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여행 썸네일형 리스트형 '흙커피'를 파는 안양 카페 더 홈 (2021.12.20) 석수역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한 뒤 관악역에서 조금 떨어진 먹자골목에 있는 더 홈이라는 카페에 왔습니다. 특이하게 집 바닥에 있는 바위를 드러낸 실내로 들어가면 아늑한 조명과 가구와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는 노출 콘크리트와 벽돌이 카페 곳곳에 보이네요. 카페 외관도 외관이지만 여기를 찾아온 이유는 흙커피라는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이 생기는 커피 메뉴 때문인데요. 평일에는 재료를 많이 갖춰놓지 않는지 주문을 했더니 재료가 다 떨어져서 만들 수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마시고 그냥 돌아가기도 아쉬우니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해서 캠핑장처럼 꾸며놓은 카페 뒤뜰로 걸어가 따뜻한 난로 옆에 앉아 잠시 불멍을 때리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고 나서 한 달쯤 뒤 다시 더홈을 찾아 다시 흙커피.. 스낵카에서 먹는 간단한 저녁 (2021.12.20) 석수역 바로 옆에 있는 석수스넥카에 왔습니다. 2020년에 짧은 기간 동안 영동스낵카와 강남스낵카를 다녀온 뒤로 거의 1년 만에 스낵카를 방문했네요. 스낵카는 버스를 개조해 음식을 팔던 이동식 식당으로 푸드트럭의 조상쯤 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버스 차량의 노후화, 위생 문제 등의 이유로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죠. 오래전 석수역에 왔을 때에는 스낵카가 버스 원형을 꽤나 유지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스낵카 외관 곳곳이 조금씩 달라진 게 보입니다. 그래도 버스를 개조해 음식 조리나 식사를 할 수 있게 만든 스낵카라는 본연의 기능은 잘 남아있습니다. 스낵카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메뉴판을 보다 가볍게 저녁을 먹고 갈 심산으로 잔치국수를 한 그릇 주문했습니다. 스낵카 내부는 세월이 묻어나는데 Q.. 비행장 개발사 위주로 둘러본 여의도 기획전(2021.07.16) 모처럼 평일에 휴가를 낸 날에 굳이 서울역사박물관을 찾아왔습니다.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는 아니고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후 늦게 있어 시간을 잠시 때우려고 왔는데요. 마침 흥미로운 기획전이 열렸기에 기획전시실로 들어갔습니다. '모래섬, 비행장, 빌딩숲 여의도'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기획전은 금융과 상업의 중심지 기능을 하고 있는 여의도의 개발사를 알아보는 전시인데 한강 위 모래섬이었던 여의도에 1916년 지어진 일본 육군 비행장, 즉 여의도 비행장을 중심으로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육군 연병장 위에 지어져 군사용으로 쓰이던 여의도 비행장은 1920년대가 되면 전투기뿐만 아니라 민간 항공기도 많이 이용했는데 안창남의 고국 비행도 여의도 비행장에서 시작했고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옹도 귀국할 때 여의.. 우연히 작가를 직접 만난 김정기 전시회 (2021.06.26) 오랜만에 잠실 가는 버스를 타고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롯데뮤지엄에 왔습니다. 이날 열린 전시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정기씨의 작품을 다루는 '김정기 - 디 아더 사이드'입니다. 3천여 점에 달하는 그림들을 전시했다는 전시 소개문이 허튼 말이 아니라는 듯이 크고 작은 그림을 담은 액자들이 전시 초입부터 가득하네요. 벽에 걸린 그림들을 보면 단번에 느껴지는 특징이 있는데 상당히 다양한 인물과 사물을 한정된 공간에 빽빽하게 담으면서도 개체 각각의 묘사를 상당히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작가가 그림을 그릴 때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바로 그려낸다는 것인데요. 그의 전매특허이자 김정기 작가를 유명하게 만든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를 보면 구체적인 사물을 하얀 종이 위에 곧바로 디테일하게 그려내는 것을 .. 달이 사라진 야행성 (2021.12.08) 김포 북변동 시가지 옆 감정동 산자락에 위치한 카페 야행성. 야행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카페 영업도 저녁 6시부터 시작합니다. 밤에 영업을 하는 만큼 야경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고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포토존은 이 커다란 달을 배경으로 하는 곳인데 정작 그 달이 사라졌습니다... 물어보니 달을 없애버린 것은 아니라는데 대체 왜... 달 말고도 사진 찍기 좋게 꾸며놓은 곳이 여러 곳 있긴 하지만 날이 추우니 사진은 적당히 찍고 카페 안으로 들어갑니다. 카페 야행성을 검색해보면 야경을 찍은 사진이 여럿 나오는데 사실 이곳의 본업은 고양이 카페입니다. 그래서 입장료로 9,000원을 내면 음료를 1잔 무료로 줍니다. 쇼케이스에 있는 음료를 선택하는 것은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니 이 날씨에 굳이 아이스 아메리카.. 청화공간에서 마시는 푸른소금슈패너 (2021.12.08) 소래산 자락에 있는 작은 한옥집에 왔습니다. 청화공간이라고 하는 카페인데 널찍한 공간을 둘러싼 담벼락 안에 커다란 한옥 스타일 건물이 하나 있고 카페 건물 앞으로는 여름에는 파라솔만 펼쳐있을 자리가 겨울을 맞아 돔을 씌운 특이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카페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커피를 주문하는 카운터가 아닌 빵이 놓인 진열대기에 괜히 계획에 없던 빵 한 조각을 집어 쟁반에 올려두고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푸른소금슈패너를 주문하려는데 주문하기 전에 먼저 자리를 잡고 오라고 안내를 하네요.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카페라서 마음에 드는 자리는 없었지만 다행히 자리를 잡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자리에 외투를 두고 다시 카운터로 달려가 주문을 마친 뒤 카페 이곳저곳을 사진으로 남겨보고 커피를 .. 시대를 풍미하고 사라진 화신백화점의 흔적을 찾아서 (2021.12.05) 디뮤지엄에서 열린 독립출판 행사 서울 퍼블리셔스 테이블 2021을 찾아 3개 층을 오르내리면서 흥미로워 보이는 책을 찾아 그중 2권을 골랐습니다. 꽤나 시간을 들여 책을 골랐는데 이것만 가지고 글을 쓰자니 할 얘기가 많지 않아서 오랜만에 서울에 온 김에 한 곳 더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온 곳은 종로타워 옆 센트럴폴리스 지하 1층에 있는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공평동 재개발 중 거의 온전한 모습을 간직한 채로 발굴된 골목길과 건물터를 원형을 거의 그대로 보존한 채 건물 안으로 가져와 전시하는 박물관입니다. 건물터를 원래 있던 자리에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절로 감탄이 나오지만 사실 건물터와 조각 유물만 보고 가기엔 뭔가 조금 심심한데요. 그래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 열린 특별전을 중심으로 박물관을.. 환선굴 한 바퀴 (2021.07.31) 인제 서킷을 달리고 난 뒤 고속도로도 신나게 달려 대금굴과 환선굴이 있는 삼척 대이리 동굴지대에 왔습니다. 두 동굴 모두 모노레일을 타고 접근할 수 있는데 대금굴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못 보는 곳이라서 이날은 환선굴만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4,500원. 갈림길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면 모노레일을 타고 오를지 등산길을 걸어 올라갈지 선택해야 하는데요. 저 안내판만 보면 모노레일을 안 타는 게 바보 같지만 모노레일 승차권 가격이 왕복 7,000원이라 잠시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아무튼 승차권을 사서 승강장으로 올라가니 하필이면 반대편 전동차가 먼저 오네요. 한참을 기다려 모노레일에 올라타 편안하게 산 구경을 하면서 10여 분을 올라가 환선굴에 도착했습니다. 내부를 한 바퀴 도는 탐방로.. 경비행기의 무덤이 돼버린 어섬비행장 (2021.08.21) 화성시 서쪽 끝에 있는 어도(어섬). 예전에는 이름대로 섬이었지만 시화호 간척으로 육지와 딱 붙은 지 오래인 이곳은 간척지답게 산보다는 평지가 많이 보이는 곳입니다. 이곳에 펼쳐진 들판을 걸으면 보이는 것은 들판에서 보기 힘든 것들인데요. 언제부터 이곳에 방치된 것인지 알 수 없는 경비행기 잔해들이 억새가 자라는 땅 곳곳에 방치돼있습니다. 이 포스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의 이름은 어섬비행장. 하늘 위로 김포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들이 지나가기도 하고 드론 시범구역으로 지정된 덕에 드론이 날아오르기도 하지만 정작 비행장을 이용할법한 경비행기는 하늘을 날지 않고 있습니다.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 보는데 자동차가 지나갈 길만 보일 뿐 비행기가 달릴 활주로도 마땅치 않아 보이네요. 항공정보포털 레저비행정보.. 김밥에 계란말이를 감싼다고 해도... (2021.11.26) 인천터미널 근처 로데오광장에 노점이 몇 곳 있는데 그중 까치네떡볶이라는 곳에 왔습니다. 노점상에서 파는 분식들이 메뉴가 대부분 그게 그거지만 여기서 파는 김밥은 좀 많이 다릅니다. 계란 지단을 빼고 김밥을 말은 뒤 반대로 김밥을 계란 지단으로 둘둘 말아 계란말이 김밥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네요. 가격이 3,000원이니 일반적인 김밥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그래도 괜히 맛이 궁금해져서 계란말이 김밥 하나 떡볶이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김밥을 주문하면 계란말이 김밥을 썰고 그 위에 떡볶이 국물을 부어 주네요. 영롱한 비주얼에 감탄하면서 김밥 한 점을 젓가락으로 들어 맛을 보는데... 그냥 김밥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맛입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계란은 어차피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니 계란을 김밥 밖에 둘둘 만다고.. 인제스피디움에서의 서킷 주행 (2021.07.31) 이른 새벽부터 집을 떠나 인제 내린천 휴게소에서 아침밥을 먹습니다. 황태정식으로 꽤나 유명한 휴게소인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황태정식을 팔지 않고 있어 돼지고기 김치볶음으로 배를 채웁니다. 한편 내린천 휴게소에는 백두숨길관이라는 작은 전시실도 있는데 시국이 시국인 만큼 역시나 못 들어가네요. 전망대 역할을 겸하는 카페에서 열심히 휴게소 주변 경치만 바라보다 다시 운전대를 잡고 인제스피디움에 왔습니다. 대학생 시절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레이싱 행사 때 진행요원을 맡은 적이 있지만 아쉽게도 서킷을 직접 달려보지 못했는데요. 그때의 아쉬움을 이제야 달려보려고 인제스피디움 서킷 라이선스비 10만 원을 미리 결제해 인터넷으로 이론교육을 듣고 이날 실기 주행을 하러 왔습니다. 실기 주행 시간까지 조금 시간이 남아 .. 마지막으로 남은 시민아파트 회현시범아파트 (2021.11.20) 무한도전, 대탈출, 스위트홈 등 각종 예능이나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한 회현시범아파트. 1960년대 김현옥 서울시장 주도로 지은 시민아파트가 부실공사로 숱한 논란을 일으키고 와우 시민아파트 붕괴사고라는 대참사가 발생하자 김현옥 시장이 사퇴하고 남은 시민아파트 사업이 취소되는데 회현동에 짓고 있던 이 아파트는 부실공사 수습이 어느 정도 가능해서 시민아파트 이후 추진되던 시범아파트 사업에 편입해 1970년 완공했습니다. 회현시범아파트는 70년대 당시에는 고층인 10층으로 지었지만 공사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였는지 엘리베이터가 없는데요. 고층 입주자들의 이동 불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6층에 산 중턱을 잇는 구름다리를 지었고 이 구름다리는 회현시범아파트를 다른 아파트와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이 되었습니다..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