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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

S405. 보라매공원역 - 맑은 생선육수로 말은 국수 보라매공원역 주변 볼거리는 당연히 보라매공원인데 여기는 신림선이 개통되기 한참 전에 보라매역을 통해서 가봤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는 보라매공원 근처에 있는 한 식당에 가보도록 하죠. 공원을 빠져나와 여의대방로를 건너면 도동집이라는 식당 겸 술집이 나옵니다. 제법 깔끔한 이자카야 느낌이 나는 식당에 적당히 자리를 잡고 도동탕면이라는 국수를 하나 주문해봅니다. 찾아보니 후암동 본점이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나와 유명해진 음식이던데 말죽거리소고기국밥을 먹어봤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크게 기대는 안 되면서도 구성이 특이해서 괜히 궁금해지네요. 면 위에 올라간 고명을 보면 생선 육수를 쓴 국수답게 쑥갓이 들어갔는데 특이하게도 목이버섯과 소 양지살이 같이 들어갑니다. 멸치를 베이스로 한 맑은 국물을 마셔보면 개운하면서도 ..
S410. 서울대벤처타운역 - 녹두거리에서 먹는 빈대떡 사법고시 폐지 후 쇠퇴해가는 고시촌을 되살리고자 하는 사업인 서울대벤처타운에서 역명을 따온 서울대벤처타운역. 고시촌에 모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식당과 주점이 모인 녹두거리가 이 역 근처에 있는데요. 고시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PSAT 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는 고시식당이 있는가 하면 '녹두'라는 이름하면 떠오르는 빈대떡을 파는 주점도 있습니다. 녹두거리라는 이름 자체가 오래전 이 일대에 있던 막걸릿집 녹두집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니 괜히 녹두거리에서 빈대떡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녹두집은 사라져서 없지만 그에 못지않게 오래된 막걸릿집이 있으니 그중 한 곳인 황해도 빈대떡에 들어가 등산을 마치고 막걸리 여러 잔을 마시고 있는 등산객 옆 자리에 앉아 빈대떡을 하나 주문해봅니다. 커다란 철판 위에 자..
S411. 관악산역 - 조용한 서울대 박물관 신림선의 남쪽 종점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논의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안쪽으로 진입할 것인가였습니다. 비용 문제로 결국 서울대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계획은 폐기되었지만 신림선의 종착역 관악산역이 서울대 코앞에 지어져서 서울대역이 새로 생기는 대신 관악산역에 서울대라는 이름이 병기가 되었네요. 관악산역에 있는 유일한 출구로 나오면 관악산공원을 지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나오기에 등산복 차림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맞아 관악산역을 이용하지만 저는 관악산 옆으로 난 길을 걸어 서울대의 상징과도 같은 '샤'가 사라진 정문을 지나 서울대학교 박물관에 왔습니다. 보통 대학교 캠퍼스 내에 있는 박물관은 학교 사학과에서 발굴활동을 통해 얻은 유물을 관리하면서 연구 성과를 관객들에게 공유하..
S409. 서원역 - 언덕 위에서 보이는 것들 가파른 언덕 위에 빽빽하게 들어선 주택. 신림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인데요. 서원역 주변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도림천을 가운데에 두고 위아래로 경사진 땅이 펼쳐지는데 그중 관악산 능선의 끝자락에 있는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걸어가봅니다. 차로 올라가기에도 만만치 않은 언덕을 올라가다 잠시 고래를 뒤로 돌리면 지금까지 걸어온 가파른 길과 그 길을 빽빽하게 감싸는 다세대주택, 한동안 시야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다 다시 보게 되니 어색한 수많은 전봇대와 거미줄처럼 얽긴 전선, 그리고 장군봉 반대편에도 펼쳐진 건우봉 쪽 언덕마을이 보입니다. 조금더 안쪽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장군봉 근린공원이 나오는데요. 등산을 할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왔기에 조금은 당황하면서 산책로를 따라 걷다 산..
S407. 당곡역 - 떡볶이가 더 유명한 햄버거집 당곡역이 있는 당곡사거리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멕스칸 즉석햄버거라는 오래된 가게가 있습니다. 저 멀리 이천 장호원에 있는 달라스 햄버거가 떠오르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 주문을 하려고 메뉴판을 보면 분명히 가게 이름에 햄버거가 들어가고 메뉴판에 햄버거가 있긴 한데 정작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햄버거가 아닌 떡볶이고 인터넷에서 이 가게를 검색해봐도 주로 나오는건 떡볶이입니다. 그러니 우선 떡오뎅+사리로 떡볶이를 주문해봤습니다. 기본 사리로는 라면사리가 나오니 라볶이가 나오겠거니 했는데 일반적인 라볶이와는 달리 이미 볶아진 떡볶이 위에 물에 삶은 라면사리를 고스란히 얹어 가져다 줍니다. 라면사리를 떡볶이 국물에 열심히 비벼서 맛을 보니 맛 자체는 김밥천국이나 재래시장에서 파는 떡볶이와 비슷한데 라면..
408. 별내별가람역 - 가까운 데서 먹은 국수, 먼 데서 먹은 커피 별내별가람역에 내려서 주변을 둘러보니 바로 근처에 원룸촌 겸 식당가가 나오는데요. 공릉동 국수골목이 생각나는 국숫집이 있길래 안으로 들어가 5,500원짜리 멸치국수 곱빼기를 먹으면서 이른 아침부터 추위에 고생한 몸을 덥히고 커피를 마시러 갑니다. 별내별가람역 옆을 흐르는 덕송천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는 게 아니라 대각선으로 내려가면 용암천을 사이에 두고 양 옆에 자리잡은 별내동 카페거리가 나오는데요. 위치로 따지면 별내별가람역과 별내역 사이 중간지점에 있어 먼 미래에 8호선 별내선이 별내별가람역까지 연장된다면 새로 신설되는 가칭 별내중앙역이 제일 가까워질 것 같은데 언제 지어질지 모르는 역을 기다리느니 이제 막 생긴 역에서 걸어오는 게 낫겠죠. 프랜차이즈 카페도 있고 개인 카페도 있는데 그중 이번에 방문..
405. 진접역 - 대웅전 대신 큰법당이 있는 봉선사 진접역에서 어딜 가볼까 고민을 해봤는데 저 같은 외지인들이 진접역을 찾게 된다면 어딜 가장 많이 갈지 생각해보니 아마 광릉 옆 국립수목원이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다만 국립수목원은 작년에 가봤으니 국립수목원 가는 길목에 있는 봉선사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광릉과 국립수목원으로 가는 유일한 시내버스인 21번 버스가 진접역으로 연장돼서 진접역 1번 출구 앞 신도브래뉴아파트 정류장에서 탈 수 있는데 노선을 연장하면서 정작 버스 기종점은 바꾸지 않아서 같은 정류장에 광릉으로 가는 버스와 종점 경복대학교로 가는 버스가 같이 섭니다. 가뜩이나 버스 배차간격이 긴데 버스 노선마저 이러니 초행자라면 이래저래 주의할 사항이 많네요. 한참을 기다려 의정부역이 적힌 초록색 판때기를 꽂은 21번 버스를 타고 버스 ..
406. 오남역 - 비각만 남은 풍양궁 대궐터 4호선 남양주 연장 구간인 진접선이 2022년 3월 19일 개통하면서 남양주시 시내버스 노선에 변화가 생겼는데 진접선 개통을 맞아 오남역 연계를 위해 새로 생긴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버스 정류장 시설만 있고 아무런 안내가 없는 오남역 버스 정류장 모습에 당황하면서 버스를 기다렸는데요. 이날 탈 버스는 5-2번 시내버스. 평소에는 오남역에서 오남리 깊숙이 있는 아파트를 잇지만 하루 12번 핸들을 반대로 꺾어 오남역에서 내각리 깊숙이 들어갑니다. 이렇게 정규 노선이 아닌 다른 경로로 운행하는 걸 지원운행이라고 하는데 가뜩이나 노선 개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선 정보도 부족한데 지원운행 시간표를 시청에서 제공하지 않아 무작정 버스를 기다려 버스 기사에게 내각리로 가는지 일일이 물어봤습니다. 5-2번을 2..
821. 남위례역 - 트램길을 걸어가 먹은 광부덮밥 18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8호선 남위례역. 위례신도시 교통 대책의 일환으로 세워진 역인데 위례신도시 자체가 서울, 성남, 하남 세 도시 땅이 섞여있는 곳이라 이해관계가 복잡해서 그런지 역명 선정과 관련해서 제법 잡음이 있던 편입니다. 그 혼란했던 흔적이 남위례역 주변 건물 이름에 남아있네요. 남위례역이라는 역명답게 역이 있는 이곳은 위례신도시의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서 아직 공사 중인 육교가 잇는 널찍한 길을 따라 북쪽으로 걸어갑니다. 위례역사수변공원이라는 산책로가 있는 장곡천 구간을 제외하면 남위례역에서 널찍한 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사실 이 길은 위례신도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위례선 경전철을 짓기 위해 미리 확보해둔 노면전차(트램) 부지입니다. 위례신도시를 계획하면서 미리 위례선 건설을..
K338. 도라산역 - 민통선 너머 전철역 2021년 11월 27일부로 경의선 남측 최북단 역인 도라산역까지 전동차가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운행 시작일 바로 전날인 26일 공지를 통해 운행이 연기됐습니다. 그래서 허탕만 치고 임진강역 근처 카페에 들러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나왔는데요. 의외로 셔틀열차 운행이 금방 재개돼서 아침 일찍 문산역으로 향합니다. 도라산역 셔틀열차 탑승 수속은 임진강역에서 진행하지만 도라산역 하루 방문객 수를 50명으로 제한하고 있고 그마저도 문산역에서 오전 9시 35분에 출발하는 임진강행 열차를 타고 온 관광객에게 우선 배정해서 굳이 전철을 타고 문산역으로 온 것이죠. 문산역에서 임진강행 셔틀열차를 타러 내려가면 도라산역에 방문하려는 승객은 맨 앞칸을 타라고 안내합니다. 그러면서 체..
P173. 탕정역 - 매곡천 너머 카페로 배방역과 아산역 사이 새로 지어진 탕정역은 아산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교통 대책으로 지어진 역입니다. 그 아산신도시 개발이 이런저런 이유로 축소되고 지연돼서 탕정역 1번 출구 앞 모습은 이미 입주가 끝난 아파트와 아직 공사 중인 아파트가 뒤섞여 있네요. 2번 출구로 나가면 보이는 것은 매곡천이라는 작은 하천 건너 드문드문 들어선 건물인데 이번에 가볼 곳은 2번 출구로 나와 매곡천을 건너면 나오는 망파라는 카페입니다. 사진 촬영용이니 절대 그네 타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은 그네를 지나 사진 촬영 스튜디오로 쓰이는 방 옆을 지나면 탁 트인 카페 공간이 나옵니다. 유난히 크기가 큰 크루아상과 함께 아이스 아메리카노 1잔을 주문하고 주문한 커피가 나오는 동안 잠시 2층을 구경하려고 올라오니 대충사진전이라는 작은 전..
P174. 배방역 - 맹사성 기념관과 고택 3년 만에 배방역에 왔습니다. 3년 전에는 탕정역이 없었기에 배방역에서 버스를 타고 탕정면으로 이동했는데 2021년 10월 30일 탕정역이 개업했으니 수도권 전철 여행기를 고쳐야겠죠. 이번에도 버스를 타고 이동할 건데 일반적인 버스는 아니고 하루에 4번 운행하는 마중버스 85번입니다. 배방환승정류장에서 12시 50분에 출발하는 85번 버스를 배방역 정류장에서 타고 추수를 마치고 한가로워진 시골을 지나 맹사성고택 정류장에 내려 언덕길을 올라 고택으로 들어가기 전 고불맹사성기념관에 먼저 들어가 봅니다. 맹사성은 황희와 더불어서 세종 대에 재상을 지냈는데 유명세에 비해 역사 교과서에서의 비중은 없다시피 합니다. 오히려 강호사시가를 지은 덕에 국어 교과서에서 맹사성을 다루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사성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