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오카역에 도착하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 돼서
모리오카의 유명 음식 모리오카 냉면을 처음 만든
뿅뿅샤(ぴょんぴょん舎) 모리오카역전점으로 갑니다.
점심시간을 맞아 1층 홀에는 사람이 많아 2층으로 안내를 받았는데요.
메뉴판을 보고 모리오카 냉면과 미니규스지니코미동(ミニ牛スジ煮込み丼) 세트를 주문합니다.
모리오카 냉면은 재일교포 양용철씨가 함흥냉면을 베이스로 일본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재구성한 냉면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 냉면에서 많이 벗어난 냉면이 돼버렸는데요.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고명인데
고명으로 수박이 올라가는 것이 모리오카 냉면의 외관상 가장 큰 특징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박을 구하기 어려운 겨울이니 수박 대신 배가 올라간다고 하네요.
배는 한국에서도 자주 쓰는 고명이기도 하고
저는 수박을 별로 안 좋아해서 이게 더 마음에 듭니다.
또 다른 특이한 점은 김치가 냉면 재료로 들어간다는 점인데
한국에서도 동치미 국물을 쓰는 경우는 있어도
고춧가루 팍팍 무친 김치를 냉면 안에 넣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특이합니다.
쫄면처럼 통통한 면발도 한국과는 다른데
이 굵은 냉면을 보니 양평에서 먹은 해주식 냉면(옥천냉면)이 떠오르네요.
이북에서는 원래 냉면을 이렇게 두꺼운 국수로 만드나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서울에 있는 수많은 평양냉면집에서 파는 냉면은 이렇지 않으니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국물은 고기육수를 베이스로 만들어서 걸쭉하면서도 살짝 칼칼한 매운맛이 나니
분명 한국계 요리사가 만든 요리면서도 한국인에게 낯선 이 요리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고민이 드네요.
아무튼 맛은 좋아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세트 메뉴로 나온 요리는 미니규스지니코미동인데요.
이름을 풀어보자면 미니는 작다는 뜻이고
규 스지는 쇠고기 힘줄, 니코미(煮込み)는 조림, 동은 덮밥이니
한국어로 풀어 쓰면 쇠고기 힘줄 조림 덮밥(소)입니다.
오랫동안 졸인 고기가 상당히 부드러워서 맛은 좋은데
제가 주문했으면서도 이게 냉면과 어울리나... 하는 생각은 드네요.
이래저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식사였지만
아무튼 현지 요리를 맛봤으니 기분은 좋게 식당에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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