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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09.13 교토북부, 세토우치

12. 니시혼간지와 히가시혼간지

 

 

본인의 저질 체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정을 짠 과거의 저를 저주하며

 

이날도 새벽 일찍 일어나

 

 

 

 

엔마치역에서 교토역으로 가는 첫차를 타러 갑니다.

 

 

 

 

새벽인데 날은 더우니

 

 

 

 

음료 대신 아이스크림으로 속을 식히고

 

 

 

 

5시 17분에 엔마치역을 출발하는

 

 

 

 

사가노선 교토행 열차를 타고

 

 

 

 

교토역에 도착.

 

 

 

 

커다란 코인 락커에 백팩을 넣고

 

 

 

 

꼭두새벽부터 교토 시내 관광을 시작합니다.

 

 

 

 

교토역 일대 지도를 보면 교토 북쪽에 커다란 절이 두 곳 있는데

 

왼쪽이 니시혼간지, 오른쪽이 히가시혼간지입니다.

 

 

 

 

두 곳 모두 이른 아침 문을 여는데

 

 

 

 

니시혼간지가 5시 30분 개장이라 좀 더 빨리 문을 여니

 

 

 

 

니시혼간지에 먼저 들어가봅니다.

 

 

 

 

정식 명칭인 류코쿠잔 혼간지(龍谷山本願寺)보다 니시혼간지라는 별칭이 더 많이 쓰이는 이곳은

 

13~14세기에 지어진 유서 깊은 절로

 

영향력이 종교계를 넘어 정치계에도 미쳤을 때에는

 

오다 노부나가와 대립하기도 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절입니다.

 

 

 

 

한국은 물론 일본에 있는 절도 보통은 본당을 중심으로 여러 작은 건물이 모여 있는 반면

 

니시혼간지는 정토진종(浄土真宗)만의 가람 양식이 있는 것인지

 

거대한 건물 2채가 절의 중심에 있고 부속 건물이 거의 없습니다.

 

 

 

 

간단히 절 내부를 둘러볼까 해서 거대한 두 건물 중 왼쪽에 있는 고에이도(御影堂, 어영당)을 지나

 

 

 

 

또 다른 중심 건물 아미다도(阿弥陀堂, 아미타당)으로 가보니

 

 

 

 

아침 법회가 한창이라 조용히 나옵니다.

 

 

 

 

니시혼간지는 한국과 기묘하게 얽혀있기도 한데

 

오타니 코즈이라는 니시혼간지의 주지승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타니 코즈이는 니시혼간지의 재정으로 중앙아시아 지역 탐험을 나섰고

 

이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서양의 탐험가가 그랬듯이 일본으로 가져왔는데

 

잦은 탐험으로 니시혼간지의 재정에 문제가 생기자

 

자신의 컬렉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팔아넘겼는데요.

 

 

 

 

오타니 컬렉션이라 불리는 이 유물들은 주인이 여러 번 바뀌며 한반도로 건너와 조선총독부 박물관에 전시되었고

 

해방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이 유물을 소유하게 되면서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 중앙아시아실에서 상설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국외반출유물을 돌려받기 위해 애쓰는 나라 입장에서 상당히 아이러니한 전시물을 가지고 있는데

 

이제 와서 유물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자니

 

하필이면 유물이 발굴된 곳이 동튀르키스탄, 즉 신장 위구르 자치구라서...

 

 

 

 

아무튼 이런 기이한 인연으로 얽힌 절이기에 한 번쯤 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일찍 와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고에이도와 아미다도 외에도 히운카쿠(飛雲閣)라는 멋진 누각이 있는데

 

여기는 비공개 구역이라 넘어가고

 

 

 

 

니시혼간지에서 나와

 

 

 

 

니시혼간지 부속 건물인 덴도인(伝道院)을 거쳐

 

 

 

 

이번에는 오전 6시에 문을 여는 히가시혼간지로 들어갑니다.

 

 

 

정식 명칭이 신쇼혼뵤(真宗本廟, 진종본묘)인 히가시혼간지는

 

내부 구조가 니시혼간지와 비슷한데

 

 

 

 

히가시혼간지가 정치적인 갈등으로 니시혼간지에서 갈라져 나와 세워진 절이지만

 

정통성 경쟁에서 밀리지 않게 가람 양식을 크게 바꾸지 않은 게 아닐까 싶네요.

 

 

 

 

히가시혼간지라는 별칭부터가 혼간지에 대응하는 의미에서 붙여졌고

 

혼간지는 히가시혼간지 서쪽에 있다고 해서 앞에 니시가 덧붙여져 지금에 이르고 있는데

 

 

 

 

아미다도도 고에이도도 건물 크기는 히가시혼간지가 니시혼간지보다 훨씬 크지만

 

 

 

 

아무래도 니시혼간지의 역사 자체가 오래됐고 권위도 있다 보니

 

니시혼간지는 '고도 교토의 문화재'라는 이름으로 다른 유적과 묶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반면

 

히가시혼간지는 여기에 들지 못한 채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절을 두 곳이나 돌아다니니 벌써부터 지쳐서

 

 

 

 

히가시혼간지 구경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도록 하죠.

 

 

 

 

다시 교토역으로 돌아가

 

시내버스를 타고 더 멀리 있는 절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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