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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4.01.10 산인

2. 게이비선 일주 - 미요시역에서 니미역까지

 

 

미요시역으로 돌아오니

 

미요시역을 지나는 게이비선과 후쿠엔선의 춘하추동 사진을 모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정작 미요시역과 별 관련 없는 특급 야쿠모 사진도 잔뜩 붙어 있는데

 

 

 

 

게이비선이든 후쿠엔선이든 특급 야쿠모가 다니는 하쿠비선이든

 

산인 지방과 산요 지방을 연결하는 인요연락선이니

 

 

 

 

사진을 거는 기준을 좀 크게 잡은 걸까요?

 

 

 

 

빠르게 사진 구경을 마치고 이제 기차를 타러 갑니다.

 

 

 

 

미요시역에서는 히로시마역 방향, 빈고오치아이역 방향, 후츄역 방향 이렇게 세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거의 매 시간마다 1회씩 있는 히로시마 방향 기차에 비해

 

다른 두 방향 기차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게다가 잘 보면 빈고오치아이역이나 후츄역으로 가지 않고 그전에 멈추는 열차도 많네요.

 

 

 

 

그만큼 히로시마역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는 기차를 타는 사람이 적다는 얘기고

 

 

 

 

그에 걸맞게 기차도 1량짜리 원맨동차입니다.

 

 

 

 

미요시역에서 탄 승객은 저를 포함해서 16명.

 

16명이 타기에 이 기차는 너무나도 커 빈자리가 참 많습니다.

 

 

 

 

그나저나 특급열차가 아닌 보통열차는 보통은 도시락 같은 음식을 먹지 않다 보니

 

일부러 열차를 타기 전에 주먹밥으로 배를 채웠는데

 

기차에 타고 나닌 도시락을 꺼내 먹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동네 사람들은 아닌 것 같은데 로컬선 분위기가 이런 건지 이 사람들이 민폐객인 건지 모르겠네요.

 

 

 

 

미요시역을 출발한 기차는

 

 

 

 

더욱 깊은 시골로 들어가고

 

 

 

 

아무도 타지도 내리지도 않는 무인역들을 지나

 

 

 

 

위로 올라갑니다.

 

 

 

 

지겹도록 보이던 논밭이 사라지고

 

 

 

 

어느 순간 굽이치는 강이 보이더니

 

 

 

 

깊은 계곡에 진입했네요.

 

 

 

 

기차 왼쪽에 또 다른 선로가 보이면

 

 

 

 

기차에서 내릴 때가 됐다는 얘기입니다.

 

 

 

 

미요시역에서 탔던 16명 전원 하차.

 

 

 

 

기차의 종착역인 빈고오치아이역은

 

 

 

 

게이비선과 키스키선이 만나는 환승역인데

 

열차 시간표를 보면 환승역인 게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시간표가 텅텅 비어있습니다.

 

 

 

 

그만큼 노선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얘기인데

 

 

 

 

예전에는 게이비선이나 키스키선이나

 

 

 

 

급행열차도 다니고 화물열차도 다니는 분주한 노선이었는데

 

 

 

 

산인 지방과 산요 지방을 잇는 고속도로가 여럿 개통하면서

 

굽이굽이 돌아가는 인요연락선 철도는 경쟁력을 잃었고

 

 

 

 

일본 경제의 중심 축인 산요 지방과는 다르게 산인 지방은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두 지역을 오가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 지금처럼 1량짜리 기차만 다니게 되었습니다.

 

 

 

 

철길이 지나는 곳이 계곡 한가운데라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인데

 

 

 

 

역 밖으로 나가면

 

 

 

 

역세권이라고 부를만한 마을 자체가 없다시피 합니다.

 

 

 

 

그나마 보이는 집도 대부분은 빈집이니

 

누가 기차를 타러 온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상황일 것 같네요.

 

 

 

 

다시 역으로 돌아와서

 

 

 

 

게이비선의 마지막 구간을 달릴 열차를 탑니다.

 

니미역으로 가는 원맨동차.

 

 

 

 

정말 신기하게 어디선가 승객이 늘어나

 

저를 포함해 총 24명이 열차에 올라탔네요.

 

 

 

 

빈고오치아이역을 떠나면서

 

뒤늦게 역에 들어온 키스키선 열차를 멀리서 바라보고

 

 

 

 

열차 전면을 바라보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이날은 밖을 오래 돌아다니는 일정은 없어서 지난 시모나다역 여행처럼 큰 문제는 없는데

 

어째 히로시마로 일본에 입국할 때마다 날씨가 영...

 

 

 

 

빈고오치아이역 출발 니미역행 열차가 달리는 이 구간은 일본에서 좀 다른 의미로 유명한데

 

돈을 지지리도 못 벌기로 악명 높은 구간입니다.

 

 

 

 

일본에서 철도 노선이 얼마나 돈을 버는지를 가늠하는 수치로 영업계수라는 것을 사용하는데

 

100엔을 벌기 위해 얼마를 쓰는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2022년 JR 서일본이 자신들이 운영하는 로컬선이 얼마나 돈을 못 버는지 대놓고 장부를 깠는데

 

여기서 드러난 워스트 1위가 바로 게이비선 빈고오치아이역 - 토죠역 구간.

 

영업계수가 무려 23,687로 100만엔을 벌기 위해 2.3억엔을 썼다고 하네요.

 

영업적자도 2.3억엔이니 기차를 타는 승객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운송수입이 없다시피 할 정도로 승객이 없습니다.

 

게이비선 다른 구간도 사정은 비슷해서

 

1위부터 10위 사이에 게이비선 구간이 셋이나 들어갔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JR 서일본에서는 게이비선을 폐선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적자 노선을 공표한 것부터가 노선 없애고 싶다는 티를 대놓고 냈다는 의미인데요.

 

이미 JR 서일본에서는 비슷하게 적자로 악명 높던 산코선을 날려버린 전례가 있기에

 

게이비선 연선 지자체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JR 서일본과 지자체, 그리고 중앙 정부가 포함된 재구축 협의회가 구성돼서 논의를 한다고는 하는데

 

그다지 미래가 밝아 보이지 않네요.

 

 

 

 

아무튼 그 문제의 구간의 끝 토죠역에 도착해서

 

 

 

 

놀랍게도 토죠역에서 승객이 둘이나 타는 기적과도 같은 모습을 보고 나서

 

 

 

 

슬슬 지겨워진 기차 여행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립니다.

 

 

 

 

노선도 상 게이비선의 종점은 빗츄코지로역이지만

 

 

 

 

2개 역만 더 지나면 특급열차가 서는 니미역이 나와서

 

빈고오치아이역에서 출발하는 모든 게이비선 열차는 니미역까지 갑니다.

 

 

 

 

저도 특급열차 환승을 위해 니미역에 하차.

 

11시 2분부터 시작한 게이비선 완주 여행이 5시간 만에 끝났네요.

 

 

 

 

역무원에게 도중하차 도장을 받고 개찰구 밖으로 잠시 나와

 

 

 

 

한국인은 물론 일본인에게도 쉽게 소장을 허락하지 않아 더욱 갖고 싶은

 

니미시 오리지널 이코카 홍보 현수막을 찍고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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