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집에 NAS(Network Attached Storage)를 두고 싶었습니다.
나스는 간단히 말하면 클라우드 스토리지용 컴퓨터인데
구글 드라이브나 네이버 클라우드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와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데이터 저장을 인터넷 기업의 데이터 센터가 아닌 집이나 사무실에 둔 나스에 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개인이 쓰기에는 인터넷 클라우드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기본으로 제공하는 용량이 상당히 적어서 대용량 파일을 저장하는 용도로는 부적합하니
나스를 하나 장만해서 집에 설치하고 싶었죠.
하지만 시놀로지 제품은 저가형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 일단 포기하고
라즈베리 파이에 OMV(OpenMediaVault)를 깔아 자작 나스를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막상 라즈베리 파이도 4B 모델 가격이 그렇게까지 저렴하지는 않아서 문제였지만.
아무튼 그러던 차에 집에 쓰고 있던 인터넷 공유기에 USB 포트가 달려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습니다.
집에서 쓰던 공유기는 ipTIME의 A2003NS-MU라는 모델인데
ipTIME 공유기 모델명에 NS가 붙은 모델은 USB에 저장장치를 달아 간이 나스를 돌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 굴러다니는 것들을 모아 간이 나스를 돌려보기로 했습니다.
공유기에 달린 USB 포트를 보니 USB 2.0 규격이라
집에 돌아다니는 외장하드 케이스 중 USB 2.0이 달린 케이스를 꺼냈습니다.
나스는 파일을 자주 읽고 써서 SSD보다는 하드디스크를 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공유기에 달린 물건이 USB 2.0이라 속도가 느릴 테고
파일을 백업하는 용도보다는 일시적으로 공유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거라
데이터 안정성은 조금 무시해도 될 정도니 하드디스크 대신 128기가 SSD를 장착.
외장하드 케이스와 SSD 모두 이전에 사뒀다 애물단지가 됐던 물건들입니다.
제품 설명서를 찾아보니 USB 허브를 달면 저장장치를 인식할 수 없다고 하는데
단순히 길이를 늘리는 USB 연장 케이블은 별문제 없이 잘 인식됩니다.
SSD를 달았으니 이제 설정을 할 차례입니다.
공유기를 연결한 컴퓨터를 켜고 크롬이나 엣지 등의 브라우저를 실행한 뒤
주소창에 192.168.0.1을 입력해 ipTIME 관리도구로 들어갑니다.
공유기를 처음 건드릴 때 만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로그인하고
관리도구를 누른 뒤
A2003NS-MU 기준으로 USB/서비스 관리 항목으로 들어가
장치 관리를 누르면 USB에 저장장치가 제대로 연결이 됐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유기마다 제공하는 기능이 달라서 USB 저장장치 항목이 따로 분리돼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장장치가 공유기에 잘 연결된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 외부에서 공유기를 거쳐 저장장치에 접속할 수 있는 설정을 하겠습니다.
A2003NS-MU 기준으로 USB/서비스 관리 항목의 서비스 설정 메뉴로 들어가면 위와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제품에 따라 기본 내장 App관리 항목에 서비스 설정이 있기도 합니다.
서비스 설정의 ipDISK 주소 관리를 누르고
중단으로 체크되어있는 서비스 항목을 실행으로 바꾼 뒤
ipDISK 주소와 ipDISK 이메일을 입력합니다.
ipDISK 주소는 원하는 단어를 입력하면 되고
ipDISK 이메일은 자신이 주로 쓰는 이메일을 입력하면 됩니다.
입력을 마쳤으면 아래 적용을 누릅니다.
다음으로 ipDISK/FTP 서비스 설정을 합니다.
서비스를 실행으로 바꾸고, 문자셋은 자동, ipDISK(FTP)포트와 HTTP포트는 기본포트사용으로 지정했는데
한동안은 멀쩡하게 작동하다가
갑자기 'HTTP 포트에 접속할 수 없어 스트리밍 기능이 제한됩니다.
서버에 설정된 문자셋 인코딩을 선택하세요'라는 경고가 떠서
ipDISK(FTP)포트는 2121로 고정해뒀습니다.
다음으로 사용자 아이디와 암호를 입력할 차례입니다.
예를 들어서 가족끼리 각각 저장공간을 나눠 쓰고 싶다면
가족별로 아이디와 암호를 만든 뒤 속성은 읽기/쓰기로 지정하고 폴더를 가족 각각 쓰는 폴더로 지정하면
아빠는 아빠폴더만, 엄마는 엄마폴더만 접속해 사진을 올리거나 할 수 있습니다.
속성에서 권한을 읽기로 설정한 뒤 파일을 읽을 수만 있는 게스트 계정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계정을 만들었으면 오른쪽 아래 적용을 누르고 오른쪽 위에 있는 저장을 누르면 간이 나스를 위한 설정은 끝.
설정이 끝났으니 이제 공유 저장장치에 들어가 봅시다.
PC에서는 ipDISK Drive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공유기에 연결된 드라이브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ipTIME 공유기 관리자 서비스 설정 메뉴에 적힌 [PC용 ipDISK Drive 프로그램 다운로드] 글자를 누르거나
ipTIME 홈페이지 고객지원 메뉴에서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실행하면 위와 같은 화면이 나오는데요.
앞서 지정한 서버주소(ipDISK 주소), 사용자 ID, 암호를 입력하고 서버연결을 하면
이렇게 컴퓨터에 장착한 저장장치인 것처럼 탐색기에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 시작옵션에서 접속정보 저장과 시작시 자동실행을 체크하면
별다른 실행 없이 바로 공유기에 꽂은 드라이브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공유기 관리도구에서 윈도우 파일공유 서비스를 지정해서 PC에서 연결할 수도 있는데요.
서비스를 실행으로 체크하고 아래 속성, 사용자 ID, 암호를 FTP 설정과 동일하게 입력했습니다.
서버이름이나 작업그룹은 안 건드려도 무방하고
프로토콜은 SMB2 그대로 뒀습니다.
설정을 저장한 뒤 시작 버튼 옆 실행창에 \\192.168.0.1 또는 \\iptime을 입력하고 엔터를 치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화면이 뜹니다.
공유기 관리도구에서 정한 대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내 자격 증명 기억에 체크한 뒤 확인을 누르니
ipDISK Drive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처럼 탐색기에서 공유 드라이브에 접근한 화면이 뜹니다.
차이가 있다면 ipDISK Drive는 내 PC에서 드라이브로 인식을 하는 반면
윈도우 파일공유 서비스를 통한 접근은 네트워크 공유폴더로 인식한다는 점이죠.
자주 쓸 폴더를 왼쪽 즐겨찾기에 고정해두면 필요할 때마다 드라이브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을 쓰면 연결된 네트워크가 바뀌었을 때 드라이브로 연결이 되지 않으니
FTP를 통한 접속과 같이 쓰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의 경우 앱스토어에서 ipdisk 앱을 검색해서 다운로드한 뒤
앱을 실행하고 NAS 신규 등록을 선택,
스마트폰에 저장할 NAS 설명(별명)을 정하고
나머지 항목은 PC에서 연결할 때와 마찬가지로 채워주고 등록을 누르면
이렇게 NAS 드라이브가 뜹니다.
앞서 올린 스크린샷은 아이폰에서 찍었는데요.
안드로이드폰도 마찬가지로 구글 플레이에서 ipDISK 앱을 검색해 설치하면 됩니다.
이후 과정은 앞서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
스마트폰에서 파일을 올려보기 전에 오른쪽 위 메뉴 버튼을 누르고 설정으로 들어가니
아이폰에서는 건드릴만한 옵션이 사진 자동업로드 설정 정도뿐인데
안드로이드에서는 파일을 선택할 때 실행할 앱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iOS보다 안드로이드가 자유도가 더 높아서 설정도 안드로이드에서 건드릴 것이 많네요.
이제 스마트폰에서 공유기 드라이브로 사진을 올려보겠습니다.
왼쪽 아래 아이콘을 누르면 NAS에서 스마트폰 저장공간으로 위치가 바뀌는데요.
여기서 오른쪽 위 메뉴 버튼을 누르고 업로드를 누릅니다.
아이폰에서 사진을 올린다면 이때 사진 접근 권한을 허용할지 묻는 문구가 나오고
안드로이드에서 사진을 올린다면 앱을 처음 실행할 때 권한을 묻는 문구가 나올 테니
바로 사진을 고르는 화면이 나올 겁니다.
사진을 비롯해서 업로드할 파일을 고르고 전송하면 끝.
업로드한 사진을 눌러보니 바로 열리고
동영상 파일도 인터넷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바로바로 재생이 됩니다.
잠깐 동안 써보니 구글 드라이브나 네이버 클라우드를 쓰듯이 파일을 올리고 내려받을 수 있고
용량 문제에서 인터넷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터넷 공유기로 구동한 간이 NAS는 불편함도 제법 있었습니다.
윈도우 탐색기에서 드라이브를 보면 실제 용량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10TB로 보이는 오류가 있고,
아이폰에서는 앱 권한에 문제가 있는지 드라이브에 저장된 사진을 보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사진을 다운로드해도 사진 앱으로 옮겨지지 않고 ipDISK 앱 내부저장소에서만 볼 수 있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모델의 경우 워드프레스나 제로보드 등 웹페이지 호스팅을 지원하기 위한 플러그인이 있긴 하던데
디스크 여럿을 레이드로 묶는 등의 데이터 안정성과 관련된 부가기능은 제공하지 않는 점도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제가 쓰는 공유기 자체의 성능도 아쉬운 부분이 보이는데
리얼텍 RTL8197F 1GHz 싱글코어 프로세서에 128메가 DDR2 RAM,
그리고 무엇보다 USB 인터페이스가 2.0이라 파일 이동하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하지만 기존에 쓰고 있던 공유기와 집에 안 쓰고 놔두던 SSD를 사용해서
비용 부담 없이 간이 나스를 갖췄고,
스마트폰에서 PC 사이에 파일을 전송하는 정도로는 이 정도로도 충분해서 만족합니다.
파일을 백업하는 용도로서의 나스는 조금 뒤로 미루고 이번에 갖춘 간이 나스를 한동안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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