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날씨가 쌀쌀하던 3월의 어느 날 종로3가역을 찾았습니다.
서울에서 하숙생활을 하던 때에는 종로3가역을 자주 찾았는데,
14번 출구 근처에 있는 서울극장에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와 예술영화관 '인디스페이스'가 세들어서
한 곳에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지금은 수원으로 내려와서 안 간지 오래지만.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영화관 시장을 잡아먹는 와중에 서울극장은 여전히 홀로서기를 하고 있습니다.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새 리모델링을 했네요.
종로3가 일대에는 서울극장 이외에도 역사를 자랑하던 영화관이 더 있었는데,
피카디리 극장은 롯데시네마 위탁관을 거쳐 CGV가 인수해 피카디리1958점이 됐고,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했던 단성사는 이런저런 소송에 휘말리며 지금은 귀금속 매장이 됐죠.
영화관과 영화 박물관을 지을 계획이 있긴 한데.......
영화관 구경은 이 정도로 하고, 밥을 먹으러 걸어가다 잠시 탑골공원에 들렀습니다.
3.1운동이 일어난 곳답게
독립운동과 관련된 조형물이
공원 곳곳에 있습니다.
3.1운동 참가자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는 팔각정도 옛 모습대로 놓여 있습니다.
탑골공원은 서울에 만들어진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라는 의의가 있는 곳인데,
이 자리는 조선 초에는 원각사라는 절이 있던 곳입니다.
조선은 숭유억불을 기조로 내세웠지만 왕가에서 암암리에 불교를 믿기도 했기에
세조의 명으로 흥복사라는 절이 있던 자리에 원각사를 세웠죠.
하지만 연산군 때 원각사를 연방원이라는 기방으로 바꾸고 잔치를 벌이면서 절로서의 기능을 상실했고,
중종 때 원각사를 허물면서 절은 완전히 사라지게 됐습니다.
여기가 원각사였다는 흔적은 위의 사진에 찍힌 대원각사비와
팔각정 뒤 유리방 안에 보존 중인 원각사지십층석탑뿐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경천사지십층석탑.
한국에서 만든 석탑은 보통 구하기 쉬운 화강암을 재료로 하는데
원각사지십층석탑은 특이하게 대리석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고려말 원간섭기에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경천사지십층석탑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고 평가받고 있죠.
대리석으로 만든 만큼 비에 취약해 석탑 외부를 유리로 감싸 보호하고 있습니다.
구경을 마치고 공원을 나와 낙원상가 옆으로 갑니다.
여기에는 돼지국밥을 파는 식당이 늘어서 있습니다.
빈말로도 위생적이라고는 말 못하지만 가격이 너무나 저렴해서 예전에 몇 번 밥을 먹은 적이 있죠.
어느 가게나 파는 음식이나 가격은 비슷하니 적당히 눈에 띄던 가게로 들어갑니다.
돼지머리국밥이 4,000원, 그리고 카드를 받지 않는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네요.
주문을 하고 3분 뒤 돼지국밥이 나왔습니다.
살코기가 상당히 많이 들어 있네요.
서울에서 4,000원에 고기가 이렇게 들어간 국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아마 여기뿐일 것 같습니다.
밥을 먹었으니 커피를 마시러 낙원상가 옆 익선동 골목길로 들어갑니다.
익선동에도 한옥거리로 불리는 상권에 여러 식당, 카페, 공방이 있는데,
가보려고 했던 카페는 아직 문을 안 열었네요.
그래서 그 옆에 있는 외관이 범상치 않은 카페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한옥 속에 숨겨진 화원 분위기가 좋네요.
꽃 구경 열심히 하다
가볍게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신 뒤
카페를 나와 역으로 돌아갔습니다.
130. 종로3가역 |
||
329. 종로3가역 |
||
534. 종로3가역 |
'수도권 전철 여행기 > 1~4호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0. 동인천역 - 버스 타고 섬으로 (0) | 2018.05.21 |
---|---|
440. 인덕원역 - 테라스 밖을 보며 커피 한 잔 (0) | 2018.05.15 |
345. 대치역 - 돼지고기 두루치기 (0) | 2018.05.12 |
346. 학여울역 - 게임 이벤트 (0) | 2018.05.12 |
445. 수리산역 - 철 지난 철쭉 구경 (0) | 2018.05.09 |
446. 대야미역 - 반월호수 (0) | 2018.05.09 |
P151. 당정역 - 다락방이 있는 카페 젤코바 (2) | 2018.05.05 |
P149. 금정역 - 산본시장 (0) | 2018.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