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반도와 미륵도를 연결하는 충무교 옆에는
1932년에 완공한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이 있습니다.
지어진지 100년 가까이 되는 터널이라 차가 지나가기엔 부적합해
터널 옆에 충무교를 지어놔서 차는 다리를 지나가지만
사람은 지금도 터널을 지나다닐 수 있어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도 이 터널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바다 밑으로 짓긴 했지만 외관은 여느 터널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여기가 해수면으로부터 얼마나 깊게 지어졌는지를 보여주는 팻말과 함께
해저터널과 관련된 이런저런 사진을 걸어둬서
터널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터널이 지어진 좁은 해협을 부르는 이름은 판데목(한자로는 착량/鑿梁)인데
판데목을 부르는 다른 이름으로 송장목이라는 특이한 명칭이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당포해전이 진행된 이곳에서
수많은 왜군들이 도망치거나 죽었다고 해서
말 그대로 송장에서 이름을 따온 송장목이라는 지명이 생긴 것이죠.
그래서 일제 시절 죽은 조상들의 영혼을 밟고 지나갈 수 없다고 해서
바다 위를 지나는 다리 대신 바다 아래를 지나는 터널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30년 뒤 충무공의 이름을 붙인 충무교가 송장목 위에 놓였으니
어떻게 보면 그야말로 뻘짓이지만 말이죠.
아무튼 임진왜란 당시의 이순신 장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착량묘라는 사당이
해저터널 북쪽 출입구 근처에 있습니다.
이순신을 기리는 사당의 효시가 되었다는 착량묘에 잠시 들렀다 나와
시내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에 도착,
원래대로라면 거제도로 넘어가서 다음 여행 일정을 진행했어야 하는데
갑자기 일이 생기는 바람에 여행이고 뭐고 때려치우고 급하게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이 여행 성격도 좀 많이 달라졌는데요.
처음에는 2박 3일 여행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여행이 중간에 끊긴게 억울해서 틈틈이 남쪽으로 내려가는 여행으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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