해 와이파이를 탑재한 경우가 있었지만

 

이 SC8000은 와이파이 기능이 제거된 것 같습니다.

 

 

 

 

와이파이 기능이 있더라도

 

PDA 전용으로 웹 페이지를 만들던 저 시절과 지금은 웹 환경이 많이 달라

 

이 PDA폰으로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겠지만 말이죠.

 

 

 

 

사용자가 직접 렌즈를 돌려 셀카를 찍을지 다른 걸 찍을지 고르는 카메라는

 

의외로 다양한 해상도를 지원합니다.

 

 

 

 

320*240, 640*480, 800*600, 1024*768, 1120*840,

 

여기에 주소록에 넣을 작은 사진 크기까지 지원하는데

 

 

 

 

화소가 1메가픽셀로 요즘 시대 기준으로는 작으니

 

2.8인치 작은 디스플레이로 보는 정도로만 만족해야겠죠.

 

 

 

 

기기 스펙을 보면 AP는 인텔의 X스케일 시리즈인 PXA260(400MHz)가 들어갔고

 

램은 64MB, 낸드플래시는 128MB가 탑재됐습니다.

 

 

 

 

다만 매직엔에서 다운로드하는 파일을 저장할 공간을 따로 마련해놔서

 

사용자가 128MB 저장공간을 온전히 활용하지는 못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PDA폰이 스마트폰으로 바뀌었는데

 

아쉽게도 이 PDA폰을 만든 LG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둘 다 모바일 시장에서 떠나버렸네요.

 

이것과 관련해서도 무언가 글을 쓸게 있겠지만

 

일단 오늘은 과거의 추억에 잠기면서 좀 더 PDA폰을 만져봐야겠습니다.

 

 

 

 

ps 1. SC8000 기본 구성품 중에는 KTF 프로그램 자동 설치를 위한 SD카드가 포함돼있었는데요.

 

이게 용량이 32MB입니다.

 

요즘 판매되는 마이크로 SD카드 용량을 생각해보면 참 격세지감입니다.

 

 

 

 

ps 2. 윈도우 모바일에서는 화면을 캡처하는 기능이 기본적으로 내장되지 않은 건지

 

화면 캡처를 하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구해서 설치해야 합니다.

 

타이머를 켜서 화면을 캡처하는데 상당히 불편하네요.

 

 

 

 

ps 3. KT가 2G 서비스를 종료한 지 오래라서 나밍을 못하니 전화 기능은 못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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