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마하 커뮤니케이션 플라자를 떠나

미쿠리야역으로 돌아온 뒤

전철을 타고 다시 하마마츠로 이동해
기업 탐방을 이어갑니다.

하마마츠에 사업장이 있는 회사 중 가장 유명한 곳은 혼다인데요.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의 고향이 하마마츠라서 하마마츠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본사를 도쿄로 옮긴 지금도 하마마츠가 주요 거점입니다.
다만 하마마츠에 있는 혼다 사업소는 말 그대로 공장이라서 제가 자유롭게 들어가 볼 수 있는 곳이 없거든요.

그러니 다른 자동차 제조사를 찾아 타카츠카역에 내려

스즈키 본사를 향해 걸어갑니다.

진짜 목적지가 본사인 것은 아니고

본사 건너편에 스즈키 역사관, 영어로는 스즈키 플라자라고 부르는 전시 공간이 있어

이쪽을 둘러보도록 하죠.

원래는 여기도 사전 예약을 해야 하는데

평일이라서 그런지 1층에서 예약 접수를 한 뒤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가장 먼저 나오는 공간은

다름아닌 자동차 신차를 개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공간인데

자동차 디자인 스케치를 마치면

일정 비율로 줄인 찰흙이나 실제 자동차 크기의 찰흙으로 입체화하면서 디자인을 구체화하죠.

요새는 3D 프린터도 있고 하니 굳이 클레이 카를 안 만들어도 될 것 같은데
현업에서는 어떻게 판단할지 궁금하네요.

외장 디자인을 마쳤으면

내장 디자인도 잘 꾸미고

동력 파츠도 요리조리 집어넣어 차량 개발을 발전시켜 갑니다.

스즈키는 오토바이도 만드는 회사니

오토바이도 비슷하게 내부를 뜯어 보여주네요.

다음으로 주행 실험을 하고

충격으로부터 운전자와 동승자를 보호하기 위해

충돌 실험도 거쳐

차량 시제품 개발이 끝났으면

이제 양산에 들어갈 차례.

화낙에서 만든 로봇을 지나면

정말 자동차 공자에서 볼 법한 자동차 조립 라인이 나오는데요.

차에 엔진을 싣고

바퀴도 달고

문짝도 달아

자동차가 완성되는 모습을 보니
별것도 아닌데 참 재미있습니다.

이어서 세계에 진출한 스즈키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가 나오는데

스즈키는 일본에서 3강 4약이라고 부르는 자동차 제조사 중 4약에 들어가는 쪽이기에
글로벌 마켓 기준으로도 점유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오토바이를 같이 만든다는 점 덕에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제3세계 시장에 의외로 영업망이 깊게 퍼져 있습니다.
스즈키도 이쪽 시장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동남아시아 축구 국가대항전에 스폰서십을 맺고 오랫동안 스즈키컵을 후원했었죠.

스즈키와 관련된 전시실 옆에는 하마마츠가 있는 엔슈 지역을 홍보하는 공간도 있는데요.

일본이라는 나라가 워낙에 지역 자부심이 강해서 그런지
분명 기업 홍보관인데도 지역 홍보 공간을 마련해 뒀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그중 한쪽에는 엔슈에 자리 잡은 기업가들을 소개하는 공간이 있는데
야마하를 세운 야마하 토라쿠스야 그가 살았을 때까지는 야마하가 악기만 만들었으니 그렇다고 쳐도

토요타 그룹의 창립자 토요다 사키치나

혼다의 창립자 혼다 소이치로 같은 경쟁 회사의 사람을 스즈키 플라자에서 볼 줄은 몰랐네요.

물론 스즈키 창립자 스즈키 미치오도 소개하고 있지만.

이어서 정말 뜬금없지만 이유는 있는 항공자위대 홍보 공간과

하늘에 연을 날리는 것이 특징인 하마마츠 마츠리를 소개하는 공간을 지나

3층으로 이동해 본격적으로 스즈키의 역사에 대해 알아봅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방직기인데

토요타를 세운 토요다 사키치도 처음 시작한 사업이 방직기고
토요타의 모체가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토요타 방직인 것을 생각하면

묘하게 통하는 것이 있네요.

방직기를 만들던 회사가 갑자기 변한 것은 전쟁 이후인데
스즈키 미치오의 아들 스즈키 슌조가
모터 달린 자전거를 개발하기로 마음먹고 1952년 시장에 내놓은 파워프리가 엄청난 성공을 거둬

오토바이 산업에 집중하게 됐고

여기서 더 나아가 일본 최초의 경차로 불리는 스즈라이트를 1955년 출시해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서

방직기를 만들던 회사가 이제는 어엿한 자동차 제조사가 되었습니다.

다만 경차로 시작한 회사라서 그런지

예나 지금이나 스즈키 하면 떠오르는 것은 경차고
이제는 중형차나 대형차는 아예 만들지도 않네요.

어쨌거나 역사가 긴 회사답게

별의별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는데

재미있게도 스즈키에서도 전동 휠체어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오토바이부터 휠체어까지?

스즈키에서 만든 차도 많고

스즈키에서 만든 오토바이도 많지만

차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스즈키하면 떠오르는 차는 아마 짐니일 것 같습니다.
일명 빈자의 G바겐.
세계 최초의 경형 SUV로 독자적인 포지션을 선점해 일본에서는 지금도 수요가 많아 주문 대기가 많다고 하죠.

하지만 제가 관심 있는 차는 따로 있으니
바로 스즈키 알토.

지금 봐도 말이 안 되는 가격으로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자동차인데
이것 때문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고

알토 2세대를 보면 어떤 차가 살짝 떠오르죠?

3세대로 넘어오면 더더욱 떠오르는 그 차.
대우 티코의 원본이 되는 차가 바로 스즈키 알토 3세대입니다.
GM으로부터의 경영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던 대우그룹이
대우자동차가 아닌 대우국민차라는 별도의 사업부(대우중공업 경형자동차사업부)를 만들고
GM과 연결점이 있던 스즈키와 제휴해 스즈키 알토 3세대를 가져와 생산하게 됐죠.

다양한 라인업으로 확대되기도 하고
지금까지도 세대를 바꿔가며 이어지고 있는 원판 알토와는 다르게
대우 티코는 외환위기라는 기업 외부적인 요인과 분식회계라는 기업 내부적인 요인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한때 도로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였던 자동차지만 이제는 국내에 남아있는 차도 얼마 없다 보니 괜히 아쉬워서
스즈키 플라자에 온 김에 알토 3세대를 만나봤네요.

알토의 형제 모델인 프론테 2세대와

마쓰다의 AZ-1, 혼다의 비트와 더불어서 경 스포츠카 세그먼트에서 이름을 날린 스즈키 카푸치노,

그리고 일본에서 렌터카 좀 빌린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몰아봤을 스위프트 등을 보고 나니

어느새 스즈키 플라자 관람을 마칠 시간입니다.

스즈키라는 회사에 대해 자세히 안다거나 관심이 많다거나 하지는 않아서
대단한 기대를 안 하고 왔는데
정말 즐겁게 시간을 보냈네요.

1층으로 내려와서
스즈키 짐니 4세대를 슬쩍 보고

기념품은 가격대를 보고 포기하고

알토 9세대 카탈로그를 슬쩍 보다

밖으로 나와 역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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