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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4.01.10 산인

15. 신라와 일본의 교류 흔적이 있는 카라카미시라기신사(신라신사)

 
 
5시 반에 일어나
 
이즈모타이샤를 본뜬 듯한 이즈모시역으로 가서
 
 

 
 
이즈모 지역과 연관이 깊은 스사노오 신화와
 
 

 
 
이나바의 흰토끼 이야기를 다룬 그림을 간단하게 보고
 
 

 
 
이즈모시역에서 서쪽으로 가면 나오는 오다시역(大田市駅)으로 이동합니다.
 
 

 
 
톳토리 마츠에 패스로는 이즈모시역까지만 쓸 수 있기에 승차권을 새로 사야 하는데요.
 
 

 
 
이즈모시역에는 교통카드 단말기가 달린 자동개찰기가 있지만
 
이즈모시역 서쪽으로는 교통카드를 쓰지 못하기에
 
 

 
 
교통카드 잔액으로 승차권을 구매.
 
 

 
 
5시 50분에 마스다역까지 가는 보통열차를 타고
 
 

 
 
40분쯤 달려
 
 

 
 
스스로 문을 열고 열차에서 내린 뒤
 
 

한국 한자음으로 읽으면 대전시라 대전광역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하네요.

 
 
오다시역 승강장 밖으로 나갑니다.
 
 

 
 
실수로 교통카드 찍고 온 사람은 현금으로 운임을 내라는 안내와
 
 

 
 
수험생은 자유롭게 가져가라는 에마 모양 합격 입장권,
 
 

 
 
이즈모시를 넘어 시마네현 전체를 대표하는 듯한 캐릭터 '시마넷코',
 
 

 
 
그리고 오다시 마스코트 캐릭터인 '라토쨩'이 있네요.
 
 

 
 
오다시를 대표하는 관광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와미긴잔인데
 
이와미긴잔을 가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이소타케역(五十猛駅) 근처에 있는 곳을 먼저 가볼 겁니다.
 
 

 
 
저기까지 가는 시내버스가 있긴 한데
 
시골에는 6시에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없거든요.
 
그럼 답은 택시뿐이네요.
 
 

 
 
택시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하고 거기서 잠시 기다렸다 다시 오다시역으로 돌아가달라고 말한 뒤
 
 

 
 
택시 안에서 성난 파도를 보며 달리다
 
 

 
 
목적지 카라카미시라기신사(韓神新羅神社)에 도착했습니다.
 
 

 
 
카라카미(韓神, 한신)은 신라에서 일본으로 건너왔다는 스사노오(素戔嗚尊, 소잔오존)을 가리키는 것 같고
 
시라기(新羅)는 말 그대로 삼국시대의 그 신라니
 
어떻게든 한반도와 관련이 있는 곳 같은데
 
 

 
 
워낙 오래전에 지어진 곳이다 보니 남아있는 사료가 많지 않아
 
 

 
 
신사 입구에 놓인 안내판에도
 
이름을 보면 한국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식으로 한일관계에 대해 짧게 언급할 뿐
 
언제 지어진 신사인지, 어째서 신사 이름에 한신과 신라가 들어가게 됐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내판 옆에는 구로(グロ)라는 행사가 국가지정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는 표식이 있는데
 
이 행사도 이름의 의미나 기원이 불분명한 것 같네요.
 
 

 
 
어쨌거나 이곳의 제신 스사노오나 신사 이름을 봤을 때 신라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신사를 지은 것 같은데
 
 

 
 
고대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교류 하면 백제를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고 저 역시 마찬가지지만
 
의외로 고대 신화에는 신라와 일본 사이의 교류를 보여주는 흔적이 많습니다.
 
일본 창세 신화인 기기신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스사노오는 신라에서 건너온 신이고
 
한반도에서 전해지는 설화 중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왕이 되었다는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라의 왕 석탈해(탈해 이사금)도 신라와 일본 사이의 교류를 보여주는 왕인데
 
왜국에서 동북쪽으로 1000리 떨어진 다파나국에서 태어난 석탈해는
 
한반도로 건너와 가야 왕위를 노리다 실패하고 신라로 건너왔는데요.
 
왜에서 건너온 호공이라는 사람의 집이 마음에 들어
 
호공 집에 숯과 숯돌을 묻어놓은 뒤
 
자신은 원래 대장장이 집안으로 잠시 이웃마을에 살던 중 호공이 집을 빼앗았다는 궤변으로 호공의 집을 차지했는데
 
나중에 석탈해가 왕위에 오른 뒤 호공에게 대보라는 상당히 높은 직위를 부여한 것을 보아
 
석탈해가 일본에서 건너왔다는 정체성과 함께
 
정치적 영향력을 얻기 위해 호공으로 대표되는 왜인 세력과 결탁했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탈해 이사금 재위 기간인 59년 신라가 왜와 수교했다는 기록도 있고.
 
 

 
 
꽤나 밀접한 관계로 가나 싶던 신라와 일본 사이의 교류는
 
탈해 이사금 때에도 있었던 왜의 침략으로 조금씩 금이 가더니
 
4세기 때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던 것 같습니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기록이 없지만
 
일본서기에는 기록이 있는 이와이의 난(磐井の乱)처럼
 
신라에서 왜국 내전에 개입하는 등의 사례도 있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한일관계는 참 복잡하네요.
 
 

 
 
아직 모르는 이야기가 많은 고대사 이야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이즈미타이샤에 있는 시메나와만큼이나 굵은 카라카미시라기신사의 시메나와와
 
 

 
 
경내에 있는 작은 신사 후나타마신사(船玉神社)를 보고
 
 

 
 
신사 옆 바다를 보니
 
 

 
 
어선 옆에 뭔가 특이한 것이 있습니다.
 
 

 
 
구로라는 행사에 쓰이는 카리야(カリヤ)라는 집인데
 
 

 
 
마을 사람들이 이 안에 들어와 불을 지피고 떡을 구워 먹는다고 하네요.
 
정월 11일에 카리야를 만들고 14일까지 유지하다 15일에 카라야를 불태워버린다고 하는데
 
운 좋게 딱 이 시기에 맞춰 이소다케에 와서 귀한 걸 보고 갑니다.
 
 

 
 
저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택시기사님을 생각해서 구경은 이 정도로 마치고
 
 

 
 
다시 오다시역으로 돌아가
 
살벌한 택시비를 내고 다음 여행지로 갑니다.
 
고구려 코마신사부터 시작해 백제 쿠다라오신사를 거친 삼국시대 신사 여행은
 
카라카미시라기신사 방문으로 마무리.
 
 

 
 
ps 1. 저는 시간문제로 택시를 타고 갔는데
 
혹시나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오다시역 길 건너 버스센터에서 오다고츠선(大田江津線) 버스를 타고
 
오우라니시구치(大浦西口) 정류장에 내려 걸어가면 됩니다.
 
ps 2. 카라카미시라기신사에서 조금 떨어진 카라시마(韓島)라는 섬에
 
카라시마신사(韓島神社)도 있는데 시간 관계상 여기는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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