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7시 반에 창경궁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

매표 마감 시간을 코앞에 두고 간신히 티켓을 받아

은은한 조명이 켜진 창경궁 안으로 들어갑니다.

경복궁을 비롯해 여러 고궁에서 야간 입장을 특정 기간에 진행하는데

올해 창경궁은 물빛연화라는 이름을 붙여 이런저런 미디어 아트 작품을 빔으로 쏴 보여주거나 하네요.

대춘당지에서 진행되는 이번 야간개장의 하이라이트 물빛연화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라서
이미 관람석은 만석이지만

저는 그저 한밤중에 궁궐을 걷는 것이 좋으니

물빛연화는 왔다 갔다 하면서 대충 이런 게 있었다 정도의 인증용 사진만 남기고

어둠 속 환하게 빛나는 대온실로 가보도록 하죠.

낮에는 고궁 속 이국적인 건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한밤중에는 환한 빛으로 존재감을 드러내 인상적인데

마치 한밤중에만 열리는 비밀의 정원처럼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물론 너무나도 붐비는 인파 덕에

그런 기분은 1초만에 날아가버렸지만.

대온실에서 나와

나무에 쏘아진 수많은 빛들을 보며

밤하늘을 수놓은 듯한 별을 보는 기분을 내보기도 하고

우연히 외국인 여행자 일행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다

해설용으로 쓴 듯한 헤드폰이 너무나도 인상적이라 발칙한 생각이 나

바로 사진에 필터를 씌워

이런 기괴한 짤을 만들어보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해보지 않은 생각이 마구마구 나는 것을 보니

이것이 익숙하지만 낯선 한밤중의 고궁이 보여주는 마법이 아닐까요.

마저 창경궁을 어슬렁거리다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환하게 뜬 달 주변으로 은은하게 별이 빛나는데

밤하늘을 감상하기엔 남은 시간이 얼마 없네요.

9시에 문을 닫는 창경궁을 나와
집으로 돌아간 뒤 다음날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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