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멋모르고 사진을 찍다 보니 카메라용 필름이 부족해져서

시모지시마를 떠나 미야코지마에 있는 유일한 돈키호테에 왔는데

필름은커녕 일회용 카메라도 없어 당황한 채로 나와

시모지시마와 이라부지마 사이에 있는 토구치 해변에 와서
바다를 보러 가기 전에 누시우타키(乗瀬御嶽)라는 곳이 보이길래 먼저 들러봤는데요.

우타키는 류큐 전통 신앙에서 제사를 지내는 장소인데
일본 신토로 치면 신사와 비슷하면서도 규모는 작습니다.

일본제국이 류큐를 편입하면서 류큐인들의 신앙도 일본의 신토와 합치려고 했고
우타키 앞에 토리이를 세운 일도 그 즈음인데
대부분의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토리이도 2차대전 패전 이후 여럿이 철거됐지만
이곳에 있는 우타키는 토리이가 아직 남아 있네요.

우타키를 벗어나

해가 지는 방향을 확인하고

토구치 해변의 모래사장으로 걸어가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바다를 감상한 뒤

전날 구름 때문에 보지 못한 일몰을 바라봅니다.

이날 여행 시작을 일출과 함께 했는데
생각해 보니 일출과 일몰을 같은 날에 본 여행이 이날 말고는 별로 없었네요.

개인적인 의미를 마음속으로 만들고
바다를 떠나 이제 저녁 식사를 먹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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