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바루를 떠나 좀 더 남쪽으로 달려
오키나와 본섬과 다리로 연결된
오지마(奥武島)이라는 섬으로 갑니다.
섬 자체는 평범한 어촌인데
어촌답게 물고기를 노리는 고양이들도 많아서
알게 모르게 고양이섬으로 알려진 곳이라고 하네요.
정작 제가 간 날에는 날이 너무 더워서 그런지 고양이가 그다지 보이지 않아
고양이 말고 다른 볼만한 게 있을까 해서 섬 여기저기를 기웃거려 봅니다.
오지마 칸논도(奥武島観音堂)라는 작은 절을 발견해서 들어가 봤는데
음... 여기는 깊게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네요.
왔던 길을 고대로 되돌아가 다른 곳을 알아봅니다.
오지마를 걷다 보면 일본식 튀김인 텐푸라를 파는 식당이 여럿 보이는데요.
일본어 위키피디아 문서에도 텐푸라에 대해 짤막하게 언급할 정도로
섬의 특산물인가 봅니다.
그중 섬 입구에 있는 텐푸라집에 들어가 봤는데
개당 가격이 100엔꼴이라 의외로 비싸지 않네요.
외국인도 많이 오는지 기둥에는 영어 메뉴판이 붙어 있고
한국어 주문서도 있어서 일본어를 몰라도 주문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어 주문서를 쓰는 손님이 적어서 그런지 가격 변경이 반영이 안 된 튀김도 있으니
일본어 주문서와도 가격을 비교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주문서에 이것저것 체크하고 돈을 냈는데
튀김만 먹으면 느끼하니
바로 옆 자판기에서 제로 콜라를 덤으로 삽니다.
텐푸라를 기다리는 동안 가게 옆 탁자에 앉았는데
바닷가에는 안 보이던 고양이들이 죄다 여기 모여 있습니다.
처음 고양이 무리를 봤을 때에는 더위를 피해 그늘이 있는 식당으로 온 건가 했는데
튀김을 받고 자리에 앉자마자 어떻게든 튀김을 뺏어먹겠다고 엄청 달려드네요.
열심히 고양이를 쫓아낸 뒤 겨우 봉투를 열어 주문한 튀김을 꺼내봅니다.
생선 튀김 하나, 오징어 튀김 하나, 자색고구마 튀김 하나, 새우 튀김 둘,
그리고 실수로 주문한 계란꼬치 둘까지 튀김으로 배를 가득 채웠는데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튀김답게 어느 튀김이든 다 맛있습니다.
마침 공복이기도 하고.
튀김을 먹고 난 뒤 식당에서 나와
바닷가 주변을 유유자적하며 걸으면서
나무로 만든 배를 손질하는 모습이라던가
오징어를 말리는 모습 등
평소의 일상에서 보지 못한 모습을 여럿 구경하고
섬을 나갈 채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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