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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먹을 것을 찾아서

수원에 들어선 텐동집 온센 (2020.10.24)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왔던 인천 텐동집 온센을 두어 번 가봤습니다. 한 번은 푸드트럭 시절, 다른 한 번은 눈꽃마을을 떠나 근처에 번듯한 점포를 차린 시절인데 이제는 단순히 점포를 차린 수준을 넘어서 전국에 가맹점을 늘리고 있네요. 그중 수원에 새로 지점을 차렸다는 소식을 듣고 동수원 뉴코아 옆에 자리를 잡은 온센에 왔습니다. 예전에 미스사이공이 있던 자리네요.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주말이라서 그런지 제법 줄이 생깁니다. 메뉴는 인천 본점에 가봤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그새 아나고텐동이 추가됐습니다. 그래서 제일 비싼 아나고텐동을 주문. 손님 바로 앞에서 튀기지 않아 아쉽지만 그래도 요즘 같은 시국에는 이렇게 주방이 손님과 멀리 떨어진 것이 좋겠죠. 먼저 따뜻한 장국을 받고 기다란 붕..
굳이 짬뽕집에서 시킨 볶음밥 (2020.10.23) 대충 동네를 둘러보니 중국집이 두어 곳 있는 것 같은데 그중 한 곳에 저녁을 먹으러 왔습니다. 오'왕서방 짬뽕이라는 곳인데 식당 이름에 짬뽕을 박아 넣고, 메뉴판에도 여러 짬뽕이 있는 데다 식당 밖에도 짬뽕 맛을 자랑할 정도지만 여기서 파는 짬뽕은 해물 국물이 베이스네요. 그러니 과감히 짬뽕은 패스. 대신 짜장과 짬뽕 국물이 같이 나오는 6,000원짜리 볶음밥을 시켰습니다. 볶음밥 위에 커다란 표고버섯 조각이 눈에 띄는 가운데 밥을 한 숟갈 떠 보니 안에 노란 무언가가 들어있습니다. 동네 중국집 치고는 특이하게 볶음밥에 죽순이 들어가네요. 밥 사이사이 빨간 알갱이가 들어간 것을 보니 생선 알도 들어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들어간 재료는 꽤나 화려한데 맛 자체는 다른 중국집에서 먹는 볶음밥과 크게 다르지 ..
아파트 단지 상가에도 들어선 베트남 쌀국수 (2020.10.22) 베트남 쌀국수를 파는 식당이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도 있는 것을 보면서 베트남 쌀국수가 참 대중화됐다는걸 느낍니다. 맛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메뉴판을 보니 뭔가 좀 불안하긴 한데 일단 양지차돌 쌀국수와 짜조 한 접시를 주문해봤습니다. 우선 기다란 짜조 3개를 잘라 6조각으로 담은 접시가 나오고 숙주나물이 가득 담긴 쌀국수도 나왔습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해선장과 칠리소스를 뿌리고 국물을 한 숟갈 떠 마셔보는데... 어째 국물이 좀 심심하네요. 한국에서 저렴한 쌀국수를 파는 곳이 대부분 국물이 진하다기보다는 맑은 편인데 이 쌀국수는 그보다도 더 맛이 심심한 편입니다. 커다란 그릇에 걸맞게 국수도 넉넉하게 들어갔고 소고기도 크게 부족한 편은 아니지만 국물이 개인적으로는 아쉽습니다. 쌀국수를 먹다 말고..
막창순대를 파는 삼형제 시골순대 (2020.10.21) 이사를 하고 알아본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집 근처에 국밥집이 있느냐입니다. 집 근처에 순댓국집이 몇 곳 있던데 그중 삼형제 시골순대라는 곳에 왔습니다. 육개장순대국이라는 특이한 메뉴가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일단 기본 메뉴인 순대국밥을 주문했습니다. 뚝배기에 담긴 모습은 여느 순댓국과 다를 게 없지만 뚝배기에 담긴 순대가 남다르네요. 위에 메뉴판을 다시 보면 특이하게 막창순대를 팔고 있는데 굳이 순대를 두 가지나 구비할 필요는 없으니 순댓국에 들어가는 순대 역시 막창순대입니다. 암뽕순대라고도 부르는 막창순대는 소창을 쓰는 일반적인 순대에 비해 크기가 크고 그만큼 잡내도 강합니다. 순댓국 자체가 돼지 잡내가 어느 정도 나는 편인데 막창순대를 쓰면 그 냄새가 조금 더 심하죠. 대신 막창이 크기가 크니 순대 크..
러시아식 양꼬치와 러시아식 꿀케이크 (2020.10.17)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5번 출구와 12번 출구 사이에 있는 골목에는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요리를 팔고 있는 식당이 많습니다. 네이버 지도에는 중앙아시아길, 카카오맵에는 동대문 러시아거리라고 나오는 골목인데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이나 모두 소련을 구성하던 나라들이라서 요리 문화가 많이 비슷해졌으니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 요리인지 구분하는 것은 애매하네요. 아무튼 이 골목에 왔으니 러시아 음식을 먹어볼건데 유독 사마르칸트 또는 사마리칸트라는 이름을 단 식당이 많습니다. 사마르칸트(Самарканд/Samarkand)는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역사 깊은 도시 이름인데 도시 이름이라서 다른 식당이 이 이름을 써도 어떻게 제재하기 어려우니 이 일대에 사마르칸트만 수두룩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어딜 ..
오장동에서 먹는 함흥냉면 (2020.10.17) 오랜만에 서울에 와서 오장동으로 갑니다. 을지로 일대에는 오래된 냉면집이 많은데 오장동에는 유독 비빔냉면 형태로 먹는 함흥냉면집이 많습니다. 여러 집들이 개업 연도를 적어두고 자기네가 오래됐다고 자랑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오장동흥남집에 가보겠습니다. 오리지널 함흥냉면은 회를 양념장에 무친 고명이 올라가는 회냉면이겠지만 저는 회를 못 먹으니 대신 고기냉면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냉면은 뭘 고르든지간에 11,000원이네요. 선불로 계산을 하고 먼저 따뜻한 육수를 마시고 있으니 오이를 빼달라고 부탁한 고기냉면이 나왔습니다. 분식집에서 먹곤 하는 비빔냉면에 비해 양념장이 적고 대신 육수를 약간 부은 듯이 국물이 있는 편인데 이게 오장동 일대 냉면집의 특징이라데요. 자리마다 취향에 맞게 넣어먹으라는 추가 양념이..
의도치 않게 고기 없는 식사를 하고 나온 한식뷔페 (2020.10.10) 화서역 철길 건너편에도 작은 먹자골목이 있는데 처음으로 여기에 있는 식당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대유평 한식뷔페라는 곳인데 주로 바로 옆에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영업하는 것 같네요. 선불로 6,000원을 내고 음식을 퍼가려는데... 어째 음식 중에 고기 반찬이 없네요. 한식뷔페 하면 생각하는 그 흔하디 흔한 제육볶음마저 없습니다. 굳이 따진다면 짜장밥에 고기가 들어가긴 가는데 그 조그만 고기를 먹는다고 고기를 먹었다고 할 수 있을지... 일단 밥 위에 짜장을 붓고, 떡볶이와 버섯볶음, 가지볶음, 단호박튀김, 그리고 김치 콩나물국을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밖에서 고기 없는 식사를 하는 것은 상당히 오랜만인데... 맛은 한식뷔페하면 생각나는 그 맛입니다. 크게 기대하면 안 되고 배..
반반 카레 먹고 입가심은 카페 모카로 (2020.10.09) 일주일 만에 다시 행궁동을 찾아 오랜만에 골목길을 걸어본 뒤 모나미카레라는 곳에 왔습니다. 저녁 영업 시작 시간이 애매하게 5시 반이라서 식당 옆에 놓인 대기 자리에 앉아 기다리다 문이 열리자마자 식당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아봅니다. 주기적으로 메뉴가 바뀐다는 모나미 카레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파는 카레는 새우 크림 카레와 소고기 토마토 카레, 그리고 둘을 섞은 반반 카레입니다. 그러면 반반 카레를 먹어봐야겠죠. 홀로 감성 넘치게 불빛을 내는 무드등을 보며 기다리다 반반 카레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슬슬 해가 져물어가서 그런지 사진이 좀 어둡게 찍히네요. 그래서 기본 카메라 앱 대신 다른 앱을 켜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역시 음식은 필터빨이네요. 카레를 보면 밥을 담벼락처럼 단단히 쌓고 왼쪽에는 새우 크림 카..
스타필드 와서 돈 쓴 곳은 결국 식당, 오한수 우육면가 (2020.10.08) 안성에 스타필드가 정식 개장한 다음날인 10월 8일 개장 시간보다 조금 일찍 스타필드 안성에 와봤습니다. 코앞이 안성 IC이고, 안성시와 평택시 사이의 아주 애매한 경계에 지어놔서 양쪽 도시 사람들은 물론 기타 도시 수요까지 모두를 끌어오겠다는 의도가 보입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어딘가로 뛰어가길래 멋모르고 저도 같이 뛰어갔는데 알고 보니 토이킹덤 럭키박스 구매용 티켓이네요. 굳이 내돈 내가며 되팔기도 귀찮은 럭키박스를 살 생각은 없으니 번호표만 받고 나왔습니다. 3층으로 올라온 뒤 천천히 걸어보며 뭔가 살 것이 있나 살펴보는데 이름 그대로 카페 전첼을 수족관으로 꾸민 카페 데 아쿠아를 지나면서 자기도 모르게 건너편 공차를 홍보하는 철갑상어를 본 뒤 1층 행사장에 레고 전시가 열린 것을 보고 급하..
받자마자 김이 새버린 아바이국밥 (2020.10.05) 시흥시청 근처의 한 순댓국집에 들어갔는데 특이하게도 순대국밥 옆에 아바이국밥이라는 메뉴가 적혀 있습니다. 대창으로 만드는 아바이순대라도 넣어주는걸까요? 대체 뭔 국밥일까 하는 호기심에 주문해봤습니다. 그렇게 저 정체모를 국밥에 기대하며 기다리다 바글바글 끓는 뚝배기를 받았는데... 국을 충분히 식히고 휘휘 저어보니 순댓국과 딱히 건더기가 다를게 없습니다. 순대도 일반적인 고기순대고. 일반 순대국밥과는 1,000원 차이나는데 다른 식당에서 '특'으로 파는 것을 여기서는 이름만 다르게 파는 것 같습니다. 맛 자체는 괜찮으니 맛있게 먹었는데 이래저래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뚝배기를 깔끔하게 비울 만큼 맛은 만족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예전에 한번 와본 '커피와 케잌'에 들러 아메리카노를 챙기고 나..
우동집 타쿠미에서 우동 대신 먹은 치킨동 (2020.09.26) 평택에 와서 호수 하나만 보고 가기는 아쉬우니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비전동에 있는 타쿠미라는 우동집인데 입구에 사누키 우동 전문점이라고 적혀 있는데 사누키 우동은 일본에서 우동으로 유명한 시코쿠 카가와현에서 만들어진 우동입니다. 카가와현의 옛 지명이 사누키라서 사누키 우동이라고 불리는데 라멘보다 우동을 더 많이 먹는다는 이 지역에서는 쫄깃한 면발을 즐기기 위해 우동을 차갑게 만들어서 먹기도 한다고 하죠. 이를 반영하듯이 냉우동을 판다고 팻말에 적어놨네요. 다만 저는 일본 여행을 수도 없이 갔다 왔으면서도 일본에서 우동을 거의 먹어본 적 없을 정도로 우동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서 우동만 팔지는 않으니 다른 메뉴를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아래쪽에 돈부리(덮밥)이 3가지 적혀 있는데..
수원에서 찾은 3,500원짜리 국밥집 (2020.09.24) 남문 상권의 중심인 남문시장도 아니고 남문로데오거리도 아닌 교동사거리 인근에 있는 해운대국밥을 찾았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저 믿기지 않는 가격을 알게 된 뒤로 대체 어떻게 팔길래 저런 가격이 나오나 싶어서 호기심에 와봤죠. 식당 밖에 걸린 사진을 보면 상당히 멀쩡한데 자세한 것은 직접 메뉴를 받아봐야 알겠죠. 3,500원짜리 소고기국밥을 주문하니 밥 위에 뜨끈한 국물을 부은 채로 나왔습니다. 경상도에서 먹는 빨간 소고기 뭇국이네요. 콩나물을 넉넉하게 담아서 시원한 국물을 먼저 맛보고 3,500원이라는 가격 치고는 꽤나 많이 들어간 고기를 밥과 함께 퍼서 먹어봅니다. 고기를 큼지막하게 썰었지만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힙니다. 먹으면 먹을 수록 3,500원에 이 맛과 이 양이라는 것이 참 신기한데요. 아무..