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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5~9호선

932. 석촌고분역 - 석촌동 고분군



9호선 3단계 구간이 개통한 12월 1일 아침, 석촌고분역에 왔습니다.





석촌고분역이라는 역명은 근처에 있는 석촌동 고분군에서 따왔는데


석촌고분역에서 지하차도 방향으로 걸어가면





커다란 돌계단이 나옵니다.


돌무지무덤 또는 적석총이라고 부르는 무덤 양식으로 만든 무덤으로


사진에 담긴 석촌동 제3호분은 4~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백제 무덤입니다.


크기가 큰데다 만들어진 시기가 시기인지라 근초고왕의 무덤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지만


아직까지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증거가 없어 어디까지나 추정에 머무르고 있죠.


주인을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백제 초기 무덤 양식이 고구려에서 쓰이는 돌무지무덤과 거의 동일해서


이 무덤은 백제 건국 세력이 부여·고구려 출신 유이민이라는


삼국사기 등 역사서 기록을 뒷받침하는 증거라는 의의가 있습니다.





3호분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2호분과 4호분이 보입니다.


앞에 있는 무덤이 4호분이고 뒤에 있는 무덤이 2호분인데


3호분과 같은 돌무지무덤이지만 내부를 흙으로 채워놨다는 차이가 있죠.


조금씩 백제만의 고분양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원형을 알 수 없는 1호분이 나옵니다.


오래전에 집을 짓기 위해 무덤을 훼손해서 이렇게 됐다고 하네요.





1호분은 북쪽 무덤과 남쪽 무덤이 연결된 특이한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북쪽 무덤은 3세기 중엽에 만든 고구려식 돌무지무덤으로,


남쪽 무덤은 3세기 말 4세기 초에 만든 가운데를 흙으로 채운 백제식 돌무지무덤이라고 합니다.





1호분 아래에는 석촌동 고분군에서 가장 이질적인 모습을 한 5호분이 있습니다.


흙을 다진 뒤 그 위에 돌을 쌓고 다시 흙으로 덮어 무덤을 만들었죠.





이외에 안에는 원 모양으로, 바깥은 사각형으로 돌을 쌓은 돌무지무덤이나





땅을 파고 관을 넣은 뒤 흙으로 덮은 움무덤 등이 고분군에 있습니다.





원래는 사진에 담은 무덤 외에도 수십여 기가 더 있었습니다.


괜히 석촌(石村)이라는 지명이 생긴게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전쟁과 도시화를 겪으면서 수많은 무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지금은 남은 무덤이 손에 꼽을 정도가 됐습니다.





삼국시대에 대한 기록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적이나 유물을 바탕으로 한국 고대사 연구를 진행합니다.


그러니 석촌동에 남아있는 백제 무덤은 굉장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죠.





그래서 1970년대 잠실 개발 당시 진행된 발굴조사에 이어


2015년 석촌동 고분군에 대한 발굴조사가 다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발굴조사 현장 울타리에는 석촌동 고분군 발굴조사에 대한 안내 팸플릿이 놓여 있는데요.





발굴조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울타리에 석촌동 고분군에서 발굴된 이런저런 유물 사진을 걸어두고





발굴조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네요.





2015년 발굴조사가 시작됐으니 3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발굴조사현장이 통제된 채로 남아 있습니다.


학술연구가 끝난 뒤 저 공간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네요.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다시 이곳에 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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