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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통/일본 교통카드

한국 교통카드도 일본에서 사용할 수 있나요?

2022년 현재 일부 노선에서 EMV를 지원하는 비자카드에 한해 교통카드처럼 사용이 가능합니다.

관련 글은 여기로.

 

 

2019년 1월 하나카드에서 출시한 길한통 체크카드라는 상품이 있습니다.

 

일본 철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JR패스를 싸게 사는 카드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저는 교통카드 수집이 취미라서 이 카드의 교통카드 기능에 더 관심이 가더군요.

 

이 카드는 유니온페이 비접촉 결제 서비스인 Quick Pass 기능을 탑재해

(그래서 카드에 전파 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중국 광저우, 톈진, 다롄 등 일부 도시나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철도에서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쓸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영국 런던에서는 선불 교통카드인 오이스터 대신

 

비자 Contactless, 마스타카드 Just Tap&Go, 아멕스 Contactless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후불 교통카드로 쓸 수 있다는데,

 

한국에서 발행하는 카드 중 일본에서 교통카드로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참 아쉽습니다.

 

 

출처 : 롯데카드 보도자료

 

 

사실 2008년에 롯데카드에서 일본 스룻토칸사이협의회와 제휴를 맺어

 

오사카 일대에서 후불교통카드로 쓰는 PiTaPa를 탑재한 신용카드를 출시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는 한국에서 만든 카드로 일본에서 교통카드로 쓸 수 있었죠.

 

어떻게 보면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롯데 계열사라서 이런 카드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이 카드는 정작 한국에서는 교통카드로 못 쓰는 카드였고

 

생각보다 반응이 별로였는지 돈이 안됐는지 2014년부터 발급이 중단됐습니다.

 

2010년대 후반부터 저가항공사들이 노선망을 늘리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이 급증했으니

 

너무 빨리 카드상품을 없앤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카드 유효기간이 통상 발행일로부터 5년이니 이제 저 카드를 쓸 수 있는 사람도 없겠네요.

 

 

 

 

아무튼 현재 한국에서 쓰는 카드 중에서 일본에서도 교통카드로 쓸 수 있는 카드는 없습니다.

 

롯데카드의 사례처럼 어떤 카드사가 일본 교통카드 회사와 제휴해서 카드를 출시하더라도

 

그 카드는 일본에서만 교통카드로 쓸 수 있고 한국에서는 교통카드로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한국에서 쓰는 교통카드는 근거리 무선통신에 대한 국제 규격인 ISO/IEC 14443을 기반으로

 

KS X 6924라는 카드 규격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네덜란드의 NXP반도체에서 개발한 MIFARE라는 카드 규격을 썼고 지금도 일부 기능은 호환이 됩니다.)

 

일본에서 쓰는 교통카드는 소니에서 개발한 FeliCa라는 카드 규격을 사용합니다.

 

두 규격은 데이터 암호화, 송수신 등이 달라 아직까지 상호 호환이 안돼

 

한국 지하철에 스이카를 대면 카드 인식이 안되죠.

 

롯데카드가 출시한 저 카드가 한국에서 교통카드로 쓰지 못한 이유가 아마도 카드 규격 때문일 것입니다.

 

 

일본 대중교통 회사들이 오픈루프를 도입한다 해도 한국에서 후불교통카드용으로 쓰는 payOn은 지원하지 않을 것 같네요.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보자면

 

영국 런던처럼 신용카드 회사가 제공하는 비접촉 결제 서비스(EMV Contactless)를

 

일본 대중교통 회사들이 지원하게 되면 한국에서 발행한 카드를 교통카드로 쓸 수 있게 됩니다.

 

특정 교통카드 외에 다른 결제수단도 받아들이는 이 개념을 오픈 루프(Open Loop)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도 애플페이나 구글페이 도입으로 인해 오픈 루프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걸림돌이 있는데

 

영국 런던에는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회사가 런던교통공사(TfL) 하나뿐이지만

 

일본은 도쿄만 해도 수십여 곳에 달해 이해관계자가 너무 많습니다.

 

또 오픈 루프를 채택하려면 개찰기를 개조하거나 교체해야 하는데

 

이 개찰기가 대당 천만 엔 이상으로 생각보다 많이 비쌉니다.

 

방일 여행객 응대 강화를 위해 모든 회사가 오픈 루프를 추진하기엔 현실적인 벽이 너무나도 크네요.

 

 

 

 

그래도 일본 내에서 외국에서 발행한 카드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조금씩 진전이 있습니다.

 

2020년에는 고속버스에서 스이카와 같은 기존 교통카드 대신 비자 터치 결제를 도입하는 첫 사례가 나왔는데요.

 

해당 버스는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 카츠타에서 토카이무라를 거쳐 도쿄를 잇는 고속버스인데

 

관련 보도를 읽어보니 편도 요금이 2,000엔이 넘는 고속버스에는

 

비교적 소액이 충전된 교통카드보다 충전이 필요없는 신용카드 터치 결제가 유리해서

 

비자 터치 결제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 윌러 그룹 보도자료

 

 

영상에서 보이듯이 스이카에 비해 결제 속도가 상당히 느린 단점이 있어서

 

출퇴근 시 개찰구 인식 속도가 중요한 철도에는 도입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관광객 이용 비중이 높은 쿄토 탄고 철도와 난카이 철도(2021년말까지 실증실험)에서

 

각각 2020년 11월 25일, 2021년 4월 3일에 비자 터치 결제를 지원한다고 하니

 

일본에서도 다른 나라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를 교통카드로 쓸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입니다.

 

비록 한동안은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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