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돌아다녀서 버스 안에서 졸았더니
내릴 곳을 지나 종점 여주역에 도착했습니다.
901번 버스를 타고 다시 여주 시내로 진입해
하동에 내려
대로사에 도착했습니다.
대로사는 조선 후기 서인 노론의 영수 우암 송시열의 영정을 모신 사당으로
영녕릉에 참배하러 온 정조가 명을 내려 대로사라는 이름을 사액했다고 합니다.
대로(大老)라는 이름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어진 노인이라는 뜻인데
오늘날에는 송시열이 수구꼴통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당시에는 공자에 버금간다며 송자(宋子)라고 추앙받았으니 이에 걸맞은 사당 이름이죠.
한편으로는 정권을 차지하던 노론 세력과 협력하기 위해 정조가 송시열을 띄웠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후 고종때 강한사(江漢祠)라는 이름으로 개칭됐지만 팻말에는 대로사라고 적혀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추양재(秋陽齋)라는 이름의 재실이 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대로, 강한, 추양 모두 맹자에 적힌 고사에서 따왔다네요.
재실 뒤에는 비각이 열려 있는데
대로사원이라 적혀있는 이 비석은 정조가 쓴 친필을 새겼다고 합니다.
비각 왼편에는 홍살문이 있는데 이쪽 문은 굳게 닫혀 있네요.
사당으로 가는 장린문(長隣門) 역시 닫혀 있지만
담장이 생각보다 낮아 담장 너머로 사당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특이하게 남쪽이 아닌 서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송시열이 모신 효종이 묻힌 영릉(寧陵)을 바라보도록 이렇게 지었다네요.
대로사는 조선시대 사당이 그랬듯이 서원 역할도 했는데
그 흔적이 누각에 걸린 대로서원 현판으로 남아 있습니다.
누각에서 맞은편 남한강을 바라보다 나왔습니다.
여주에 와서 영녕릉과 대로사를 봤는데, 여주 유명 관광지인 신륵사는
현금을 들고 오지 않아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버스를 타고 여주를 떠납니다...만
여행을 끝내기엔 조금 이른 시각이라 이천 장호원으로 이동해
조금 더 여행을 즐기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K420. 여주역 |
(종착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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