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올라타
따뜻한 바람을 맞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이 감겼는데요.
잠에서 깨어 창밖을 바라보니
꽁꽁 언 오호츠크해와
저 멀리 바다 위를 떠다니는 유빙이 보이네요.
빠르게 달리는 버스 안에서 유빙을 바라보고 있는데
버스와 바다 사이에는 센모 본선이라는 철길이 있어서
기차를 타고 유빙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매년 적자에 시달리는 JR 홋카이도에서는
겨울 시즌에 유빙을 테마로 한 관광열차 유빙이야기호(류효모노가타리호)를
센모 본선 구간 중 바다가 잘 보이는 아바시리 - 시레토코샤리 구간에 운행하고 있는데
열차 자체를 관광 상품으로 보는 건지
버스 투어에 유빙이야기호 탑승이 포함돼있네요.
그래서 유빙이야기호를 타러 키타하마역에 도착했습니다.
주변에 사람이 정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살벌한 시간표를 보면서
14시 34분에 출발하는 열차가 오기 전에
역사 옆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
열차가 오는 방향과
열차가 가는 방향,
그리고 열차에서 바라보는 방향을 찍고
대합실로 돌아갑니다.
대합실 안은 별의별 곳에서 온 사람들이 남긴 메모로 가득한데
조금은 뜬금없게도 아바시리에서 한참 떨어진 쿠마모토의 마스코트 쿠마몬이 있네요.
열차가 올 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와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것이 있는지 이것저것 둘러보고
키타하마역에 도착한 유빙이야기호도 열심히 찍어봅니다.
열차 자체는 아직 일본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오래된 고물차인데
관광열차로 약간 손본 열차를 보니 괜히 더 찍고 싶어 지네요.
관광열차다 보니 좌석 배열이 일반적인 열차와는 조금 다른데
나무를 덧댄 박스 좌석은 그렇다고 치고
열차 이름부터가 유빙이야기호니
이 열차에서 중요한 일은 창밖으로 유빙이 떠다니는 바다를 보는 것이죠?
그래서 지정석이 바다 쪽 좌석이고 자유석은 육지 쪽 좌석입니다.
버스 투어 참가자는 자유석만 이용할 수 있어서
바다 사진을 찍는 것이 참 힘드네요.
어차피 홋카이도 레일 패스 쓰며 여행하고 있는데
유빙이야기호 지정석도 미리 예약할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래도 버스 안에서 바다는 실컷 봤으니 괜찮다 싶다가도
오로라호를 보니 기분이 참...
아무튼 키타하마역에서 아바시리역까지 짧은 이동을 마치고
이제 버스 투어 마지막 장소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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