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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2.11.24 칸사이

8. 자기 전에 영화 한 편(스즈메의 문단속)



나라에서 오사카 난바로 온 뒤 숙소로 걸어가려고 했는데

여행 첫날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닌 탓인지 발이 슬슬 아파오기 시작해

돈을 조금 더 써서 전철을 타고 이동합니다.

 



이번 여행 동안 묵을 숙소는 게스트하우스 04 빌리지 호스텔 난바.

이름에 난바가 들어가긴 하지만

제일 가까운 지하철역은 난바역이 아닌 사카이스지선 에비스쵸역으로

전형적인 관광객 낚시용 이름입니다.

그래도 사카이스지선 역이 가까워서 교토로 가기 좋고

남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신이마미야역이나 도부츠엔마에역이 있어서

교통편 자체는 꽤나 편리하네요.

하지만 바로 옆이 고속도로라서 소음에 민감한 분이라면 여기를 피하는게 좋습니다.

 

 



그나저나 게스트하우스라는 것만 알고 숙소를 예약했는데

막상 숙소에 와보니 무려 8층짜리 건물을 통으로 쓰는 게스트하우스라

잠자리만 2층 침대지 게스트하우스 하면 떠오르는 그런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 숙소입니다.

1층 라운지에 상주하는 직원도 9시가 되면 퇴근해서

매일 5시 출발 11시 도착한 이번 여행 때에는

 

정말 게스트하우스에서 다른 사람 얼굴 보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아무튼 숙소에 짐을 풀었으니

이제 저녁 오사카 나들이를 시작합니다.

숙소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통천각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츠텐카쿠가 있어

츠텐가쿠 방향으로 걸어가 봅니다.

 



사람이 오건 말건 어딘가를 주시하는 고양이를 지나

 



한국요리를 파는 식당이긴 한데

 



이게 내가 먹던 그 음식이 맞나 싶은 메뉴판을 열심히 쳐다보고

 



츠텐카쿠 아래를 지나갑니다.

 



주변이 말 그대로 '신세계(신세카이)'던 시절에는 상당히 높은 전망대였지만

지금은 츠텐카쿠보다 높은 건물이 수도 없이 많아

이름값에 비해 그다지 볼만한 게 많지 않다는 평을 듣곤 하는데요.

저도 츠텐카쿠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딱히 없었는데

마침 숙소 근처에 있길래 가볍게 구경만 하고 갑니다.

 



대신 이 근처에서 뭘 먹고 갈까 하면서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강남과 마츠다 부장이 만났던 츠리키치(つり吉)가 여기 있네요.

가게 안에 있는 배에서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이자카야인데

구글 평점을 보면 어째 서비스가 좋지는 않나 봅니다.

 



좀 더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텐구(てんぐ)라는 쿠시카츠집이 있는데

코로나 이전에도 줄을 서서 먹는 곳이었고 지금도 줄을 서서 먹네요.

 



밥은 일단 나중에 먹기로 하고


밤에도 빛이 나는 아베노하루카스를 향해 걸어

 



그 옆에 있는 텐노지역에 도착.

 



승차권 자동발매기로 가서

 



토요일에 탈 기차표를 미리 뽑고

 



난바로 이동해 지하 식당가에 있는 한 중국집으로 들어갑니다.

일본까지 와서 웬 중식이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먹는 중화요리와 일본에서 먹는 중화요리가 꽤 다르기도 하고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가 워낙 친숙하다 보니

전 세계 어딜 가더라도 중식을 주문했을 때 맛 측면에서 실패하기 어려우니 중화요리를 선택.

여기는 만두 테이크 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551 호라이(551蓬莱)라는 곳인데

몇몇 지점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갈 수도 있습니다.

 



만두집에 왔으니 야키교자를 주문해서

 



바삭하게 구워진 만두를 먹고

 



메인 요리인 마파두부 덮밥을 주문해서

 



일본 치고는 꽤나 맵게 잘 만든 얼얼한 맛에 감탄하면서 그릇을 다 비우고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토호시네마즈로 갑니다.

 



첫 번째 일본 여행부터 명탐정 코난 극장판을 본 뒤로

 

일본에 갈 때마다 지속적으로 영화관에 찾아

다른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애니메이션을 골라 보곤 했는데요.

 

한동안 일본 당일치기만 죽어라 가서 일본 영화관에 갈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여행 첫날에 시간이 조금 빈 김에 영화를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토호 시네마즈 키오스크를 조작해봐서 조금 헤맸는데

 



무사히 사전에 구매한 전매권으로 영화표를 뽑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매권인 무비치케(ムビチケ) 가격이 1,500엔인데

 

정작 영화 보러 온 시간대가 나이트 뷰라서 1,400엔으로 더 싸다는 비극을 겪었지만...

 



이날 본 영화는 스즈메의 문단속(すずめの戸締まり).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너의 이름은.'을 만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입니다.

영화의 핵심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이번에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라

아무래도 너의 이름은.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데

너의 이름은.이 기적을 통해서라도 비극으로부터 사람을 구하고 싶다는 소망을 다루고 있다면

스즈메의 문단속은 트라우마로부터 정신적인 성장을 이뤄내는 스토리라는 차이가 있겠네요.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5분도 안돼 사건이 일어나고 쉴 새 없이 등장인물이 움직여서

이야기가 늘어질 틈이 없긴 한데

오히려 비슷한 사건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이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스토리 외적인 부분에서 인상 깊은 부분이 있다면

주인공 일행이 신코베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신코베역 안내 방송이 그대로 나오는데요.

신코베역을 포함해서 산요 신칸센 발차 멜로디은하철도 999 극장판 주제가를 편집해서 쓰고 있는데

영화 크레딧에 삽입곡을 적은 부분에 은하철도 999도 표시가 되어 있어서

이것도 저작권에 걸리는구나 하고 놀랐네요.

 



영화 관람을 마치니 10시 반이라서 이날의 여행은 이것으로 마치고

다음날 여행을 위해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ps. 일본에서 파는 영화표 전매권 무비치케는

 

카드형 무비치케와 온라인 무비치케가 있는데

 

스즈메의 문단속 온라인 무비치케 이용 특전으로

 

영화와 관련된 이미지와 영화 관람 기록을 조합한 영화표

 

'스즈메의 기록(すずめのきろく)'을 메일로 보내줍니다.

 

5개 이미지 중 하나를 랜덤으로 보내주는데

 

영화 장면 중 참 가슴아픈 장면이 당첨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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