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를 쓰는 전철역 안에 있는 자판기는 대부분 교통카드로 음료수를 살 수 있습니다.
자판기가 1엔짜리 동전을 받지 않아서 1엔 단위를 반올림해 역사 내 매점에서 살때보다 아주 약간 비싸지만
동전이 새로 생기지 않으니 종종 이용하곤 합니다.
그런데 오사카 일대를 여행하다 보면
JR이 아닌 노선, 그러니까 한큐, 한신 등의 회사 역에 있는 자판기 중에
스이카나 이코카 등을 받지 않는 자판기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개찰구 통과도 잘 했고 역사 내 매점에서도 잘만 썼는데
어째 자판기에서만 사용이 안되니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이건 오사카에서 쓰는 교통카드가 다른 교통카드와 조금 달라서 발생하는 일입니다.
위의 카드는 오사카 일대 철도회사들이 발행하는 PiTaPa라는 교통카드입니다.
위의 자판기에 달린 교통카드 단말기에 붙은 로고가 바로 이 교통카드 로고죠.
피타파가 다른 교통카드와 다른 점은 바로 포스트 페이, 즉 후불교통카드라는 점입니다.
스이카를 비롯해 파스모, 이코카 등 거의 모든 카드가 선불식 충전 방식을 채택한 반면
피타파만큼은 후불 정산 방식을 도입했죠.
그래서 피타파는 신용카드처럼 카드 신청자의 신용도를 조회한 뒤 발급하고
일반적인 한국인 여행객은 피타파를 만들 수 없습니다.
피타파는 JR 서일본이 발행하는 이코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포스트 페이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다른 지역의 교통카드와 호환 작업을 진행하자 다른 카드와 결제 방식이 달라 문제가 생겼습니다.
오사카 이외의 지역에서 전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에는
다른 카드처럼 카드에 돈을 충전한 뒤 그 잔액 내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상점에서 물건을 결제할 때 쓰는 전자화폐 기능은 호환 문제 해결에 실패했는지
전국 상호 이용 교통카드 중 피타파만 전자화폐 호환에서 제외됐죠.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추측해보자면 피타파가 본질적으로 신용카드와 같은 개념이니
카드 가맹점 수수료와 같은 부분에서 이견이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교통카드 기능은 호환이 되지만 전자화폐 기능은 호환이 안돼서 그런지
피타파 월간 한도는 교통카드 사용분과 전자화폐 사용분을 구분해서 청구하고 있습니다.
피타파로 물건 구매가 가능한 상점은 피타파 스티커를 붙여놓고 있지만
오사카 밖 상점은 거의 다 피타파 가맹점이 아니라서
피타파는 쓸 수 없다는 안내를 붙여놓거나 아예 피타파 표시 자체를 안해놓고 있습니다.
2013년 일본에서 교통카드 전국 호환이 시작된 뒤로 시간이 제법 흘렀습니다.
하지만 교통카드 단말기를 교체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피타파만 가진 채 전철을 이용하는 승객들도 여럿 있으니
피타파만 쓸 수 있는 자판기는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피타파 자판기 근처에 스이카나 이코카 등 다른 교통카드를 쓸 수 있는 자판기도 마련해놓은 경우가 많으니
교통카드로 음료수를 사려는데 하필 눈앞에 있는 자판기가 피타파 전용 자판기라면
조금 걸어서 다른 자판기를 찾아보세요.
'일본 교통 > 일본 교통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폰으로 모바일 파스모 쓰기 (36) | 2020.10.06 |
---|---|
모바일 스이카에 이은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파스모 (6) | 2020.03.21 |
일본에서 유통되는 안드로이드폰에 모바일 스이카 발급하기 (10) | 2020.03.08 |
아이폰으로 모바일 스이카 쓰기 (44) | 2019.10.25 |
일본에서 쓰는 교통카드 외의 전자화폐(IC카드) (10) | 2019.03.08 |
일본 전철 정기권에 대한 개요 (0) | 2019.01.19 |
일본에서 잔액 부족한 교통카드로 전철 타기 (0) | 2019.01.08 |
한국 돈으로 일본 교통카드 충전하기, 포켓 체인지 (9) | 2018.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