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시흥으로 집을 옮긴 뒤로 김포공항과의 물리적인 거리는 가까워졌는데
어째 리무진버스 타기가 매우 힘들어져서
비가 미치도록 내린 목요일 저녁 김포공항 근처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시내버스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한화시스템에서 개발한다는 도심항공교통수단(Urban Air Mobility) 모형을 보고
2층 탑승 수속 카운터로 올라왔는데
생소한 항공사 로고가 하나 있네요.
이날 탈 항공사는 하이에어.
한국에 등장했다 하면 줄줄이 망한 소형항공운송사업자 중 하나인데
울산공항을 거점으로 하겠다고 사업을 시작했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이제는 김포공항이 메인이 돼버린 항공사입니다.
김포공항에서는 울산, 제주, 사천 이렇게 세 곳으로 가는 비행기를 띄우는데
그중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사천공항행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정맥인식기가 고장 났다며 이번에도 생체정보 인식 대신 신분증을 보여주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뒤
돈이 아깝지만 배가 고파 어쩔 수 없이 육개장으로 배를 채우고
어쩌면 이제 못 보게 될 스타 얼라이언스 도장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를 바라보다
체크인 시간이 되어 13번 게이트로 왔습니다.
하이에어가 보유한 비행기는 ATR 72-500이라는 작은 비행기인데요.
이 비행기는 보딩 브리지를 이용할 수 없어서 램프버스를 타고 비행기까지 이동합니다.
제주도로 가는 아시아나 비행기(OZ8915)를 끌고 가는 토잉카 때문에 오랫동안 멈춘 램프버스는
비행기 앞에 승객을 내린 뒤
도로 국내선 터미널로 갑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비행기라서 열심히 사진을 찍는 사람들 덕에 비행기가 잘 안 보여서
그 옆에 주기 중인 하이에어 1호기를 찍어보고
비행기 안으로 들어갑니다.
ART-72는 최대 68석까지 좌석을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법상 소형항공운송사업자는 좌석이 50석 이하인 비행기만 운행할 수 있어서
이 비행기에 설치된 좌석 역시 50석입니다.
그만큼 좌석 간 공간이 넉넉합니다.
마침 앉은자리 바로 옆에 터보프롭 엔진이 보여서 비행 내내 굉음과 함께 했는데요.
대신 이륙부터
구름 위를 날고
사천시에 진입하는 모든 비행 과정 동안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프로펠러가 열심히 돌아가는 모습을 실컷 봤습니다.
공군 사천비행장과 딱 붙어있어
아쉽게도 착륙 후 비행기 모습은 찍지 못하고 바로 사천공항으로 들어오니
사천공항으로 오는 항공편이 죄다 하이에어뿐인 조금은 씁쓸한 현실이 보입니다.
그래서 공항 터미널 밖으로 나오니
하이에어 광고가 큼지막하게 보이네요.
공항 항공편 상황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사천시에는 앞서 말한 공군 제3훈련비행단도 있고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도 있으니
이걸 반영이라도 한 건지 택시 위 택시등이 특이하게 비행기 모양입니다.
신기하네요.
이제 공항을 빠져나와 진주로 이동하려고 길 건너 버스 정류장에 왔습니다.
사천공항을 드나드는 시내버스는 많지 않지만
대신 진주에서 사천을 거쳐 삼천포로 가는 시외버스가 광역버스처럼 자주 다니니
공항 교통편이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따로 표를 살 필요 없이 진주 간다고 말하고
교통카드를 찍어 1,900원을 내고 진주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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