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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짧은 나들이

수원 XR버스 1795행 (2024.04.10)

 

 

휴일을 맞아 오랜만에 하기로 한 수원 나들이.

 

 

 

 

원래 가려고 했던 전망대가 휴일이라고 문을 안 열어

 

대신 플라잉 수원을 타러 왔는데

 

 

 

 

날씨가 너무 뿌예서 팔달산에 핀 벚꽃이 참 멋없게 보입니다.

 

 

 

 

벚꽃 보러 수원으로 온 것이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요?

 

 

 

 

이날의 목적지는 다름아닌 연무대 옆 주차장인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헬륨 기구에서 내리고 창룡문을 지나

 

 

 

 

건너편에 있는 로스 안데스라는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합니다.

 

 

 

 

안데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께나(Quena)와 삼뽀냐(Zampona)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고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 앞에 굳이 라틴을 붙인 특이한 메뉴판도 있네요.

 

 

 

 

커피를 마시는 동안 시간을 떄우기 위해 꺼낸 것은 지금 읽고 있는 책.

 

'구름 관찰자를 위한 가이드'라는 책인데

 

하늘 위에 떠있는 별의별 구름에 대한 과학적 이야기도 있지만

 

구름에 대한 별의별 썰이 상당히 많아 가볍게 읽기 괜찮네요.

 

그 썰이 너무 많아 400페이지가 넘는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슬슬 3시가 가까워져

 

 

 

 

카페에서 나와

 

 

 

 

길 건너 연무대 옆 공영주차장에 있는

 

 

 

 

XR버스 1795행 승차장으로 갑니다.

 

 

 

 

수원 화성 하나로 별의별 관광 콘텐츠를 뽑아내는 수원시에서 도입한 시티투어버스인데

 

 

 

 

화성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1795년 정조가 수원으로 행차한 '을묘원행'을 비롯해 화성과 관련된 영상을 XR을 통해 감상하는 버스거든요.

 

 

 

 

버스 1대 승차 인원이 20명도 안 되는 데다 현재 무료로 예약이 가능하다 보니

 

휴일에는 정말 예약이 어려운데

 

간신히 총선 날 1자리를 구해 수원에 왔습니다.

 

 

 

 

터치수원 앱을 켜고 QR코드를 인증한 뒤 버스 안으로 들어가는데

 

 

 

 

좌석부터 참 비범하죠?

 

 

 

 

좌우로 보이는 창문도 2중으로 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인 버스와는 다른데

 

 

 

 

좌우로 달린 이 투명한 유리가 사실 투명 OLED라서

 

 

 

 

이렇게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좌우로 XR 영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버스 개조하는 데에 돈을 엄청 썼을 것 같은데 무료로 운영해도 괜찮은가...

 

 

 

 

3시가 되어 연무대를 출발한 버스는

 

 

 

 

불법 주차로 늘 고통받는 좁은 길을 통과하는 동안

 

 

 

 

성벽을 보며 화성 건설과 관련된 영상을 보고

 

 

 

 

이어서 화성이 20세기에 복원한 건축물임에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데에 큰 기여를 한

 

 

 

 

화성성역의궤에 관한 영상을 봅니다.

 

 

 

 

휴일이라 길이 막혀 다음 영상을 시작할 장소까지 도착하지 못해 시간이 애매할 때에는

 

 

 

 

화성과 관련이 있을지 없을지 모를 미디어아트를 재생.

 

 

 

 

다시 정규 영상으로 돌아와

 

 

 

 

1795행이라는 버스 이름이 붙게 된 계기인

 

1795년 을묘원행에 대한 영상이 나옵니다.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맞아

 

1795년 한양에서 수원 화성까지 행차한 기록이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글과 그림으로 남아 있는데

 

그중 정조의 행차를 담은 그림을 가지고 영상을 만들었네요.

 

 

 

 

정조 행차 그림은 은근히 자주 봐서 그냥저냥 보다

 

감정 없이 웃으며 걸어가는 사람들의 얼굴에 괜히 빵 터졌습니다.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을 지나면서

 

 

 

 

다시 화성 건축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

 

 

 

 

멀쩡하던 성곽이

 

 

 

 

6.25 전쟁을 겪으면서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되었다가

 

 

 

 

화성성역의궤를 토대로 복구에 성공한 이야기를 보고 나니

 

 

 

 

어느새 버스에서 내릴 때가 되었습니다.

 

 

 

 

수원에서 너무나도 오랜 세월을 살았던 사람으로서 수원 화성을 질리도록 많이 봐왔지만

 

신기술을 활용한 가이드 영상을 보며 화성을 한 바퀴 돌아보니 상당히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정작 수원 화성은 제대로 못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버스에서 내리니 3시 50분인데

 

아직 집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

 

 

 

 

꽃잎이 바람에 휘날리는 벚꽃을 보며

 

 

 

 

화성 성곽을 걸어

 

 

 

 

행궁동으로 갑니다.

 

 

 

 

도중에 잠시 멈춰 플라잉 수원에서 봤던 팔달산을 다시 보고

 

 

 

 

다시 행궁동으로 이동해 코코이마라는 텐동집에 도착.

 

 

 

 

웨이팅 등록용 태블릿이 놓이자마자 바로 핸드폰 번호를 입력해

 

5시가 되자마자 안으로 들어가

 

 

 

 

14,900원어치 오리지널 텐동과

 

 

 

 

7,000원어치 카라아게를 먹고

 

계산은 오랜만에 수원페이로 한 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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