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를 마치고 이즈미욘쵸메(泉四丁目) 정류장으로 돌아와

다시 51번 버스를 타고

하마마츠역에 내리지 않고 가쿠에이코코마에(学芸高校前) 정류장에 내린 뒤

또다시 골목길을 가로질러

우리에게는 악기를 만드는 회사로 너무나도 잘 알려진 야마하의 본사로 갑니다.

당연히 본사 내부는 보안을 이유로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지만
야마하 기업 뮤지엄 이노베이션 로드가 있어
야마하의 역사에 대해 다루는 전시실을 둘러볼 수 있거든요.

평일인데도 모든 시간대 예약이 다 찼는지
예약 안 한 사람은 돌아가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지만

저야 당연히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왔으니

아랑곳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 비표를 받은 뒤

이노베이션 로드 로비에서 안내를 받고

전시실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다

문이 열린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

전시실 공간을 가득 채운 야마하의 악기들을 보며 감탄해 봅니다.

단순히 나 이런 악기도 만든다며 자랑하듯이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악기의 구조를 하나하나 파헤쳐보면서

악기가 어떤 식으로 구성돼 있고

이 구성 요소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대해 꽤나 자세히 알려주기도 하네요.

하지만 야마하 기업 박물관에 왔으니

종합 악기 메이커로서의 다양한 라인업을 안 보고 갈 수 없겠죠.

홈페이지에 대놓고 압도적 라인업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야마하에서 안 건드리는 악기가 없는데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 드럼은 물론

트럼펫, 색소폰, 플루트 등 관현악단에 쓰이는 모든 악기를 야마하 악기만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악기를 개발하면서 쌓은 소리 노하우를

전자 악기와 음향장비 개발에 쏟아부어
악기 제조사 그 이상의 영역으로 사업 분야가 넓어졌는데

넓어진 사업 영역이 악기 밖으로도 뻗어나가

금관악기를 만들면서 쌓은 금속 가공 노하우를 살려 골프채를 만든다거나

악기를 만들면서 쌓인 목공 기술을 살려 가구를 만드는 등

분명 그 배경을 살펴보면 납득은 가는데 이상하게 문어발처럼 뻗어나가는 사업구조를 보이고 있네요.

이것을 커다란 로드맵으로 만들어 벽에 붙여놨으니

음악 이론을 배운 뒤 오르간을 만들고
오르간을 만들었으니 피아노를 만들어보고

오르간과 피아노를 만들면서 쌓인 목공 기술을 살려 가구를 만들고
건반악기로 끝내기는 아쉬우니 모든 악기 제작에 도전해 보고

라디오와 TV가 가정에 보급되면서
점차 모든 분야에 전기전자 기술이 들어가니
전자 오르간을 시작으로 전자악기 개발에 뛰어드는가 하면
정 반대로 자연스러운 소리를 극대화한 음향장비도 만들고

음향장비를 만들었으니 자동차 전장사업에도 뛰어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업 확장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로드맵을 보면서도 그 과정이 어이가 없지만
대다수 분야에서 성공했다는 것이 어찌 보면 무섭기까지 하네요.

여기까지 글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야마하하면 떠오르는 다른 분야는 왜 안 나오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바로 오토바이, 이륜차입니다.

태생이 악기 만드는 회사였는데 대체 어떻게 오토바이를 만들게 되었는가 하니
악기와 가구를 만들면서 쌓인 목공 기술을 인정받아
2차대전 때 항공기용 프로펠러 제작을 의뢰받았거든요.

프로펠러를 만들면서 엔진 제작 기술도 쌓아 항공기용 엔진을 만들었는데
일본이 패전하면서 이 기술을 쓸 데가 없어졌으니
이를 대신해서 진출한 분야가 바로 오토바이입니다.

다만 기존 사업 분야와 워낙 동떨어졌던 탓인지
1955년 7월 1일 오토바이 부문을 분사해 야마하 발동기(야마하 모터)라는 별개의 회사가 돼버렸고
이제는 지분관계도 거의 없으니
악기를 만드는 야마하에 대해 다루는 이곳에서는 간단한 소개만 하고 있네요.

야마하에서 포기한 몇 안 되는 분야인 양궁 활을 지나

마저 야마하의 역사를 보여주는 여러 제품들을 보면

8~90년대 들어서 상당히 다양한 전자악기가 만들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DX7 신디사이저를 비롯해 전자악기 시장에 깊숙이 들어갔기에

여기에 전시 중인 전자악기도 꽤나 다양하네요.

야마하의 여러 파생 제품군 중 하나인 스포츠 용품을 지나

2000년대에 출시한 전자악기와 음향기기를 거쳐

이노베이션 랩으로 들어가니

AI 아티스트 스테이지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AI인지는 모르겠지만
손으로 조작하는 정도에 따라 음색이 달라지거나 목소리가 달라지는 노래를 들으니 신기하네요.

특이하게 생긴 평면 스피커 Flatone을 지나

야마하에서 만든 여러 음향장비를 구경하는 것으로

야마하 이노베이션 로드 관람은 끝.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
다음 여행지로 이동합니다.
ps. 하마마츠시에는 야마하 이외에도
신디사이저와 피아노로 유명한 롤랜드, 야마하 출신 직원이 세운 카와이 악기 제작소 등 여러 악기 제조사가 있어
시 차원에서 악기박물관을 지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날은 일정 관계상 생략했는데 지금 찾아보니 2026년 7월 10일까지 휴관이네요.
가볼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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