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송추에 있는 송암 스페이스 센터.
별을 볼 수 있는 천문대 중에서는 여기가 서울에서 제일 가까울 것 같은데
시간을 내서 가려고 하니 계속 날씨가 발목을 잡아 못 가다가
모처럼 하늘이 맑은 토요일에 차를 끌고 왔습니다.
플라네타리움 상영과 천문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승차권이 포함된 35,000원짜리 패키지를 사서
티켓을 받고
플라네타리움 문이 열리기 전 간단하게 송암 스페이스 센터를 둘러봅니다.
매표소 바로 옆을 보니 달과 관련된 전시물이 놓여 있는데
냉전 시대 이후 다시 우주에 패권 경쟁이 일어나면서
아르테미스 계획 등 달 탐사 계획이 다시 비중 있게 다뤄지고
한국에서도 달탐사선 다누리호를 쏘아 올리는 등
이런 추세에 발을 맞춰 가고 있기에
송암 스페이스 센터에서도 달에 대한 전시를
그중에서도 얼음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달의 남극에 대한 전시를 만든 것 같네요.
다른 전시물을 찾아보면
아르테미스 2호에 타게 될 승무원에 대한 프로필,
태양계에 있는 8개 행성과 달에 대한 안내 패널,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의 단열 타일 등
뻔한 전시물과 이게 왜 여기에? 싶은 전시물이 같이 있습니다.
전시물을 다 보고 나니
예약해둔 상영 시간이 돼서
플라네타리움으로 갑니다.
30여 분 동안 별을 관찰하는 망원경과 관련된 영상과
우리 은하를 벗어나 더 큰 스케일의 우주 거대 구조를 시각화한 영상을 보고 나오니
케이블카 출발까지 50분쯤 시간이 남습니다.
시간은 많이 남고, 저녁 시간이라 배가 고플 즈음 식사 하고 가라고 2층에 비싼 식당이 있네요.
야채 살사를 올린 치킨 스테이크와 콘킬리에로 조리한 크림 파스타를 주문했는데
평범한 조명에서 찍은 음식 사진이 너무 칙칙해
필터를 잔뜩 씌워 감성만 챙겨봅니다.
식사를 마치고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이동해
케이블카에 타기 전
천문대에서 어떤 별을 볼 수 있는지 체크하고
케이블카에 올라가
건물 옥상에 희미하게 보이는 천문대 돔을 보며
위로 올라갑니다.
해는 저물어가지만 아직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아 어떻게 별을 볼지 궁금한 가운데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조금은 뜬금없게도 휴머노이드 로봇 쇼.
카펠라, 데네브, 프로키온, 레굴루스, 시리우스라는 별의 이름에서 따온 로봇들이
조금은 버벅거리며 춤과 기행을 벌이는데
천문대에서는 국제우주정거장 등 우주 분야에 다양한 로봇들이 실제로 쓰이고 있으니
이를 소개하는 차원에서 로봇쇼를 보여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해가 완전히 저물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천문대를 방문하는 주된 고객인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요소로서 로봇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뇌피셜이...
다음으로 밤하늘을 실제로 보기 전에 어떤 별을 볼 수 있는가에 대해
시뮬레이션 화면을 통해 설명을 진행합니다.
우선 주극성인 북극성을 찾기 위해 카시오페아자리나 북두칠성을 먼저 찾고 북극성을 찾은 뒤
남쪽 하늘을 바라봐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를 중심으로
오리온자리 리겔, 큰개자리 시리우스, 작은개자리 프로키온,
쌍둥이자리 폴룩스, 마차부자리 카펠라, 황소자리 알데바란을 이은 겨울의 육각형을 찾아보고
오리온자리에 있는 오리온 성운과 황소자리에 있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에 대해 설명한 뒤
별은 아니지만 그 어떠한 천체보다 밝게 빛나는 목성과 갈릴레이 위성에 대해서도 배운 뒤
이제 별을 직접 보러 옥상 천망대로 올라갑니다.
천문대로 오기 전까지만 해도 아직은 밝았던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육안으로 별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하늘이 맑게 갰는데
어찌나 별이 빛나는지 오리온자리의 허리띠 부분에 해당하는 삼태성이 너무나도 잘 보이네요.
천문대 옥상에 사람들이 다 모이고 암순응 상태가 될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망원경 앞에서 직접 별을 찾아보며
아까 배웠던 별에 대한 이야기를 복습해봅니다.
별 지시기로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자리를 찾아본 뒤
북극성을 찾아내고 반대편 남쪽 하늘에서 별을 확인.
이어서 망원경을 통해 플레이아데스 성단, 목성, 오리온 성운 속 트라페지움, 베텔게우스를 바라봅니다.
그저 밤하늘의 점으로만 보였던 별을 망원경으로 바라보니 전율과 함께 감동이 느껴지네요.
작은 망원경으로 별을 보고 나면 주천문대 안으로 들어가
더 큰 천체망원경으로 큰개자리에서 가장 발은 별인 시리우스를 관찰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망원경에 담긴 별이 제대로 찍히지 않는 것이 너무나도 아쉽네요.
밤하늘을 보기 위해 몇 주를 기다렸지만
밤하늘을 보기 위해 추위를 견뎌야 했지만
그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별을 다 보고 나니
이제 천문대에서 내려갈 시간이네요.
한번 별을 보고 나니 다른 천문대를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
운전하기 힘들더라도 한번 여기저기 알아봐야겠다는 결심을 세우고
케이블카를 타고
산 아래에 도착.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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