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타를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폭설이 쏟아지던 하늘이
에치고유자와에 오니 잠잠해지더니
산을 넘어 군마현 타카사키로 오니 땅에 쌓인 눈마저 사라져 있습니다.
니가타에서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이런 관경을 보니 아까 그 고생은 대체 뭐였는지 참...
아무튼 우에노역에 내리고 긴자선 열차를 탄 뒤
아사쿠사역에서 아사쿠사선 열차로 갈아타
오시아게역과 연결되는 도쿄 스카이트리로 갑니다.
오로지 카드 수집만을 위해 다녀온 니가타 왕복 일정과
다음날 떠날 토호쿠 일정 사이에 잠시 시간이 비어서
우에노역 근처에 있는 도쿄 스카이트리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도쿄 패키지 여행 때 외관만 실컷 보고 정작 가보지는 못했으니.
건물 4층으로 올라와 밖으로 나가면 거대한 전파탑이 나오는데
여기서 입장권을 사고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천망(天望)덱과 천망회랑 세트권이 평일 현장 발권 기준 3,100엔인데
인터넷에서 미리 예약하면 2,700엔으로 할인해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코로나 백신 접종 증명서를 내고 2,160엔에 구입했는데
확인해 보니 이 이벤트는 끝났네요.
아무튼 인터넷 예약 페이지에 나온 QR코드를 찍고 티켓으로 교환해
전망덱 대신 천망덱으로 부르는 350m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순식간에 속도를 높여 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도착한 뒤 보이는 풍경은
해가 지면서 서서히 노을이 물드는 도쿄의 모습인데
저 멀리 눈 덮인 후지산이 보이네요.
정말 놀라운 사실은 지금까지 일본을 20번이 넘게 왔는데 후지산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늘 사진으로만 보던 후지산을 이렇게 보게 되니 괜히 신기합니다.
다음으로 눈에 익숙한 건물들을 찾아보자니
우선 바로 앞에 아사히 맥주 본사 건물이 보이고
강 건너에는 오중탑과 본당이 보이는 센소지,
그리고 사진 오른쪽 노란 탑이 보이는 자리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유원지인 하나야시키가 있고
시야를 조금 더 멀리 돌리니 하얀 도쿄돔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도쿄 스카이트리와 마찬가지로 전파탑 겸 전망대 역할을 하는 도쿄 타워도 보이긴 하는데
해가 지는 쪽에 있어서 그런지 잘 안 보이네요.
도쿄 스타이트리 북쪽은 주택가가 쭉 이어지고 있어 눈에 띄는 랜드마크는 없으니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450m에 있는 천망회랑으로 올라갑니다.
도쿄 스카이트리는 도쿄는 물론 일본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라서 탁 트인 전망을 볼 수 있지만
도쿄 스카이트리가 있는 자리는 도쿄 중심에서 제법 떨어진 곳이라
도쿄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를 보기에는 그다지 좋은 곳은 아닙니다.
여기서 보는 전망도 좋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도쿄 타워나 롯폰기 힐즈에서 본 전망이 좀 더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망 관람은 이 정도로 마치고
아래로 내려와
쓸 줄 모르는 일본어 편지 대신
아까 본 아사쿠사 경치를 다시 구경하고
전망대 유리바닥치고는 너무나도 작은 유리창 위에 올라가
볼품없는 사진을 몇 장 찍은 뒤
지하로 내려가
번거로운 환승을 거쳐
우에노역에 도착.
다시 먼 여정을 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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