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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

18. 이와미 은광 류겐지 마부 류겐지 마부를 향해 올라가던 중 어디서 많이 본 절 이름이 보여서    잠시 옆길로 새 절 구경을 하러 갑니다.    여기 있는 절 이름은 청수사(淸水寺). 교토에 있는 키요미즈데라와 한자가 똑같은데 여기 있는 절은 한자를 음독해서 세이스이지라고 읽네요.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교토의 청수사와는 다르게    관광객은커녕 스님도 안 보이는데    곳곳에 노란 꽃을 놓아두는 것을 보니    아무도 안 오는 절은 아닌가 봅니다.    세이스이지에서 나와 다시 위로 올라가니    아래로 내려가는 전동카트 뒤로    좁은 갱도가 보이네요.    은광 개발을 위해 파내려 간 갱도를 마부(間歩, 간보)라고 하는데    이와미긴잔에서 4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은을 캐왔기에 별의별 곳에 마부가 있지만    붕괴 가능..
17. 이와미긴잔에서 길을 잃다 지금 있는 곳은 이와미 은광 세계 유산센터인데 목적지는 저 멀리 C에 있는 류겐지 마부입니다. 지도를 보니 센터 뒤로 난 길로 쭉 올라가 전망대를 거쳐 왼쪽으로 쭉 걸으면 류겐지 마부로 가는 길이 나오는 것 같아 이 길을 선택.    센터를 떠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전망대가 나오는데    전망대에서 보이는 경치가 영 별로라 실망하며    그 위에 있다는 센노야마 전망대를 향해 마저 걸어갑니다.    한국 산과는 나무가 달라서 그런지    한국에서 산을 오를 때와는 뭔가 느낌이 다르네요.    꽤 많이 걸은 것 같은데 어째 전망대가 안 나와서 뭔가 이상하다 싶을 즈음    센노야마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전망대에 붙은 사진을 보면 여기서 오모리 마을이 보인다고 하는데   대체 뭐가 보인다는 ..
16. 왕년에 잘 나간 이와미 은광 오다시를 대표하는 관광지는 이와미 은광이 있는 이와미 긴잔(은산)인데    유명한 관광지답게 오다시역에서 이와미긴잔을 바로 잇는 버스가 다니지만 이른 아침부터 돌아다니다 보니 버스 출발 시간과 미묘하게 어긋나버렸습니다.    그러니 조금 다른 길로 가보죠.    오다시역에서 니마역까지 가는 승차권을 사고    기차를 타고 통학하는 학생들과 함께 열차에 승차.    방금전까지 있었던 이소타케를 지나    여전히 성나보이는 바다를 보며    학생들과 함께 니마역에 내렸습니다.    오다시를 대표하는 역이자 특급열차가 서는 역이 오다시역이라서 일반적으로는 오다시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이와미긴잔으로 가라고 안내하는 글이 많을 것 같은데    직선거리로 따지면 이와미긴잔에서 가장 가까운 역이 니마역이라서    니..
15. 신라와 일본의 교류 흔적이 있는 카라카미시라기신사(신라신사) 5시 반에 일어나 이즈모타이샤를 본뜬 듯한 이즈모시역으로 가서    이즈모 지역과 연관이 깊은 스사노오 신화와    이나바의 흰토끼 이야기를 다룬 그림을 간단하게 보고    이즈모시역에서 서쪽으로 가면 나오는 오다시역(大田市駅)으로 이동합니다.    톳토리 마츠에 패스로는 이즈모시역까지만 쓸 수 있기에 승차권을 새로 사야 하는데요.    이즈모시역에는 교통카드 단말기가 달린 자동개찰기가 있지만 이즈모시역 서쪽으로는 교통카드를 쓰지 못하기에    교통카드 잔액으로 승차권을 구매.    5시 50분에 마스다역까지 가는 보통열차를 타고    40분쯤 달려    스스로 문을 열고 열차에서 내린 뒤    오다시역 승강장 밖으로 나갑니다.    실수로 교통카드 찍고 온 사람은 현금으로 운임을 내라는 안내와    수..
14. 오래된 역을 떠나 숙소로 해가 완전히 저물고 날이 어두워질 즈음 이즈모타이샤마에역에 들어와서    교통카드로 승차권을 산 뒤    열차 출발 시간을 보니 30분이 넘게 남았습니다.    시간이 남아서 뭔가 둘러볼 것이 있나 하고 보니 유인 매표소에 이런게 있네요. 일본에서 경권(硬券, 코켄)이라고 부르는 두꺼운 마분지에 인쇄한 이즈모타이샤마에역 입장권입니다.    유리창을 두들겨 입장권을 1장 달라고 말하니 그자리에서 바로 날짜 스탬프를 찍어주네요.    입장권을 받고 나서 뒤늦게 역사를 둘러보니    1930년 개업 시점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역사에서 기억에 없는 향수가 느껴집니다.    여기에 더해 대합실 한가운데 놓인 난로는 사람을 더욱 감상적으로 만드네요.    자동개찰기 없이 나무로 된 개찰구 앞에서    승차권에 펀치..
13. 보수 공사 중인 옛 타이샤역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 어두워질 무렵    화살표를 따라 옛 타이샤역으로 걸어갔는데    음... 여행 전 생각했던 것과는 좀 많이 다르네요.    오래전 이즈모시역에서 이즈모타이샤 근처 타이샤역을 잇는 타이샤선이라는 철도 노선이 있었는데 일본 국철이 JR로 민영화되고 나서 3년 뒤인 1990년에 폐선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노선이 남아있었더라면 JR에서 판매하는 교통패스를 쓰는 외국인 여행객이 더욱 편하게 이즈모 관광을 했겠지만 7.5km밖에 안 되는 노선을 칼질했을 정도면 정말 돈이 안 되는 노선이었겠죠.    타이샤역 건물은 1924년에 지어진 역사이고 일본식 목조건축 양식이 잘 남아있어 중요문화재로 등록돼 타이샤선이 폐선된 뒤에도 철거되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이즈모에 온 김에 타이샤역도 ..
12. 구름이 망친 벤텐지마의 노을 화살표를 따라    해가 지는 방향으로 걸어    구름이 가득 낀 하늘 아래 바다에 도착했습니다.    하필이면 딱 태양 주변을 구름이 가려버려 노을을 감상하긴 글렀네요.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 작은 바위섬에 토리이와 사당이 있는데    이 섬의 이름은 이나사노하마(稲佐の浜)에 있는 벤텐지마(弁天島).    벤텐지마라는 지명은 불교의 신 변재천(사라스바티)에서 유래한 이름인데 일본에서는 물의 신으로 변재천을 모시는 일이 많아 일본 곳곳에 있는 작은 섬에 변재천을 모시는 사당을 짓고 그 섬을 벤텐지마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즈모시에 있는 이 벤텐지마도 변재천을 모셨는데 지금은 토요타마히메(豊玉毘古命)라는 해신(와타츠미)의 딸을 모시는 곳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구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며 벤텐지마..
11. 거대한 것들이 있는 이즈모타이샤 이즈모시와 마츠에시 사이를 잇는 지역 사철 이치바타 전차.    지방 사철이라 그런지 교통카드를 전 역에 도입할 여력이 없어 교통카드 단말기가 달린 자동 개찰기는 없지만    대신 주요 역에 캐시리스 결제를 지원하는 승차권 발매기를 설치해서    승차권을 살 때 교통카드 잔액을 지불하는 식으로 교통카드를 간접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유인 개찰구를 통과하면서    한국에서 못 본 지 오래된 개표 표시를 받고    전철을 타러 승강장으로 올라오니 의외로 구닥다리가 아닌 전동차를 투입해서 운행하고 있네요. 찾아보니 2016년부터 도입한 전동차이고 2024년에도 신차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와이파이도 무료로 제공하지만 속도가 처참해 그냥 무선 데이터를 그대로 쓰면서    이즈모시를 대표하는 관광..
10. 게살밥을 먹으며 이즈모로 분명 제가 있는 곳은 유라역인데    동네가 워낙 코난으로 유명한 곳이라서 그런지   역명판에 유라역은 아주 작게 적혀 있고 그 자리를 코난역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 덕에 코난 오브라이언이 찾으러 오기도 하는 등 관광 효과는 큰 것 같긴 하지만    정보 전달이라는 본연의 목적에서는 좀 많이 벗어난 게 아닌지...    아무튼 유라역에 도착한 보통열차를 타고    요나고역까지 이동합니다.    바다 근처를 달리는 열차 안에서 창밖을 보니    바다는 잘 안 보이지만    대신 풍력 발전기나 태양광 패널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이 참 많이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어떻게든 열차 안에서 탁 트인 바다를 보고 싶었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제 기대를 산산이 부숴버리는 풍경뿐이라    경치..
9. 명탐정 코난 성지 아오야마 고쇼 후루사토관 다음 목적지는 쿠라요시역에서 2정거장 뒤에 있는 유라역(由良駅)인데 문제가 있습니다.    코난 열차를 못 타는 건 둘째치고    유라역은 특급열차가 서지 않는 역이라서 가장 빠른 열차가 13시 34분 쿠라요시역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시간이 11시 45분이니 거의 2시간을 여기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죠.    그러니 교통패스가 있긴 하지만 철도 대신 버스를 이용해서 다음 여행지로 이동할 건데    그 버스도 12시 25분에 쿠라요시역에서 출발하니 시간이 많이 비네요.    그래서 일단 쿠라요시역에 있는 옛날 사진이나 실컷 보다    마침 점심시간이니 배를 채울까 해서    역 건너편에 있는 카페에 왔는데    파스타를 만드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고 해서    이미 카페에 들어왔는데 다시 나가긴 뭣하니 ..
8. 쿠라요시에 남은 세월의 흔적 20세기 배 기념관에서 나와 열심히 걸어 작은 집에 왔습니다.    작은 외관에 어울리지 않게 기관차 실물이 들어와 있는 이곳은    쿠라요시선 철도 기념관.    지금은 쿠라요시시에 산인 본선이라는 철도 노선만 다니고 있지만    오래전에는 쿠라요시역에서 갈라지는 쿠라요시선이라는 노선도 있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산인 지방에는 사람이 사는 곳이 많지 않았기에    이 노선 역시 적자 노선으로 오랫동안 고생했고    일본국유철도가 JR로 민영화되기 전인 1985년 폐선 돼버렸습니다.    일본국철 입장에서는 진작에 버리고 싶던 애물단지였겠지만 지역 사람들 입장에서는 애착이 많은 철도였는지    이렇게 기념관까지 만들어서 기념하고 있네요.    정말 뜬금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히나비타♪ 캐릭터는 덤..
7. 20세기 배 기념관 쿠라요시의 중심지가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보통은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되는데요. 9시 55분에 쿠라요시역 버스 승강장 2번에서 출발하는 11번 버스를 타고 20세기 배 기념관으로 갑니다. 20세기 배 기념관이 있는 쿠라요시파크스퀘어까지는 버스 운임이 230엔인데 얼핏 보면 그 근처에 있는 쿠라요시 파크스퀘어키타구치 정류장까지는 200엔이라 잘하면 돈을 아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저도 그 생각을 하고 버스에 탔는데 한눈파는 사이 이미 버스는 쿠라요시파크스퀘어까지 가는 바람에 얄짤없이 230엔을 내고 기념관으로 들어갑니다. 기념관 입장료는 300엔이고 결제방법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안에서 배를 시식하려면 표를 보여줘야 한다고 하니 티켓을 잘 챙기고 안으로 들어가보죠. 중국 남서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