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닛카 위스키 요이치 증류소.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를 배워왔던 일본 위스키의 선구자
타케츠루 마사타카가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역과 비슷한 기후를 보이는 이곳 요이치에 자리를 잡아

1940년 6월부터 닛카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한 증류소입니다.

닛카 위스키에게는 물론 일본 위스키 산업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곳인 만큼
증류소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미리 공식 홈페이지에서 9시 가이드 투어를 예약해두고

요이치 증류소 입구에서 예약 내역을 확인하고
나중에 시음 코너에서 사용할 티켓을 받은 뒤

비지터 센터 안으로 들어가서

가이드 투어가 시작하기를 기다립니다.

가이드 투어는 일본어로 진행되고

전시물도 대다수가 일본어 안내문만 적혀 있지만

가이드 투어 안내 문구가 거의 정형화돼 있는지

외국인은 스마트폰 번역 해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네요.

요이치 증류소에 대한 안내 영상을 보고 나서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밖으로 나와

개인적으로는 가장 인상적이던 증류소로 들어갑니다.

증류소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 개의 증류기가 눈에 들어오고

증류기 앞에 잔뜩 쌓인 석탄도 눈에 들어옵니다.

한겨울이지만 가만히 있어도 뜨거운 가마의 문을 열고

숙련된 직원이 무덤덤하게 앞으로 나와

석탄을 불 속으로 집어넣는 모습이 멋지네요.
증류소 내 모습은 사진은 찍을 수 있지만 동영상 촬영은 금지하고 있어 사진으로만 남겨봅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증류기에 달린 시메나와인데요.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집안이 사케를 만들던 것의 영향으로
서양식 술을 만들면서 일본풍 전통을 살려 자연에 대한 기원을 담았다고 합니다.

증류기를 잘 보면 유독 다른 것에 비해 작은 증류기가 있는데
이건 증류소 창업 당시에 쓰던 증류기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증류기 하나로 증류를 2번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지금 쓰기엔 크기가 너무 작아 창업주를 기리는 차원에서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네요.

전통적인 방식의 증류 시설을 지나
현대적인 발효 탱크를 거쳐

지금은 전시실로 쓰고 있는 창업 당시 사무실 건물과

이런저런 배합비를 연구하던 연구실,

타케츠루 마사타케와 부인 리타가 살던 사저를 보고

요이치 증류소에서 가장 처음 만든 1호 저장고로 들어갑니다.

맥아를 증류하고 발효하고 하는 여러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위스키는

오크통에 담아 오랫동안 보관하다 병에 담아 시중에 유통되는데

처음에는 증류주답게 맑고 투명하던 색이
오크통에 담겨 숙성되는 동안 오크나무의 향과 색이 배어

우리가 아는 그 위스키로 바뀌게 되죠.
그 과정에서 엔젤스 셰어라고 부르는 증발도 같이 일어나고.

여기에도 걸린 시메나와를 보며 나와

닛카 뮤지엄으로 가기 전에

디스틸러리샵 2층에 있는

시음 회장으로 갑니다.

1년에 술을 1잔 마실까 말까 할 정도로 술을 안 마시지만

위스키 증류소에 일부러 찾아왔는데

술을 안 마시고 가자니 아쉽죠.

시음 코너에서 마실 수 있는 술은 3가지인데요.
싱글 몰트 요이치라는 싱글 몰트 위스키,
슈퍼 닛카라는 몰트와 옥수수를 섞은 블렌디드 위스키,
그리고 애플 와인입니다.

각 술별로 마시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싱글 몰트 요이치와 애플 와인은 온더락으로,
슈퍼 닛카는 미즈와리로 선택했습니다.

워낙 평소에 술을 안 마시다 보니

마신 양이 얼마 되지 않는데도 술기가 확 올라오네요.

위스키 시음을 마치고 잔을 반납한 뒤

밖으로 나와

아까 지나쳤던 닛카 뮤지엄으로 들어갑니다.

닛카 위스키에서 만드는

여러 제품 라인업들을 보면서

안으로 들어가니

테이스팅 바가 또 나오네요.

이미 술을 기분 좋게 마셨으니 더 마시고 싶지 않아서
테이스팅 바는 넘어가고

박물관 이동 동선을 따라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발자취를 알아봅니다.

위스키를 공부하고자 떠난 스코틀랜드 유학에서

반려 리타를 만나 결혼한 뒤 일본으로 귀국해
지금의 산토리의 전신 코토부키야에서 일하며 야마자키 증류소 건설을 총괄하고

코토부키야를 떠나 홋카이도 요이치에 자리 잡고
자신이 하고 싶던 위스키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위스키는 숙성 과정이 필수라서 숙성 기간을 버틸 자본이 필요했기에

요이치의 특산물인 사과를 활용한 술이나 음료, 잼 등을 팔며 근근이 버티다

1940년 마침내 첫 번째 닛카 위스키를 출시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로도 그레인 위스키인 블랙 닛카 위스키를 비롯해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는데 주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경영난도 겪어 닛카 위스키가 아사히 맥주의 산하 기업이 되기도 했지만

근래 들어서는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일대기를 그린 일본 드라마 '맛상'이 흥행하면서
닛카 위스키가 주목받기도 했고

재패니즈 위스키 붐이 일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그 원류인 닛카 위스키에 대한 재조명도 생겨
지금은 상당히 잘 나가는 것 같네요.

닛카 뮤지엄에서 나와 출구까지 걸으면서

아까는 가이드를 따라 이동하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옛 건물 내 전시실을 둘러보고

증류소 밖으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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