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시노에서 너무 실망을 한 나머지 여행 일정이 붕 떠버린 채로 카시하라진구마에역에 도착했는데

역에 들어오자마자 야마토사이다이지행 열차가 곧 출발하길래
일단 열차에 타고 뭘 할지 고민하다
따로 할 것도 없으니 어지간하면 탈 일이 없는 노선이나 타보자 하고 빙빙 돌아보겠습니다.

열차를 타고 타와라모토역에 내린 뒤

걸어서 30초 이동하면

니시타와라모토역이라는 킨테츠 역이 나옵니다.

방대한 노선망을 자랑하는 킨테츠 노선들은 대부분 선로가 이어지거나 역이 붙어있는데
타와라모토선이라는 노선은 다른 회사에서 만들었던 노선을 인수해서 그런지
킨테츠 역과 가깝지만 킨테츠 다른 노선과 직접 연결이 되지 않는 노선이거든요.
타와라모토역과 니시타와라모토역, 오지역과 신오지역이 엎어지면 코가 닿을 거리에 있으니
교통카드를 쓰면 알아서 환승 처리가 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꽤나 불편해 보이는 노선입니다.

다른 킨테츠 노선과 연계도 불편한데다 그렇다고 연선 내에 그럴듯한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니
어지간하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탈 일이 없는 노선이거든요.

그러니 지금처럼 시간이 남아돌 때 타보도록 하죠.

기점부터 종점까지 전 구간이 단선으로 되어 있는 걸 보면
킨테츠에서 시설 투자를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런 것 치고는 연선 주변에 주택가가 많아서 승객들이 꽤 타네요.

니시타와라모토역을 출발해서

20분쯤 지나

종점 신오지역에 도착했습니다.

신오지역 바로 옆에 킨테츠 오지역과 JR 오지역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JR 열차를 타고 이동할 겁니다.

JR 나라역으로 가는 야마토지쾌속 열차에 올라탄 뒤

이날의 첫끼로 두부바를 먹고

JR 나라역에 도착했습니다.

오사카나 교토에서 JR 노선을 타고 나라로 올 수 있지만

나라 관광의 중심지인 나라공원과 토다이지는 킨테츠나라역이 더 가깝다 보니
많은 관광객들이 JR보다는 킨테츠를 이용하고 있고
저도 JR 나라역은 이번이 첫 방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JR 서일본에서도 나라로 가는 관광객들을 어떻게든 끌어모으고자
2025년에 '마호로바'라는 관광 특급을 새로 도입했는데
입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글쎄요...

나라 관광하기에는 시간이 늦었으니
계속 전철을 타고 이동할 건데요.

노선도에서 짙은 빨간색으로 칠해진 만요마호로바선을 타고 이동합니다.

2022년에 일본 최장거리 시내버스 야기신구선을 타려고 내렸던 우네비역을 지나

2개 역을 더 거쳐

열차 종착역인 타카다역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다음 열차를 탈 때까지 시간이 조금 남으니

배를 채우러 역 주변을 둘러보도록 하죠.

역에서 제일 가까운 식당이 하필이면 장어덮밥집이라서 화들짝 놀라고

조금 더 가니 나카우가 나옵니다.

하필이면 미소시루에서 쥐가 나와 문제가 된 스키야와 같은 계열 프랜차이즈다 보니 괜히 찝찝한데
일단 배를 채우는 데에는 성공.

다시 타카다역으로 돌아와서

이번에는 와카야마선 열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와카야마선은 나라현과 와카야마현을 잇는 노선인데
나라현과 와카야마현 사이에는 험준한 산이 가로막고 있다 보니 선로 환경이 좋지 않고
연선 내 수요도 많지 않다 보니 특급 열차가 다니지 않아
나라역에서 와카야마역까지 3시간 10분이나 걸립니다.
어지간하면 두 지역을 이동할 일도 없겠지만 굳이 이동한다면 오사카 텐노지역에서 환승하는 것이 더 빠를 지경이네요.

산악 지역을 지나니 데이터도 잘 안 터질 가능성이 높아
미리 전자도서관에서 빌린 마션을 다운로드하고 긴 이동에 대비합니다.

이상하게 자주 지나치는 요시노구치역을 거쳐

와카야마선 역 중에서는 그래도 수요가 많은 편인 고조역에 도착해 꽤나 오래 대기합니다.

언젠가는 진득하게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의 배경이 된 고조역 주변을 돌아보고 싶은데
일단 지금은 아니네요.

저무는 해를 보면서

마지막 환승역인 하시모토역을 지나 42.4km를 달리는데
타케다역에서 열차를 타고 와카야마역으로 갈 때까지
정말 쉴 새 없이 승객들이 열차를 타고 내립니다.
로컬선하면 떠오르는 한가로운 분위기의 이미지가 완전히 박살 나네요.

타카다역을 출발해서 한참 지나 하늘이 어둑어둑해진 7시 20분쯤

와카야마역에 도착.
길고 길었던 이동이 끝났습니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허기가 져서 어딜 갈까 하다
식당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것도 귀찮아서 무난하게 사이제리야로.

이상하게 귀해진 밥 대신 스파게티로 배를 채우고

사라진 소고기 스테이크 대신 닭고기 스테이크를 먹은 뒤

미리 예약해 둔 숙소 시티 인 와카야마로 갑니다.

지어진 지 오래된 호텔이라서 외관은 낡았지만
내부는 깔끔하게 단장해서 쾌적하고

지금까지 이용해 본 그 어떤 호텔보다도 세탁실이 커서 마음에 드네요.
옛날 호텔답게(?) 뜨거운 물이 느리게 나와 샤워할 때 잠깐 고생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잘 숙박하고 갑니다.

ps. 이날 전철을 타고 이동한 구간을 지도에 표시해 봤는데 참 기괴하게 이동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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