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랴쿠지를 비롯해서 히에이산 위에 있는 관광지를 보러 이동할 때에는
코자쿠교통(江若交通)이라는 회사에서 운행하는 노선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요.
이 회사 시내버스는 칸사이 쓰루 패스를 쓸 수 없어
히에이산으로 온 여행객을 당황하게 만들곤 합니다.
대신 스이카 등 교통카드를 쓸 수 있으니 이걸로 요금을 내면 됩니다.
엔랴쿠지버스센터에서 버스번호 없이 셔틀버스(比叡山内シャトルバス)라고 불리는 버스에 올라타
고저차는 물론 좌우로 굽이굽이 휜 도로를 달려
종점 히에이산쵸(比叡山頂)에 내립니다.
요금은 250엔.
버스에서 내리면 보이는 것은
가든 뮤지엄 히에이라는 정원인데
여긴 나중에 날씨 따뜻해지면 가보기로 하고
정원 옆으로 난 길을 걸어
교토로 내려가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러 갑니다.
길의 끝에 보이는 건물은 히에이산쵸역인데
여기서 에이잔 로프웨이를 타고 히에이역까지 내려간 다음
로프웨이 히에이역 옆에 있는 케이블 히에이역에서 케이블카로 갈아타
저 아래에 있는 야세역으로 가면 교토로 가는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편 시가현의 경우 사카모토 케이블을 타면 한 번에 이동하는데
이쪽이 좀 더 급경사라서 그런지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로프웨이 티켓뿐만 아니라 케이블카 티켓도 같이 살 수 있는데요.
같이 산다고 해서 할인을 해주지는 않습니다.
아까 탄 버스와 마찬가지로 에이잔 로프웨이와 에이잔 케이블 모두 칸사이 쓰루 패스를 쓸 수 없고
여기는 한 술 더 떠 교통카드 결제도 안돼 현금을 내고 타야 하니
미리 현금을 챙겨두세요.
일본이 예전보다는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하고는 있지만
한국과 비교해보면 아직 갈길이 멀었습니다.
10시 반에 출발하는 로프웨이에 몸을 싣고
저 멀리 보이는 교토를 바라보기도 하고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텅 빈 로프웨이를 보기도 하고
어째 아직도 푸른 잎이 많아 애매하게 단풍이 든 히에이산을 보다 보니
5분도 안돼 로프웨이 히에이역에 도착했습니다.
로프웨이에서 내려 표를 제출하고 역에서 나오면
바로 맞은편에 케이블 히에이역이 보이는데
표를 사려고 보니 매표소에 직원이 없고
케이블카에 탈 때 현금을 직접 직원에게 주는 식으로 표를 사네요.
아직 케이블카가 도착하지 않아 잠시 주변을 구경해보니
여기도 건물에서 오래된 세월이 느껴지는데
그 분위기를 단번에 깨버리는 게 있네요.
2019년에 데뷔한 야세 카에데(八瀬かえで)라는 회사 마스코트 캐릭터라고 하는데
어째 회사 홈페이지를 리뉴얼하면서 캐릭터 소개가 사라진 듯 하니 회사에서 취급이 좀 미묘한 게 아닌가...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사서 목을 축이고
간단하게 주변 구경을 마친 뒤
10시에 출발하는 케이블카를 타러 개찰구로 갑니다.
상당히 낡은 검표 가방에서 꺼낸 표를 받고
열차 도장 자체는 고급스럽지만
1987년에 만들었다 보니 낡았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는 케이블카에 타서 앞을 보니
내려가는 길이 상당히 아찔하네요.
찾아보니 일본에서 가장 고저차가 높아 가파른 케이블카라고 합니다.
특이하게도 놋치가 아닌 핸들이 달린 운전석 옆에 앉아
히에이산을 내려가면서
철길 주변으로 난 단풍을 열심히 찍어봅니다.
사카모토 케이블을 탔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케이블카를 교행한 뒤
마저 언덕길을 내려가
케이블 야세역에 도착.
사진 몇 장은 필터를 씌워 다시 보고
역에서 나와
역 주변에 멋지게 물든 단풍을 보고 다음 여행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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