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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18.08.29 나가사키 in 사가 out

5. 일본 26성인 기념관

 

 

전차를 타고 나가사키역에 왔는데요.

 

 

 

 

아직 기차를 탈 시간은 멀었으니 골목길을 걸어 계단을 오르고

 

 

 

 

또 다시 계단을 걸어

 

 

 

 

 

니시자카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의 또 다른 이름은 26성인 순교지로

 

1597년 기독교 신앙을 금지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으로 천주교도 26명이 처형당한 곳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천주교도가 예수가 골고다 언덕에서 죽은 것처럼 언덕에서 죽기 원해서 여기서 죽었다고 합니다.

 

 

 

 

이 26인은 1862년에 교황 비오 9세에 의해 성인으로 시성되었고,

 

시성 100주년인 1962년에는 기념비가 세워졌습니다.

 

기념비 옆에는 커다란 두 탑이 인상적인 성 필립 성당이 있는데 하필이면 공사 중이라 모양이 영...

 

 

 

 

기념탑 뒤에는 일본 26성인 기념관이라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500엔을 주고 입장권을 받았습니다.

 

박물관 앞에 있는 기념비 사진을 확대해서 실어놨는데 성인 아래에 번호가 매겨져 있습니다.

 

 

 

 

 

입장권 뒷면을 보니 각 번호별로 성인 이름을 적어놨네요.

 

 

 

 

오우라 천주당과는 달리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으면 된다길래 이것저것 찍어봤습니다.

 

 

 

 

26성인에 대한 소개를 보면서 전시 관람을 시작합니다

 

 

1546년 5월 16일 포르투갈왕에게 보낸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서간

 

 

일본에 천주교가 전파된 것은 전국시대입니다.

 

포르투갈 등 서양 세력이 일본과 접촉해 조총 등의 서구 문물을 전파하면서 천주교도 일본에 자리잡게 됐고,

 

코니시 유키나가처럼 지방 영주(다이묘)가 천주교로 개종하기도 했습니다.

 

 

기독교 신앙을 금지한다는 것을 알리면서 천주교도를 발견해서 신고하면 포상금을 준다는 안내문

 

 

이런 분위기가 바뀐 것은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을 통일하면서부터입니다.

 

지방 영주가 서양과의 무역을 통해 부를 쌓거나

 

외부 세력과 결탁해 중앙 정권에 해가 되는 것을 막고자 천주교 신앙을 탄압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1637년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일대에서 천주교 세력이 난을 일으키자(시마바라의 난)

 

천주교 탄압은 더욱 심해집니다.

 

이때 쓰인 도구가 위의 '후미에(踏み絵)'인데,

 

동네 주민을 모아놓고 예수나 성모 마리아를 그린 그림을 밟고 지나가게 해서

 

그림을 밟지 못하거나 밟기 전 기도를 하려는 사람을 그자리에서 바로 잡아갔죠.

 

 

 

 

외세의 힘을 빌리려 해도 일본은 쇄국 정책을 펼쳐 서양 세력은 일본을 떠났고

 

유일하게 일본과의 교역이 끊어지지 않은 네덜란드는

 

종교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나가사키에 데지마라는 작은 인공섬 안에서만 교역을 하도록 허가받았기에 불가능했습니다.

 

설령 네덜란드가 종교 전파 허가를 받았다 치더라도

 

당시 서양은 기독교가 구교와 신교로 갈라져 치고 박고 싸우는 상황이었기에

 

신교가 다수인 네덜라드가 일본 천주교도에게 도움을 주지는 않았겠죠.

 

 

 

 

 

상황이 이러니 일본 천주교는 다른 종교인양 숨어서 밀교처럼 변질됐는데

 

이건 '마리아관음(マリア観音)'이라고 해서 불상으로 위장한 마리아상입니다.

 

마리아 관음이 십자가를 걸고 있는 게 보이죠.

 

 

 

 

이 마리아상은 아들을 낳게 해달라는 소원을 들어주는 '송자관음'상을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로 삼은 것 같습니다.

 

 

 

 

성화도 불화 양식으로 그리되 주제는 천주교와 관련된 주제로 그리는 식으로 만들었죠.

 

 

 

 

비록 성직자를 양성하는데 실패해 숨어지내는 동안 교리가 심하게 변질됐지만

 

신에 대한 믿음은 끝까지 이어졌고,

 

나가사키에 프랑스가 세운 오우라 천주당이 지어지자 신앙을 드러내

 

250년에 걸친 잠복을 끝내게 됩니다.

 

 

 

 

이 250년동안 일본에서 신앙을 숨긴 천주교도를 카쿠레키리시탄(隠れキリシタン)

 

또는 센푸쿠키리시탄(潜伏キリシタン)이라고 부르는데

 

아무래도 개항지 주변이 선교하기 쉬웠을테니 나가사키현 일대에 이들과 관련된 유적이 많습니다.

 

이 유적을 묶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고

 

2018년 '나가사키와 아마쿠사 지방의 잠복 크리스천 관련 유산'이라는 이름으로 등재됐습니다.

 

 

 

 

기념관 2층에는 26성인 이외에도 수많은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한 '영광의 공간'이 있습니다.

 

방 한 가운데 순교자의 유해가 모셔져 있고 카쿠레키리시탄을 상징하는 마리아관음상이 이를 둘러싸고 있죠.

 

온갖 탄압 속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지키다 순교한 분들을 잠시 기리다 나왔습니다.

 

 

 

 

전시물 중에는 뜬금없이 한국과 관련된 전시물이 튀어나오는데, 이건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입니다.

 

나가사키에 살던 천주교도가 예수상을 대신해서 보관하며 썼다고 합니다.

 

 

 

 

이 초상화에 그려진 사람은 예수회 수사인 권 빈센트입니다.

 

조선 양반가에서 태어나 임진왜란 때 코니시 유키나가군의 포로로 일본으로 끌려갔다

 

천주교 세례를 받아 전도활동을 하던 중 나가사키 니시자카에서 순교한 사람입니다.

 

 

 

 

이 비석은 위의 권 빈센트처럼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와

 

전도사 활동을 하던 중 순교한 조선인 '카이요'를 기리는 기념비입니다.

 

구체적인 이름은 남은게 없는지 카타가나로 カイヨ라고 적혀 있네요.

 

 

 

 

이외에 기독교가 아시아 일대에 선교활동을 펼치던 시기의 세계 지도, 

 

 

 

 

포르투갈이 일본과 교역할 때 사용한 배 모형,

 

 

 

 

1597년 교토에서 나가사키로 이동하는 26성인의 모습을 그린 '나가사키로 가는 길(長崎への道)' 등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전시물을 보고 기념관을 나왔습니다.

 

 

 

● 오우라 천주당

● 나가사키 노면전차 자료관

● 나가사키역에서 간단한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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