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에는 아무 이유 없이 아스트람 라인 열차를 탔지만
여행 마지막 날 아침에는 목적지가 있어 아스트람 라인을 타러 갑니다.
켄쵸마에역에서 열차를 타고
쵸라쿠지역에 내려
스크린도어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한 열차 사진을 찍고
부역명에 들어간 누마지 교통 뮤지엄으로 가려는데
출구로 가는 길에 아스트람 라인 이용 증명서라는 종이가 있네요.
아스트람 라인 이용 증명서를 가지고 박물관에 가면
박물관 입장권을 100엔 할인해 준다고 하니 바로 챙기고
남쪽 출구로 걸어가
아스트람 라인을 운영하는 히로시마 고속교통 본사 건물 옆에 있는
누마지 교통 뮤지엄에 도착.
안내판을 보니
뭔가 특별전이 열린 듯한데
일단 상설전부터 보기로 하고
할인받은 입장료 410엔을 내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조금은 의외로 느껴지는데 가장 먼저 나오는 전시물은 기차가 아닌 공항입니다.
히로시마시 남쪽 바닷가에 있던 히로시마 공항을
공항 확장을 위해 저 멀리 미하리시에 있는 산으로 옮긴 것이 1993년인데
히로시마 시내 접근성은 개판이지만 어쨌거나 국제선 비행기도 뜨는 공항이니
히로시마 입장에서 소중한 공항인가 봅니다.
여느 일본 대도시처럼 히로시마도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기에
항구, 배와 관련된 전시물도 많은데
히로시마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에 대한 소개도 있길래
나중에 타봐야지 하고 사진을 찍어봅니다.
이어서 수많은 모형들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는데
하늘은 물론 우주까지 수놓은 수많은 비행체들부터
전 세계 바다를 항해하던
여러 이름난 배들과
깊은 바닷속을 탐험하는 잠수정 등
관심은 많지만 자세히는 모르는 교통수단을 지나면
그래도 아는 것이 있는 기차를 작게 축소한 기차모형이 쭉 이어집니다.
한국과도 미묘하게 관련이 있는 남만주철도의 특급 아시아를 시작으로
일본국유철도에서 운영한 수많은 특급열차와
신칸센으로 운행했던 열차들과 지금도 현역으로 운행하는 신칸센 전동차들,
JR 서일본의 초호화 크루즈 열차 '트와일라이트 익스프레스 미즈카제' 등을 보고 나니
자연스럽게 시선이 노면전차 모형으로 이동합니다.
일본 최대 노면전차 회사가 있는 곳답게 지금까지 여러 전차가 운행을 하다 은퇴했는데요.
그중 900형 노면전차는 바다를 건너 화랑대 철도공원으로 오게 됐는데
지금은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가장 최근 도입한 노면전차 모형까지 보고 나서
이번에는 자동차 모형을 보러 갑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 중 마츠다가 본사를 둔 곳이 히로시마기에
마츠다 자동차 모형은 따로 있지 않을까 했는데
마츠다가 일본 자동차 제조사 3강 4약 중 4약에 들어가는 회사라서 그런지
따로 마츠다에 대해 다루거나 하지는 않나 봅니다.
대신 787B 르망은 따로 공간을 차지하고 있기에 이거라도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보죠.
히로시마 시내를 관통하는 또 다른 대중교통인 아스트람 라인은
박물관이 있는 곳이 아스트람 라인을 운영하는 회사 본사이기도 하니
제법 번듯하게 전시대를 만들어놨는데
아스트람 라인과 똑같은 크기로
소방차 전시대도 마련해 놨습니다.
일단 전시물이 있으니 사진을 찍긴 했는데 소방차가 교통과 관련이... 있나?
정신없이 본 수많은 모형 관람은 이 정도로 하고
자동차와 비행기에 들어가는 엔진,
레이싱 카에 쓰이는 매끈한 타이어를 지나
벤츠가 만든 세계 최초의 자동차,
조지 스티븐슨이 만든 증기기관차 로켓호,
로버트 풀턴이 만든 세계 최초의 상업용 증기선 노스 리버 스팀보트,
라이트 형제가 비행에 성공한 비행기 플라이어 1호까지
운송수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발명품들의 모형을 보고 나니 2층 상설 전시는 끝.
2층에 있는 전시물이 하도 많아
레이와 5년도 비히클 갤러리에서 열린
수장품전 비장의 일품 - 자동차편 - (収蔵品展 秘蔵の逸品 -自動車編-)은 대충 보고 나갈까 했는데
그냥 지나치기엔
전시된 미니카와 카탈로그가 너무 상태가 좋네요.
박물관에서 내세운 안내문에도
상설전에 소개하기엔 주제나 성격이 맞지 않아 늘 공개하지 못하던 수장품을 모아 전시한다고 적어놨기에
이때 아니면 언제 이런 것들을 보겠나 싶어
계획에 없던 시간을 더 들여
이것저것 사진으로 남기고
3층 파노라마 플로어에 있는 비히클 시티에 왔습니다.
전시실 한가운데에 놓인 거대한 도시 디오라마를 보니 입이 떡 벌어지는데
도시 내에서 움직이는 거의 모든 교통수단을 재현해 놓은 것 같네요.
도시 간 운송을 담당하는 철도와 도로는 물론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관광용으로 쓰지만
보고타, 라파스, 키토 등 남미 도시에서는 대중교통으로 쓰는 케이블카(로프웨이)도 보이고
개념 자체는 오래전에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본격적인 상업 운행은 시기상조인 듯한 PRT(Personal Rapid Transit)도 보이고
거대한 공항과
그 옆 해상에 떠있는 헬리포트,
그리고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모습의 컨테이너선이 정박 중인 부두가 보입니다.
현실에 있는 것과 여전히 구상 중인 것들이 모두 혼합된 가상의 도시에서
어떤 운송수단이 움직이고 있는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네요.
2층에서 조금 뜬금없게 놓여있던 소방차와 마찬가지로
3층에는 뜬금없게도 건설장비 모형이 놓여 있습니다.
교통 인프라 건설에 필수요소니 교통과 아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닌데...
아무튼 여기서도 물음표를 하나 추가.
4층으로 올라와 거대한 비히클 시티를 바라보다 내려오는 것으로 박물관 실내 관람은 끝.
정말 볼거리가 넘치는 박물관이었는데
어째 전시물 대다수가 모형이고 실물은 거의 없습니다.
실물 기차는 딱 1대, 그것도 야외 광장에 방치된 듯이 놓인 히로시마 전철 650형 노면전차가 전부네요.
수많은 전시물을 보고 내려왔기에 입장료가 절대 아깝지 않지만
전시 공간이 턱없이 좁아 전시를 못 하는 것이 아니라면
실물 전시물이 조금 더 다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야외 광장에서 잠시 바람을 쐬다 안으로 들어와
몇 안 되는 실물 전시물인
마츠다 RX-8 수소자동차와
콘셉트카라서 지금 봐도 미래적인 느낌이 드는
1970 도쿄 모터쇼 참가 자동차 RX-500.
뉘르부르크링 서킷 레이스 '마라톤 드 라 루트'에 1968년 참가했던
마츠다 코스모 스포츠의 레플리카를 보는 것으로 박물관 관람은 정말 끝.
여러모로 특이한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먹고
쵸라쿠지역으로 돌아가 다시 아스트람 라인을 타고 시내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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